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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신흥 강자 SNS 1인 마켓의 명암

월 1억 대박? 쪽박이 대부분!

  • 선민규 지디넷 기자 sun1108@zdnet.co.kr

유통 신흥 강자 SNS 1인 마켓의 명암

  • ● 진입장벽 낮고 고정투자비 적어 20·30대 창업 급증
    ● 52시간 근무제로 직장인 ‘투잡’ 늘어
    ● 짝퉁·허위광고·탈세 등 부정적 사례도 늘어
    ●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돈 버는 건 아냐
    ● 부지런히 콘텐츠 올리며 고객 관리해야 살아남아
유통 신흥 강자 SNS 1인 마켓의 명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열풍을 타고 급부상한 ‘1인 마켓’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1인 마켓이 SNS상에서 인기를 얻으며 월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성공 사례는 이제 낯설지 않다. 

슬그머니 SNS 속 인기 마켓에 접속해본다. 눈에 쏙 들어오는 사진과 동영상, 친근한 말투 등 특별히 전문성이 없어도 될 것 같은 마켓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무엇보다 고정투자비가 낮아 소액의 자금으로도 쉽게 가게를 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4년 12만8342명이던 통신판매업 사업자 수는 2017년 46.3% 늘어난 18만7809명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1인 마켓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마켓’으로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160만 건이나 뜬다. 1인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나 셀럽 등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1인 마켓은 SNS를 등에 업고 세력이 확장됐다. SNS를 이용하는 누구나 소비자임과 동시에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 SNS를 기반으로 판매와 구매를 동시에 하는 이들은 ‘셀슈머(Seller와 Consumer의 합성어)’라고 불린다. 

셀슈머는 대중이 자주 사용하는 SNS에 따라 형태를 바꾸거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 시작된 셀슈머의 1인 마켓은 사진 중심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확장됐다. 최근에는 동영상 플랫폼 확산을 틈타 유튜브, 틱톡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1인 마켓이 증가하면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조596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3553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구매자는 오프라인보다 동일 상품에 대해 저렴한 가격에 물품·서비스 구매가 가능하고, 판매자는 수수료가 저렴하고 판매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같은 장점을 토대로 국내외 모바일 쇼핑시장은 향후에도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인 마켓의 최대 장점은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쇼핑몰을 열기 위해 사이트 개설부터 통신판매 신청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단하게 자신만의 마켓을 열 수 있다. 특히 SNS를 활용할 경우 판매자와 소비자가 1대 1로 연결되면서 마케팅 부담은 대폭 줄어든다.


스마트폰 하나로 ‘나도 사장님’

‘미미쿠키’가 판매하던 쿠키(왼쪽)와 한 소비자가 포장 둔갑 판매 의혹을 제기한 대형 마트 쿠키 제품. 미미쿠키 측은 결국 의혹을 시인한 뒤 판매를 중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미미쿠키’가 판매하던 쿠키(왼쪽)와 한 소비자가 포장 둔갑 판매 의혹을 제기한 대형 마트 쿠키 제품. 미미쿠키 측은 결국 의혹을 시인한 뒤 판매를 중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낮아진 진입장벽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가진 이들에게 1인 마켓을 꿈꾸도록 만들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족들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이른바 ‘패밀리 룩’을 판매하는 사월 마켓의 운영자 추정아 씨도 그중 하나다. 출산 후부터 의류 쇼핑몰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추씨는 인스타그램에 아이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링크로 연결된 쇼핑몰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직접적인 홍보 문구는 찾기 힘들다. 판매하는 상품과 관계없는 일상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아토피에 좋은 육아용품을 판매하는 ‘바이소율’의 이혜진 씨도 대표적인 1인 마켓 운영자다. SNS를 통해 아토피를 앓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던 이씨는 아토피에 좋은 아기 화장품과 기저귀 가방 등을 공동구매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바이소율이 판매하는 상품은 매번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방송 등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나 이미 SNS에서 상당한 팔로어를 확보한 인플루언서들도 1인 마켓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확고한 팬층을 보유한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은 스스로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기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1인 마켓을 운영한다. 

