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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70돌 | 김호기 교수가 만난 우리 시대 지식인

“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강원택 교수

  •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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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 민주화는 절차적 민주주의만 성취
  • ● 경쟁 없는 거대 양당 구도가 정치개혁 걸림돌
  • ● 지구당 폐지는 현역 의원의 기득권 유지
  • ● ‘87년 헌법’ 가치 소멸, 새 이념 담을 개헌 필요
“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동안 ‘한국의 정치개혁과 민주주의’를 비롯해 그가 발표한 저작은 학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강 교수는 여러 매체에 활발하게 칼럼을 발표해 현실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주목할 견해를 제시해왔다. 보수와 진보의 경쟁이 갈수록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강 교수의 현실 진단과 대안 제시엔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많다. 광복 70년을 맞아 강 교수에게 한국 정치의 과거·현재·미래, 정당 개혁과 헌법 개정 등 우리 정치의 과제에 대해 물었다.

김호기 1961년생이시죠? 어디서 자랐습니까.

강원택 서울에서 태어나고 부산에서 컸어요. 아버지가 외국에 나가 계신 동안 어머니가 혼자 힘들어서 3형제와 함께 외가가 있는 부산으로 가 거기서 초·중·고를 졸업했어요.

김호기 저 역시 강 교수처럼 1970년대에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는데, 그 시절을 어떻게 기억합니까.

강원택 중·고등학교 시절 한국 사회가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시기를 지켜봤던 것 같아요. 소풍 가서야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 바나나이던 때였는데, 두 가지를 특히 기억해요. 하나는 경제가 활발히 성장했다는 거예요.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수출 100억 달러 금자탑 등이 기억납니다. 빠르게 근대화하는 한국을 지켜봤어요. 다른 하나는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두려움, 막연한 공포였어요. 이철 전 의원, 유인태 의원 등이 관련된 민청학련 사건 같은 게 기억납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신문을 많이 봤는데 너무 많이 봐서 할아버지께 혼난 적도 있어요. 정치적 사안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정치학을 선택한 이유

김호기 당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1979년 ‘10·26 사태’인 것 같아요.

강원택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어요. 고등학교 동기들 중 관심이 있는 친구 몇이서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면서 거기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어요.

김호기 정치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강원택 1981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해서 학부에서는 지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부터 정치학을 공부했어요. 어릴 적부터 정치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더욱 분명해진 게, 사회가 잘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시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1980년대는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시대인데, 저는 운동권에 뛰어들 성향은 아니었어요.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아파하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답을 찾고 풀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내린 결론은 ‘결국 정치 아닌가’ 하는 것이었어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어떻게 더 나은 형태로 나아가고, 어떻게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지요.

김호기 석사과정 때 주로 관심을 가진 분야는 어떤 것입니까.

강원택 중국 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 가운데 정치적 언어에 특히 주목했어요. 어떤 정치적 언어가 중국 농민을 뜨겁게 했는지, 다시 말해 마르크시즘이 어떻게 중국화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었어요. 마오쩌둥 사상 안에는 마르크시즘과 유가, 도가 사상이 모두 담겼어요. 석사 논문은 그런 주제를 다뤘습니다.

김호기 강 교수는 정당정치와 민주주의를 연구한 우리 사회의 대표적 학자 중 한 분입니다. 이 분야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습니까.

강원택 석사를 마친 다음 박사과정에 입학해 수료할 때까지 다녔어요. 1992년 총선 당시 손봉숙 박사가 주도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가 발족했는데, 제가 정책간사를 맡았어요. 그때만 해도 선거가 얼마나 역동적인지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그런데 선거를 지켜보면서 학문적 관심이 확 바뀌었어요. 선거가 재미있구나,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호기 영국 런던정경대(LSE)로 유학을 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강원택 미국 몇몇 대학에서도 입학허가서를 받았지만, 영국 정치와 영국 선거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LSE로 갔어요. 런던이라는 대도시가 주는 매력도 있었고요. 처음에는 옥스퍼드대로 가려 했는데, 제가 공부하려는 분야의 담당 교수가 은퇴해 그분이 추천해준 LSE 교수가 지도교수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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