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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차이나칼라, 원브레스티드, 패딩 점퍼…올림머리 흐트러지는 데 민감

대통령의 패션

  •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차이나칼라, 원브레스티드, 패딩 점퍼…올림머리 흐트러지는 데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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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머리와 상복

차이나칼라, 원브레스티드, 패딩 점퍼…올림머리 흐트러지는 데 민감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인 4월 17일 점퍼 차림으로 진도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이 긴 점퍼를 입을 때마다 왜 굳이 무채색에 멋도 없는 저런 옷을 입을까. 아예 코트를 입는 게 나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내가 고위직에 올라와서 보니 사고 현장을 갈 때 박 대통령이 입는 옷이 그나마 가장 적합하더라. 코트는 입을 여유도 없고 너무 귀족적으로 보이고, 그렇다고 홑겹 점퍼를 입을 수도 없고 바바리 형태의 긴 점퍼가 무채색을 입어도 진정성이 느껴지더라. 오랜 정치 경험에서 터득한 본인만의 패션 노하우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은 4월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할 때는 검은색 상복을 입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며 분향했다. 박 대통령이 이어 열린 국무회의장에 그 상복을 그대로 입고 들어간 것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국가 대개조를 하자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과 9월 2차와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 박 대통령은 모두 빨간색 옷을 입고 왔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경제에 많은 열정을 불어넣어서 활력 있게 살려야 한다는 뜻으로 열정의 색깔인 빨간색을 입고 나왔다”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을 만날 때 특히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그 나라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색깔의 옷을 입고 액세서리를 착용한다. 그 나라 정상과의 대화 과정에서도 그런 자신의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를 대화 소재로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랬다. 2011년 4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당시 박 대통령에게는 별도의 코디네이터가 없었다. 본인이 해외에 나가기 전 일정을 보고 의상을 직접 고민해 챙겨서 해외에 나갔다.

네덜란드를 방문해 오전에 한국전 참전용사비를 방문할 때는 짙은 감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오후에 네덜란드 외교부를 방문해 로젠탈 외교장관을 만날 때는 겨자색 정장 재킷에 꽃무늬 치마를 입으며 우아함을 뽐냈다. 이어 베아트릭스 여왕을 만날 때는 여왕 생일을 맞아 오렌지색 머플러를 하고 갔다. 오렌지색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색이다. 여왕을 위해 준비한 선물 역시 오렌지색 보자기로 포장했다.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날 때는 파란 재킷에 짙은 남색 바지와 가방까지 푸른 계통으로 맞췄다. 목걸이와 브로치 등 액세서리도 푸른빛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미국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이어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자리에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황금색과 유사한 노란색 재킷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만찬장에서도 황금색 한복을 입었다.

대통령홍보수석실에서는 가끔 모니터링을 해서 부속실에 대통령의 의상에 대한 건의를 하기도 한다. 대통령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실에서는 대통령 이미지 ‘PI(President Identity)’ 담당 팀이 별도로 있다. 정권 초창기에는 행사 때 대통령이 서 있는 위치의 배경 색깔과 옷 색깔을 같은 색으로 맞추기도 했다. 조화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러다보니 대통령 옷이 배경에 묻혀 오히려 대통령의 얼굴만 부자연스럽게 부각되는 일이 발생했다. 건의를 통해 대통령 배경의 색깔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얼굴과 옷이 돋보일 수 있는 색을 선택하게 됐다.

올림머리 스타일

박 대통령의 머리 스타일은 올림머리다. 업스타일이라고도 한다.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고수해온 스타일이다. 올림머리는 머리 양옆을 핀으로 단단히 고정하는데, 박 대통령은 머리가 흐트러지는 데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지난해 5월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전력화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직접 조종사 옷을 입고 헬기의 조종석에 앉았다. 공군 장교가 헬멧을 건넸지만 박 대통령은 그 헬멧을 쓰지 않고 손에 든 채 자리에 앉아 기념촬영을 했다. 헬멧을 쓸 경우 머리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쓰지 않은 것이라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이 기차나 비행기에서 잠시 눈을 붙일 때도 머리가 망가질 것을 우려해 의자 뒤 등받이에 머리를 대지 않는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박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웨이브 있는 단발로 헤어스타일을 바꾼 적이 있다. 올림머리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우려에 따라 박 대통령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박 대통령은 본래 스타일로 돌아왔다. 당시 캠프에서는 머리 스타일을 둘러싼 격렬한 논란이 있었다.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중장년층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훗날 이를 회상하며 “헤어스타일도 내 맘대로 못해요”라고 말하며 웃은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 스타일에 대해서는 답답하고 고집스러운 인상을 준다는 평가와 단아하고 우아하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미용실에서는 여전히 박 대통령 머리처럼 해달라고 말하며 요구하는 중장년 여성이 많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 머리 손질을 대체로 스스로 했다. 오랫동안 비슷한 머리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다만 중요한 외부 행사가 있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전문가가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와서 종종 대통령의 머리를 매만지곤 했다고 한다. 다만 해외에 나갈 때는 대통령이 직접 머리를 했는데 그때도 늘 단정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 전문가가 대통령의 머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다른 액세서리는 즐기지 않지만 브로치는 꼭 챙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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