뷰티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이사배·벨라·씬 등은 화장품 회사와, 먹방(먹는 방송) 크리에이터로 잘 알려진 밴쯔는 유통업체와, 게임 관련 크리에이터인 우왁굳은 스포츠 브랜드와 손잡고 한정판 패키지를 내놓거나 신제품을 홍보하는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GS샵은 인스타그램 내 수백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 김사과, 쥬쥬봉, 융시크, 김자매, 블랑이브, 하이드바이글렌다, 떼오로 등과 함께 이들이 직접 디자인하거나 개발한 상품을 판매하는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1인 마켓이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했지만, 부정적인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쿠키를 수제 쿠키라고 속여 판매한 이른바 ‘미미쿠키’ 사건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피해 사례도 증가

유통 신흥 강자 SNS 1인 마켓의 명암
허위 광고도 1인 마켓에 대해 이용자들이 갖는 대표적인 불만 중 하나다. 이는 유명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를 믿고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두드러진다. SNS를 통해 구매한 상품에 대한 불만은 제품 관련 후기를 통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NS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 제품, 마스크팩, 화장품 등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가짜 체험기를 단속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1인 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1인 마켓이라도 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영업을 하고 수익이 많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SNS를 통해 상품이 소개되고 현금으로 거래되는 탓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1인 마켓의 판매자를 적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SNS 쇼핑과 관련해 피해를 호소한 소비자 상담 건수는 모두 49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품이나 환급 거부가 69.7%로 가장 많았고, 운영 중단 또는 판매자 연락이 안 된다는 의견이 10.6%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결제가 현금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세금 탈루 가능성과 카드 결제 시 수수료를 구매자에게 부담시킨다는 점,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한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목된다. 최근 서울시가 SNS 이용자 36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중 SNS로 쇼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절반 이상(55.7%)이었다. 매체별로는 인스타그램이 35.9%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다음 카페 및 블로그(24.4%), 카카오스토리(16.3%), 페이스북(1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인 마켓이 성장하고 소비자 피해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1인 마켓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1인 마켓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트렌드를 탐색하는 데 익숙한 20·30세대는 1인 마켓의 성공을 직접 목격하고, 때로는 성공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계속 올리는데 수익은 안 나고…

고용불안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1인 마켓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청년 실업률이 매년 높아지면서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일상을 변화시킬 방법으로 1인 마켓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인 마켓을 운영하는 판매자의 70%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젊음을 무기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사전 준비 없이 뛰어들 경우에는 실패를 맛보기 쉽다.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고 1인 마켓에 뛰어든 김지나 씨 역시 “사전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SNS를 활용한 1인 마켓의 경우 주된 마케팅 방법이 ‘입소문’이기 때문에 무조건 부지런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1인 마켓의 특성상 꾸준하게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한데, 상당수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한다는 것. 이어 그는 “(유명 크리에이터가 아닌) 일반인이 운영하는 1인 마켓은 일정 수준의 콘텐츠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투잡’으로 1인 마켓을 운영하는 이도 늘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물건을 제작하거나 사들여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을 쪼개서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회사 일에 지장을 주게 되는 경우, 두 마리의 토끼를 쫓으려다 둘 다 놓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인 마켓 뛰어들기 전 ‘사전 준비’ 필수

SNS 전문가들은 시작에 앞서 어떤 상품을 판매하고 어떤 콘셉트로 판매할 것인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SNS 마케팅 전문가인 더쿠 팩토리 이채희 대표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각 SNS 페이지마다 좋아하는 팬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콘셉트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SNS 이용자의 경우 노골적인 광고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핵심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1인 마켓을 홍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발품을 파는 것’이다. SNS 마케팅의 핵심이 구매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는 만큼, 꾸준한 고객 관리가 성공의 지름길인 것이다. 실제로 SNS 팔로어가 구매자로 전환되는 비중은 1%로 극히 낮다. 따라서 자신의 마켓이 분류된 카테고리에 관심을 갖는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는 것이 1인 마켓 성공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신동아 2019년 5월호

선민규 지디넷 기자 sun1108@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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