
(주)엠에스하모니의 회사 소개 문구다. 뭔지 모르게 에로틱하면서 웃음이 나온다. 재기발랄함이 느껴진다. 또한 엠에스하모니는 자사의 사업 내용을 ‘명랑완구/콘돔제조 및 해외수출입 국내유통 기타 서비스업’이라고 규정한다. ‘명랑완구’가 뭔가 하고 회사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다른 사람과 함께 보기엔 민망한 성인용품이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성인인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19금(禁)’이다.
성인용품은 남성에게 일종의 판타지다. 묘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막상 손을 내밀기엔 주저하게 되는 대상이다. 그런데 10년 넘게 이걸 만들고 파는 이가 (주)엠에스하모니 이준(39) 대표다. 처음엔 호색한이거나 변태가 아닐까 싶었는데, 성인용품업계에선 유일하게 정부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재기발랄한 젊은이다.
성인용품 100만 달러 수출
▼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지니(ZINI)라는 브랜드로 콘돔, 바이브레이터, 러브젤, 애널용품 등을 제조한다. 이를 해외에 수출하고, 해외에서 성인용품을 수입하기도 한다. 제조, 수입한 성인용품을 유통·판매도 한다. 도소매뿐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부르르닷컴(www.bururu.com)도 운영한다.”
▼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연 매출이 40억~50억 원 된다. 100만 달러 넘게 수출도 한다. 직원은 20명 정도 된다.”
이준 대표는 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1997년 졸업했지만 영화판 말고는 갈 곳이 없어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3년 성인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 ‘명랑완구’란 표현이 재미있다.
“성인이 사용하는 용품이니까 성인용품이라고 부르는 게 맞긴 한데,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땐 그 단어가 싫었다. 너무 직설적이라 ‘변태’들이나 사용하는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남자 성기를 ‘고추’라는 애칭으로 부르지 않나. 성인용품도 그렇게 순화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찾은 단어다.”
▼ 성인용품 제조·판매를 직업으로 삼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생각했다. 남들도 하는 것을 해서는 성공할 자신이 없었다. 성장성이 있으면서 남들이 쉽게 덤벼들지 못할 테마를 찾았다. 그러다 성인용품이 눈에 들어왔다. 업무 때문에 종종 일본과 미국에 출장을 갔는데, 이 분야 시장이 크고 자유롭고 합법적이었다. 미국은 성인용품을 어덜트 토이(adult toy, 성인장난감)라고 하고, 일반 상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미풍양속이라는, 우리에게만 있는 특별한 법 때문이었다. 그런 터부를 깨고 싶고, 금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 주위 반응은 어땠나.
“집에서 큰 반대는 없었다.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좋다고 하셨다. 이 사업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늘 당당하게 말한다. 내 앞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대부분 ‘잘 선택했다’고 격려한다. ‘나도 해보고 싶은데 용기가 없었다’는 사람도 있고,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아이템이니 잘 키워보라’는 분도 많다. 지금까지 ‘그런 걸 왜 하느냐’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 원래 성인용품에 관심이 많았나.
“호기심은 있었지만 마니아는 아니었다. 성인용품점에서 구경하는 정도? 콘돔과 젤을 사용하는 정도였지, 바이브레이터나 다른 기구를 사용해본 적은 없었다.”
▼ 당시만 해도 ‘성인용품점’이란 간판을 내걸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