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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의 사회적 가치 리포트

롤러코스터 타는 롯데면세점과 사회공헌

눈앞의 이익보다 멀리 내다보라

  •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롤러코스터 타는 롯데면세점과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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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청년 창업 글로벌 시장 개척단. [롯데지주 제공]

롯데 청년 창업 글로벌 시장 개척단. [롯데지주 제공]

몇 년 전 A라는 작은 공익법인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롯데면세점으로부터 102억 원(총130억 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받게 됐다는 것이었다. 출범한 지 4년 만에 그런 큰돈을 받아 새 사업을 벌이게 됐으니 A쪽에는 그야말로 대박인 셈이었다. 

A는 이 돈으로 서울지역 B구청이 내놓은 부지(서울시 소유)에 사업공간을 만들어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유휴지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공간에서 5년간 60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예술가와 사회적기업 등에 교육 및 사회 진출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2015년 7월 기금 전달식 이후 1년도 못 돼 기금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롯데면세점은 업무협약에 따라 이듬해 말 이 사업에 대한 평가기관 선정에 들어갔고, 감사원은 사업부지의 관리를 담당하고 공동사업자이기도 한 B구청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롯데는 28억 원을 더 준 뒤인 2016년 12월 계약을 종료했고, 감사원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 공무원들에게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C 이사장 특수관계 회사로 기부금 집행

2017년 2월 컨설팅 전문기관이 이 사업에 대한 평가에 들어갔으나 A는 2016년 5월 이후 집행된 기부금 44억4000만 원에 대한 증빙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A 측에선 2017년 3월 기부금 총액인 130억 원에 대한 사용내역 계정별 원장을 제출했다고 최근 홈페이지에서 밝혔지만, 당시 증빙자료도 같이 제출했느냐는 신동아 질문에는 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 A 측 법무법인은 전반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후 의견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혀왔다. 

일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평가에서 확인된 내용만 해도 놀랍다. C 이사장은 자신의 특수관계 회사로 기부금을 집행하거나, 사회공헌업계에서 보기 드문 거액의 보수를 스스로 받기도 했다. A가 용역 발주한 업체에서 연구비 명목으로 다시 인건비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A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공동사업자 B구청이나, 관리 책임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 최근 이 이슈는 용기 있는 증언자들 덕에 세상에 알려졌다. 큰돈을 내놓고 속앓이만 하던 롯데면세점은 최근 문체부를 방문해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롯데면세점은 이 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는 인천공항 3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제출 마감 2015년 1월 30일, 입찰 결과 발표 2월 11일)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당시 입찰 평가 항목에 사회공헌 활동이 높은 비중으로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롯데는 이 사업의 계획이 사업자 선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당시 모든 면세점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겉보기에는 이 사업은 단연 돋보였다. 

이해에 롯데면세점은 180억 원의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했는데, 그 가운데 102억 원을 A에 ‘몰아주기’로 결정한 것은 롯데 경영진이었다. 어쩌면 경영진은 2015년 7월과 11월에 있었던 서울시내 면세점 선정도 염두에 뒀을지 모르지만, 롯데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과 A가 갈라선 지금으로선 '기금 운영자 결정 과정을'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당시 인천공항점의 임차료로 5년간 4조1200억 원을 계약했는데, 최근 ‘임차료 폭탄’을 견디지 못해 계약을 해지하고 말았다. 면적이 넓어 유커(遊客) 유치에 유리했다고 해도 임차료는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롯데면세점보다 규모가 작지만 호텔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은 5년간 임차료 규모가 1조5900억 원대, 신세계면세점의 임차료는 4000억 원대에 그친다.

“사회적 책임 통감”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면세점 롯데월드타워점 재승인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 씨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특허는 취소하게 한 규정에 따라 이곳의 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가 앞으로 이 같은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으려면 눈앞의 이익 추구를 넘어 멀리 내다보고 사회적 가치 전략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고객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이 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년사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말은 다음과 같다.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합시다. 고객과 주주, 파트너사와 지역사회 등 주변 공동체와 함께 소통하며 더 큰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경영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 활동을 해나가는 기업이 됩시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롯데가 돼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도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함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주십시오.” 

지난해 롯데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돼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설립해 경영 투명성을 한층 더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도 갖췄다고 신동빈 회장은 자신했다. 

