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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 | ‘한반도의 봄’ 기회 혹은 함정 |

연쇄 정상회담 성사 막전막후

‘靑국정상황실-北서기실’ 핫라인 뚫었다

  •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연쇄 정상회담 성사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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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 옵션' 심각하게 받아들여”

김정은이 특사단과 면담·만찬을 한 3층 높이 노동당 청사에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다. 평양 사람들은 이곳을 ‘당중앙위원회’라고 일컫는다. 이 건물에 입주한 기관이 서기실이다. 김정은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다. 3층 건물을 업무 장소로 쓰기에 간부들 사이에선 ‘3층 서기실’로 불린다. 북한과 같은 독재 체제에서는 절대 권력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권한 또한 강하게 마련이다.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은 서기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기실의 존재를 아는 북한 사람이 거의 없다. 간부 중에서도 고위층만 안다. 수령을 신(神)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 수령이지 한 개인 아닌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도록 보좌하는 게 서기실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서기실 고위 인사들은 노동신문 같은 곳에 이름이나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 면면이나 직위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다. 서기실은 서기실장-부부장-과장 체계로 이뤄졌으며 직급 자체가 비밀이다. 조직지도부 부부장들 위에 서기실이 있다고 보면 된다. 노동신문에 이름이 나오는 간부들 있지 않나. 최룡해(노동당 비서), 박봉주(내각 총리) 등이 다 없어져도 북한 체제는 아무 일 없이 흘러간다. 보이지 않는 라인만 살아 있으면 되는 것이다.” 

서기실은 ‘평양의 비선실세 그룹’이면서 ‘김정은을 둘러싼 문고리 권력’인 것이다. 노동당 간부로 일하다 한국에 입국한 한 망명 인사는 ‘서기실에서 나왔습니다’라고 하면 김정은이 직접 온 것과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3층 서기실에서 사람이 나오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맞는다. 서기실 인사가 ‘특정 문제가 제기돼 요해하러 왔다’고 하면 당중앙위원회 부장, 부부장들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 김정은이 ‘서기실에서 요해한 대로 하시오’ 하면 그걸로 끝이다.”


청와대 내 청와대-北 중앙당 서기실 연결돼

또 다른 인사는 “중앙당 서기실의 권한은 한국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정책 결정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정보 당국 고위직을 지낸 인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정일 시대 수령의 통치를 뒷받침하면서 역할을 확대한 서기실 시스템이 지금껏 유지된다. 김정일 사후 서기실 중심 지도체제가 형성됐다. 이 체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통치를 구현하는 게 북한의 현재 권력 구조다.” 

‘서기실장 김창선’의 카운터파트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의원 때 “윤 특보와 상의해보세요”라는 말을 자주 했다. 윤 특보가 윤 실장이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후보와 관련된 대부분의 정무 사안을 조율했고 문 대통령은 윤 실장에게 무한신뢰를 보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노무현재단,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까지 늘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데다 선량한 얼굴의 포커페이스로 입도 무겁기로 소문났다. 북한과 은밀한 대화를 할 책임자로 제격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방북 특사단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빠지고 윤건영 실장이 들어간 배경을 두고 의아해하기도 했으나 국정상황실이 남북관계를 챙기고 있는 데다 앞서 언급했듯 한반도에 불어온 봄기운의 시작도 김여정 방남 시 국정상황실-서기실 채널에서 비롯한 것이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통로이던 통일부-통일전선부 채널(통-통 라인) 대신 국정상황실과 서기실이 ‘김정은의 최측근’(김창선)과 ‘문재인의 복심’(윤건영)을 통해 직접 연결됐다. 국정상황실은 ‘청와대 내 청와대’로 불리며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대북 특사단이 3월 5일부터 1박 2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3월 6일 발표한 언론 발표문에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고 돼 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도 국정상황실-서기실이 관장하게 될 소지가 크다. 국정상황실-서기실 채널이 수시로 소통하면서 현안을 조율할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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