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올봄, 그 익숙함에 화려함이 더해졌다. 건물 지상 5층부터 20층까지, 창문마다 색색 필름이 붙은 것이다.
낮에는 따스한 햇살, 밤에는 동아미디어센터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조명이 창문을 밝힌다. 날씨에 따라, 조도에 따라, 건물이 뿜어내는 분위기가 매번 다르다. 이 덕분에 청계천로 일대, 나아가 서울 도심 전체 분위기가 한결 다채로워졌다.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지난해 작품 준비를 위해 동아미디어센터를 방문했을 때 그가 처음 받은 인상은 “서울 한복판에 멋지게 서 있는 건물이구나. 빛을 많이 받아 환하구나”였다고 한다. 반면 주변 환경은 획일적이고 단조로워 보였다. 뷔렌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고층 빌딩이 가득 찬 광화문 일대에 밝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이후 층층마다 서로 다른 컬러로 건물 벽면을 둘러싸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선택한 색상은 ‘노랑, 보라, 오렌지, 진빨강, 초록, 터키블루, 파랑, 핑크’ 등으로, 하나같이 밝고 화사하다. 뷔렌은 이 8가지 색을 두 번 반복해 총 16개 층 창문을 가득 채웠다.
‘한국의 색, 인 시튀 작업’, 다니엘 뷔렌, 2019 서울 동아미디어센터. [동아일보]
프랑스 파리 팔레 루아얄 [ⓒ DB-ADAGP Paris, Image courtesy of 313 Art project]
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 [Comme un jeu d’enfant, travail in situ, MAMCS, Strasbourg, 2014. Detail. ⓒ DB-ADAGP Paris]
독일 레클링하우젠 지역 미술관 등을 캔버스 삼아 선보인 뷔렌의 인 시튀 작품 [La Facade translucide, travail in situ, Kunsthalle, Recklinghausen, 2015. Detail ⓒDB-ADAGP Paris]
동아미디어센터는 2020년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캔버스가 됐다. 뷔렌은 3월 말 내한 인터뷰에서 “100주년이란 정말 멋지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출발해 나는 이 유서 깊은 신문사의 대규모 건물, 그중에서도 창을 활용하는 무언가를 상상해봤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 전시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