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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과 미래

“사생활 제로” ‘인공지능 눈(目)’ 시대

  •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사생활 제로” ‘인공지능 눈(目)’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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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청소기 해킹 은밀한 사생활 촬영 가능
    ●AI 영상 분석이 구현하는 자율주행차의 놀라운 세계
    ●드론 활용해 나무에 달린 과일 수 측정
영상 정보는 AI의 눈이다. [Max Pixel]

영상 정보는 AI의 눈이다. [Max Pixel]

영화 ‘이글아이(Eagle Eye)’에 나오는 인공지능(AI) ‘아리아(Aria)’가 곧 현실에 등장한다. 영화에서 아리아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주인공을 원격으로 감시하면서 명령까지 내린다. 결말 부분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감시한 게 AI임을 알고 놀란다. 아리아는 CCTV로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봤다. 

‘이글아이’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독수리의 눈처럼 CCTV로 AI가 모든 걸 관찰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10년 전 개봉 때만 해도 아리아 같은 AI가 등장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여겨졌으나 AI 발전 추세를 보면 수년 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구글과 네이버가 이미지 검색 분야 경쟁을 벌인다. 얼마나 정확하게 이미지 검색 결과를 내놓느냐가 경쟁의 핵심이다. 

이미지 검색은 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영상은 다수 이미지의 연속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미지 분석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영상 분석이 가능한 AI가 현실화했다. 영상 정보는 AI의 눈(目) 구실을 한다. 

AI를 적용한 지능형 영상 분석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시장분석 기관 마켓스 앤 마켓스(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2017년 3조 원이던 지능형 영상 분석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33.7% 성장해 2022년 12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AI의 눈’은 어떤 분야에 활용될까.

AI가 학교 폭력 막는다

학교폭력은 한국 사회 이슈 중 하나다. 어린이집 아동학대와 급우 간 폭행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정부는 부모의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2015년 9월부터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추진했으나 효과가 크지 않았다. CCTV를 설치해봤자 들여다보지 않으면 소용없다. 

2017년 9월 발생한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 때도 CCTV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 관리자가 24시간 CCTV를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것은 가해자가 피해 학생의 피투성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많은 CCTV로부터 영상 정보가 수두룩이 쌓이지만, 그것을 모두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AI가 감시할 수는 없을까. 다시 말해 지능형 영상 분석 기술을 CCTV에 적용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지능형 CCTV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이 탐지하지 못하는 폭력 사건을 AI가 관제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경기 부천시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가정폭력 사범을 검거하는 데 일조했다. 해당 CCTV는 폭력 행위를 탐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지능형 CCTV 적용 범위는 폭력 예방뿐만이 아니다. 물놀이 사고도 막을 수 있다. 부산시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지능형 CCTV를 설치했다. 물놀이객 안전을 보장하는 안전선이 바다에 가상으로 그어졌는데, 피서객이 이 선을 넘어가면 지능형 CCTV가 탐지해 안전요원에게 알려준다. 

자살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것을 막고자 지능형 CCTV가 교량 곳곳에 설치됐다. 

테러 등 범죄 대응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2013년 4월 미국 보스턴에서 폭발 테러가 발생했다. 3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다쳤는데, 사건 발생 나흘 만에 테러 용의자를 찾아 검거했다. 수개월이 걸릴 것 같던 검거가, 어떻게 나흘 만에 이뤄진 것일까. 

해답은 CCTV와 AI 분석에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범죄 현장 주변 600여 대의 CCTV에서 10테라바이트 분량의 영상을 수집했다. 고화질 영화 3000편에 달하는 양이다. 이후 해당 영상을 AI로 분석해 용의자를 찾아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이 되다

영상 정보로 사방을 인지하는 자율주행차. [lickr]

영상 정보로 사방을 인지하는 자율주행차. [lickr]

FBI는 범죄 대응뿐 아니라 예방을 위해 NGI(Next Generation Identity)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CCTV 영상을 활용해 개인 신상을 파악하는 것. 영상에서 추출하는 정보로는 걸음걸이, 얼굴, 홍채 등이 있다. FBI는 2016년 상반기 기준으로 43만 명의 홍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능형 CCTV를 범죄 예측 기술인 프레드폴(PredPol)과 함께 사용하면 범죄 예방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프레드폴은 몰러 샌타클래라 UCLA(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 교수가 개발한 것이다. AI가 범죄 발생 지역을 6개월 단위로 학습해 범죄 발생 지역과 유형을 예측해낸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곧 현실화하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뤄진다. 2016년 1월 인천시가 ‘CCTV 활용 이동 경로 예측 시스템’을 특허로 등록했다. CCTV로 범죄자 이동 경로를 파악한 후 AI 분석으로 도주 경로를 예측하는 것이다. 

