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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外

  • 담당·최호열 기자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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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샘터, 252쪽, 1만4000원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外
이 책은 ‘100세 시대’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기 시작하던 2012년 후반부터 1년 넘게 동아일보에 연재한 ‘한혜경의 100세 시대’ 칼럼 원고를 기초로 했다.

‘100세 시대’라는 단어 앞에서 사람들 대부분은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어떤 세상인지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지도도 없이 나아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사실, 나도 처음에는 밝고 따뜻한, 희망적인 이야기도 써보리라 마음먹었다. “100세까지 산다니까 이제까지와는 좀 더 다른 인생을 살아야겠다. 중국어도 배우고 여행도 실컷 해야지” 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은퇴한 후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 봉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웬걸! 칼럼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마치 ‘100세 시대란 바로 이런 거야!’라고 알려주려는 듯이,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사건들이 연일 터지기 시작했다. 황혼이혼이 신혼이혼을 추월했다는 뉴스가 나왔고,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老老) 간병’과 그로 인한 ‘간병살인’ 사건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혼자 죽음을 맞이한 뒤 한참만에야 발견되는 ‘고독사’ 뉴스도 속출했다. 부모와 자녀 간에 돈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더니 급기야 ‘효도계약서’를 써야 하는 우울한 시대가 오고 말았고, 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은퇴자들의 분노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사건들 앞에서 나는 ‘사건’ 자체보다는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직접 파고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처한 개별적인 상황과 주관적인 생각을 조사하기 위해 수십 명을 만나고 인터뷰했다. 때로는 이들이 미처 말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서는 열심히 산 당신이 100세 시대에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새로이 갖춰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를 제시했다. 버려야 할 것들은 돈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마음, 자식에 대한 ‘짝사랑’이나 과도한 책임감, 고독하게 사는 습관, 나이 듦에 대한 지나친 불안과 걱정 등이다. 100세 시대에 갖춰야 할 미덕은? 나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교류, 이웃에 대한 관심과 투자, 오래 일하기 위한 준비, 1인 가구 시대에 필요한 ‘혼자 사는 기술’ 등을 강조했다. 특히 남자일수록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족에 대한 적응 능력과 함께 가족 내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녀와도 협상하고 합의하는 기술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여자들로부터도 배울 건 배워야 하고, 힘들면 도와달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100세 시대에 품위 있게 살기 위한 조건은 ‘인생 60~70년 시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며 살아도 시간이 빨리 갔고, 설사 잘못 살았다 한들 과거를 되짚어보며 후회할 시간도 많지 않던 시대는 이미 가버렸다. 소중한 일에 집중하면서도 숨차지 않게 달려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삶의 기획이 필요한 이유다.

한혜경 |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

사물의 철학_ 함돈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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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사물의 ‘기능적 쓰임새’가 아니라 ‘관계적 (혹은 맥락적) 차원에서의 의미’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사물들을 실용적 차원이 아닌 사회나 인간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고찰한 것이다. 이를테면 한때 ‘순간의 파라다이스’를 제공하는 사물이었으나, 이제 혐오스러운 사물로 그 가치가 극단적으로 추락한 ‘담배’에서 저자는 사물이 유통되는 사회의 억압과 인식론적 허위를 읽는다. 바이러스의 흡입을 막기 위해 쓰는 ‘마스크’에서는 인간이 아직도 알 수 없는 것들과의 생존 전쟁에 격렬하게 노출돼 있는 연약한 생물종이라는 사실을 환기한다. 속살을 보여줄 듯 말 듯 시선을 기술적으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시스루’ 패션에서는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욕망이라는 심리 운동이 물리적으로 실제화하는 것을 본다. 세종서적, 303쪽, 1만5000원

생각의 융합_ 김경집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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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인 ‘융합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 인문서 대부분이 지식을 얕고 넓게 횡으로 나열해왔다면, 이 책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종으로 횡으로 가로지르며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영역을 넓혔다. 100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을 뛰어넘어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하고, ‘자유로운 개인’의 역사 속에서 렘브란트와 거스 히딩크의 교차점을 발견한다. 또한 한국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과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같은 듯 다른 역사의 장면들을 목격하게 한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존에 알고 있었던 단편적 지식들의 연결고리를 심도 있게 찾는 과정에서 독자는 새로운 관점과 낯선 진실들을 만나게 되고,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생각의 지도를 갖게 된다. 더숲, 495쪽, 1만6500원

불멸에 관하여_ 스티븐 케이브 지음, 박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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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중철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20년 동안 탐구한 ‘불멸’에 관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 인류 문명이 발전해 나아갈 길에 대한 신화적·종교적·과학적·역사적 고민을 담고 있다. 저자의 고민은 “당신은 언제 처음으로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으로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죽고 싶지 않은 욕망이 생기거나, 살면서 한 번쯤은 ‘영원히’ 살기를 꿈꾼다. 저자는 인간의 이러한 집착이 과연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인류 문명이 수천 년 전부터 불멸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전해왔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불멸을 향한 욕망이 어떻게 역사적 성취, 예술적 영감, 다양한 종교, 그리고 문명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엘도라도, 415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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