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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은 ‘한’이 맺혔어. 그래서 승산 있다고 봐”

도마에 오른 ‘야신(野神)’ 김성근

  • 이영미 |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한화 선수들은 ‘한’이 맺혔어. 그래서 승산 있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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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수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과부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지금 이 팀에서는 내일을 볼 수가 없다. 팀 사정을 생각하면 하루살이 마운드 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개막 전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온전한 선수 구성을 하지 못한 팀 사정상 시즌 초반 승수를 쌓으려면 마운드를 풀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초반부터 강도 높은 마운드 운용은 시즌 막판 한화에 큰 재앙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성근 감독은 LG, SK 시절부터 끊임없는 화제를 몰고 다녔다. 성적이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를 향한 야구계의 극과 극 시선이 존재하는 만큼 3년 만에 돌아온 프로야구 판에서 어떻게든 제대로 성적을 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넥센과 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르고 대전으로 내려가 한화의 첫 홈 경기를 준비하는 김성근 감독을 만난 적이 있다. 김 감독을 만나려면 인터뷰 약속을 잡고도 감독실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김 감독을 만나려는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보다는 선수단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자는 오랜 시간 밖에서 서성이다가 감독실이 정리된 것을 확인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김성근 감독 취임식 때 이후로 처음 방문한 감독실은 이전에 비해 많이 바뀌어 있었다. 김 감독의 사진을 엄청난 크기로 확대해 걸개그림처럼 벽에 걸었으며 한층 산뜻하고 아늑해진 느낌으로 감독실을 꾸몄다. 기자가 “와, 정말 예쁘게 꾸몄네요. 이전 감독 방이랑 너무 차이 나는 거 아니에요?”라며 옆에 있는 홍보팀장을 쳐다보자 김 감독은 “어 그래? 많이 다르나? 허허…” 하며 자리를 권했다.

“한화 선수들은 ‘한’이 맺혔어. 그래서 승산 있다고 봐”

3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야신의 깊어가는 고민



그는 3년 만에 경험한 시즌 개막전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털어놨다. 넥센과의 2차전은 1승1패로 끝났지만, 두 경기 모두 다른 팀 경기보다 늦게 끝났고, 연장전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개막전의 명승부로 꼽혔다.

“만약 2차전마저 졌으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을 거야. 2차전은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했어. 그래서 선수들을 많이 뛰게 했지. 한화도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렇게 해서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거든. 그런 상황에서 나온 첫 승이라 솔직히 나도 기뻤고, 선수들도 경기를 하며 가능성을 느꼈을 거야. ‘우리도 이런 야구를 할 수 있구나’ 싶은 가능성을. 그게 가장 큰 소득이 아니었나 싶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는 팀 도루가 70개로 9개 구단 중 8위였다. ‘뛰는 야구’ ‘기동력 야구’는 한화와 거리가 멀었다. 개막 2연전을 통해 드러난 한화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뛰는 야구’다. 발이 느리기로 유명한 김태균까지 뛰었다.

평소 자신의 실수를 잘 인정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 12회 연장에서 서건창의 결승 홈런으로 아쉽게 패한 데 대해 “선수들은 잘했어. 감독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거지”라며 투수 교체 타이밍과 관련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아직은 선수들의 성향이나 특징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한 상태가 아니다 보니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느렸어. 감독은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떤 선수를 믿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해. 지금 마운드에 있는 선수를 믿어야 하는지, 아니면 뒤에 올라오는 선수를 믿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거든. 1차전은 마운드에 있는 투수를 믿었다가 패했고, 2차전은 다음에 올라올 투수를 믿고 가다가 이긴 케이스지. 어떠한 것에도 정답은 없어. 믿었던 선수가 배신할 수도, 믿지 않았던 선수가 의외의 선물을 안겨주기도 하니까. 그런데 답답하긴 해.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내가 구상한 라인업이 뒤엉켜버려서 매일 아침 ‘오더’ 짜는 게 죽을 맛이야.”

“김성근 나오면 안 나가”

김성근 감독은 개막 2연전을 치르며 2년 전 한화가 롯데를 시즌 첫 2연전에서 만나 두 게임 모두 5-6으로 패한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고 한다.

“1차전에서 5-4로 리드하다가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패를 당했잖아. 2차전까지 잡히면 선수들은 2년 전의 악몽이 떠올랐을 거라고. 신경 쓰였어. 선수들에게 다시 그런 기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나보다 선수들이 그걸 더 싫어한 것 같아. 2차전은 멋지게 이겼으니까. 아무래도 올 시즌에는 이런(물고 물리는 접전) 시합을 많이 치를 것만 같아. 한화 선수들이 이전처럼 맥없이 지는 경기는 안 할 것 같거든. 그러면 상대팀들이 부대끼겠지. 우리를 만나면 부담스러울 거고. 그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거야.”

그러면서 김성근 감독은 전임이던 김응용 감독이 며칠 동안 계속 꿈에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평생 김응용 감독 꿈을 꾼 적이 없는데 요 며칠 계속 꿈에 나타나는 거야. 내가 많이 걱정됐었나?(웃음) 한화를 맡고 나서 김 감독 생각을 많이 했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지. 아마 그 사람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김성근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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