하지만 지금은 총수 부재 상황이다. 황각규 부회장이 신 회장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황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창립 50주년 기념 비전 설명회에서 황 부회장은 “기업의 목표는 매출 성장이나 이익 확대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롯데그룹은 사회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2018년 롯데의 사회공헌 방향은 그런 최고 경영진의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나눔과 상생으로 함께하는 세상’

지난해 12월 열린 제4차 그룹 사회공헌위원회는 ‘나눔과 상생으로 함께하는 세상’을 올해 슬로건으로 정했다. 그리고 3가지 핵심 가치로 ‘행복한 가정’ ‘따뜻한 동행’ ‘꿈꾸는 미래’를 제시했다. 

사회공헌위원회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저출산 및 양육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아동 지원 프로그램 강화 △일자리 창출 및 자립 지원을 위한 여성 창업 지원 등을 제시하고, 긴급한 사회적 현안에 적극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롯데 엑셀러레이터’를 통한 창업 지원,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판로 지원 등 내부 인프라와 역량을 적극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CSV 활동을 그룹 전체에 도입해 중점 추진하고 사회적 기업, 비영리 민간단체(NPO) 등 제반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강화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지난 15년 유엔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용해 사회적 책임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관리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롯데그룹은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포상제도, 사회공헌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본격적 사회공헌의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 창업가들의 수출 판로 지원
롯데 유통BU(Business Unit)는 1월 30일 영등포 롯데 리테일아카데미에서 창업진흥원 및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손잡고 청년창업 글로벌 시장 개척단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대전’의 일환으로, 롯데만이 갖고 있는 해외 인프라를 통해 청년 창업가들의 해외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상품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코칭과 성공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멘토링을 펼칠 예정이며, 전문 컨설팅사와 연계한 창업 컨설팅을 진행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국내 판촉전 3회, 해외 판촉전 3회 등 총 6회의 판촉전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며, 상품 개발 및 개선에 대한 비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가맹점과 상생 협약
세븐일레븐은 1월 25일 가맹점과의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경영주협의회와 ‘2018 가맹점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가맹점의 수익 개선과 경영주와의 공존공영 가치 실현에 초점을 맞춘 ‘7大 행복충전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홍기획은 1월 17일 파트너사와의 지속가능성장 및 건강한 파트너십 관계 구축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해 제작 프로덕션 등 중소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 및 신청자 모집을 거쳤고, 올해부터 본격 운영된다.

국군 장병 위한 청춘책방과 플레저박스 기증
롯데는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국군 장병들을 위해 전방부대 독서카페인 청춘책방과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으로 마련한 위문품 기증식을 진행했다. [롯데지주 제공]

롯데는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국군 장병들을 위해 전방부대 독서카페인 청춘책방과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으로 마련한 위문품 기증식을 진행했다. [롯데지주 제공]

롯데는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연말을 맞아 전방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을 위해 전방부대 독서카페인 청춘책방과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으로 마련한 위문품 기증식을 진행했다. 청춘책방은 최전방 GOP, 해안 소초 등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현장 도서관으로, 국군 장병들이 책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총 22호점을 열었으며, 올해에도 5억 원을 투입해 총 33호점까지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는 겨울철이면 추위와 싸워가며 근무해야 하는 전방부대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을 통해 롯데장학재단과 함께 마련한 방한용품 및 간식 3000박스를 전달했다.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은 지원 대상에 맞게 도움이 되는 물품을 플레저박스에 담아 기쁨을 전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이번 플레저박스에는 장병들이 좋아하는 간식과 겨울에 많이 쓰이는 생활용품들이 담겼다.

엄마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 만들기
롯데는 ‘엄마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2013년 사회공헌 브랜드 ‘mom편한’을 론칭했다. 1월 9일부터 26일까지는 전국 8개 도시에서 사회복지사와 자녀를 위한 ‘mom편한 힐링타임’을 진행했다. ‘mom편한 힐링타임’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느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복지사 워킹맘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에는 청소년 자녀와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함께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1일 영화산책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롯데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지원하는 ‘mom편한 놀이터’, 방과 후 아동 돌봄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환경 개선을 통해 엄마와 가족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과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mom편한 꿈다락’을 진행하고 있다. 양육 환경이 열악한 전방 지역 군인 가족들에게 마음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인 ‘mom편한 공동육아나눔터’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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