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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법률세상’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망중립성 논란

  •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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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료를 더 내야 하나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주커버그.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FCC가 판결이 나온 이후 상고를 포기했하는 대신 망중립성 규제를 완화하는 규칙 제정에 나섰다는 점이다. 사실상 법원의 판결에 백기를 든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조치였다. FCC가 추진하는 새로운 규칙의 주요 내용은 “상업적·합리적 기준에 따라 광대역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들이 추가 비용을 내는 인터넷콘텐츠 사업자에게 더 빠른 회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FCC의 이런 변화된 태도는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망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2006년에 이미 통신서비스 기업인 LG파워콤과 케이블TV 업체 등이 TV포털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TV를 차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통신업체들은 하나TV 측이 트래픽 부담에 따른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도 KT의 삼성스마트TV 전격 차단사건(2012년), 카카오톡(보이스톡)에 대한 이동통신사들의 추가과금 요구(2012~2013년) 같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졌다. 통신사들은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추가과금은 물론 통신망 설비 비용도 콘텐츠업체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수익만 가져가는 프리라이딩(Free riding)이 돼선 안 되고 망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통신 사업자들은 주장해왔다. 반면 카카오톡 같은 콘텐츠나 서비스 사업자는 인터넷망 통제가 혁신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변한다. 인터넷 접속에 빈부 격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혁신과 창의성 지켜야

이번 미국 법원의 판결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점점 증가하는 인터넷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의 분쟁에도 앞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개한 LG파워콤의 하나TV 차단 사건, KT의 삼성스마트 TV 차단 사건 등을 보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엄격한 망중립성의 원칙을 채택하기보다는 이를 완화한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인정하는 방향을 택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2011년 망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행했다. 그럼에도 망 설비에 대한 투자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공정경쟁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정책방향이 무엇인가, 나아가 정부의 개입 내지 규제는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된다.



망중립화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정리되는지에 따라 인터넷 산업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망중립성이 강화된다면 인터넷서비스가, 망중립성이 약화된다면 인터넷콘텐츠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추가비용을 내는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에게 좀 더 빠른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면 허용된다면 이는 업계의 지도를 바꾸는 일이 될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망중립성을 강제하는 쪽으로만 정책이 집중되면 통신사는 인터넷망 인프라에 대한 설비투자 의욕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IT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인 것이다.

필자는 이 논란과 관련해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창의와 혁신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믿는다. 망중립성 원칙보다는 공정성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 물론 일부 기업의 지배적 지위남용은 통제되어야 할 것이다. 당사자 간의 자율적인 협상과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정부의 규제와 기존의 규칙이 혁신과 창의성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분명 사회적인 낭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승열

● 1961년 대구 출생 ● 서울대 법학과,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 M. ● 대통령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금융위원회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Paul Weiss(미국 뉴욕)변호사


신동아 201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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