지능형 영상 분석은 CCTV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로도 활용된다. 자율주행차는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활용한다. 라이다는 비(非)가시적인 빛을 발사해 형상, 거리 등을 파악하는 기술. 카메라처럼 정확한 영상 정보를 제공하진 않으나 주위 사물을 인식한다는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 

구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는 물론이고 지난해 6월 서울대가 선보인 ‘스누버’까지 거의 모든 자율주행차가 라이다를 장착한다. 자율주행차도 운전할 때 사람과 마찬가지로 눈이 중요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사람의 경우 시속 90㎞로 운행하는 도중에 5초만 눈을 떼도 거리 주행 360m를 놓쳐 사고율이 높아진다. 

엔비디아는 일반 카메라 영상 정보를 분석해 자율주행을 가능케 한 ‘PX-2’를 선보였다. PX-2는 우수한 GPU(Graphic Processing Unit)를 기반으로 초고속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AI 기반 기술이다. 이를 통해 그간 라이다밖에 적용할 수 없던 자율주행차에 일반 카메라 센서도 장착할 수 있게 됐다.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테슬라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PX-2를 탑재하고 있다.

“집 안 CCTV 설치는 바보 같은 짓”

농사를 돕는 드론. [Pixabay]

농사를 돕는 드론. [Pixabay]

자율주행뿐이 아니다. 고객 마케팅에도 지능형 영상 분석이 활용된다. 영상을 분석해 범죄 행위 정보를 추출하는 것처럼 CCTV를 이용해 고객의 행위 정보를 영상으로 녹화해 분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IBM 등 글로벌 기업은 벌써부터 영상 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하면 지능형 영상 분석 기술이 더욱 고도화한다. 드론은 CCTV처럼 고정된 게 아니라 자유자재로 움직이기에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영상 정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자연재해 보상과 관련해 드론을 활용하려고 한다. 2014년 10월 미국 손해보험사 USAA(The United Services Automobile Association)와 에리 인슈어런스(Erie Insurance)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피해 규모 조사 목적으로 드론의 비행 허가를 요청해 승인받았다. 

비제이 쿠마르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는 2015년 10월 테드(www.ted.com) 강연에서 드론을 활용해 삼차원 도면을 그리는 작업을 시연했다. 드론은 건물 외부를 돌아다니면서 건물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시설 관리에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28일 화력발전소에 드론을 활용한 점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력발전소를 촬영하는 드론은 발전소 주위를 비행하면서 저탄량(보관 중인 석탄의 양)을 측정한다. 

쿠마르 교수는 테드 강연에서 드론을 활용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것도 시연했다. 드론이 과수원 주위를 돌면서 잎사귀 수를 파악해 광합성 정도를 파악하는가 하면 나무에 달린 과일 수를 측정해 농부가 생산량을 예측하게 했다. 

영상 정보를 수집하려면 카메라 센서가 필요한데, 그것이 해커의 눈이 될 수도 있다. 카메라 센서도 해킹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은닉 악성코드 랫(RAT· Remote Access Trojan)을 심어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하면서 동영상 촬영 기능을 활용해 사용자 몰래 개인정보를 빼내는 것이다.

사생활 침해 막을 방안 마련해야

드론 또한 사생활을 훔쳐보는 데 악용될 수 있다. 2015년 12월 누드 비치에 드론이 등장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CCTV 해킹도 가능하다. CCTV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가정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 수 있다. 지난해 9월에 가정용 CCTV를 해킹해 은밀한 장면을 음란 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로 50여 명이 경찰에 붙잡힌 적도 있다. 

로봇청소기도 사생활 침해 경로가 될 수 있다. 보안 전문 기업인 체크포인트(CheckPoint)는 지난해 10월 로봇 청소기 해킹을 통해 가정의 정보가 유출될 수 있음을 시연을 통해 경고했다. 로봇청소기의 영상 센서를 통해 집안 구석구석을 훔쳐보는 게 가능했다. 체크포인트의 시연에서 화이트해커는 로봇청소기 제어권을 탈취해 집 안을 제멋대로 돌아다니면서 영상을 촬영했다. 

지능형 영상 분석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한 보안 기술 개발과 정책 마련 또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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