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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찍어도 작품이…” 현지인 추천 제주 별밤 8選

낮만큼 아름다운 제주의 밤...군산오름 별빛, 탑동광장 야경

  • 김건희 기자 kkh4792@donga.com

“대충 찍어도 작품이…” 현지인 추천 제주 별밤 8選

  • 어둠이 차분히 내려앉는 고요한 시간. 제주의 밤하늘은 캔버스가 된다. 산자락을 가로지르는 둘레길이든, 불쑥불쑥 솟은 오름 정상이든 어디서든 밤하늘을 장식하는 수많은 별과 황금빛 야경이 당신을 반긴다. 마음속 고이 간직한 소원을 빌기에도 그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오는 뻔한 곳이 아닌, 제주 현지인이 추천하는 별과 야경을 감상하기에 최적인 명당을 모았다. 제주여행에서 가장 빛나는 기억을 만들어줄 그 황홀한 곳으로 안내한다.

알뜨르비행장 
평화 기원하는 별들의 향연

알뜨르비행장.

알뜨르비행장.

도시 불빛은 하늘의 별빛을 삼켜버린다. 우선 별을 보려면 도시를 벗어나 주변이 탁 트인 지대로 향해야 한다. 알뜨르비행장은 제주도민들이 입 모아 추천하는 명당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일대에 자리 잡은 이곳은 185만㎡(약 56만 평) 규모의 너른 벌판을 품고 있다. 불빛 하나 없이 탁 트인 전망과 깨끗한 공기는 별을 조망하기 더없이 좋은 장소. 하이라이트는 단연 높이 9m 넘는, 파랑새를 안은 대형 소녀상 주변이다. 입체적인 조각상과 별이 한데 어우러져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한다. 서귀포시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별 사진을 찍는 박수용(37) 사진작가는 “어떤 앵글로 별 사진을 찍어도 근사한 작품이 된다. 별천지 외에도 제주의 풍광을 한자리에서 눈에 담을 수 있고, 곳곳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이 깃든 격납고를 보며 평화를 염원할 수 있다”며 추천했다.

송악산 둘레길 
트레킹하며 황홀한 별 구경

송악산 주변은 대기가 맑아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는 밤이면 머리 위로 별이 와르르 쏟아질 듯하다. 송악산은 길이 험하지 않고 완만해 산책하듯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의 잦은 발길로 송악산 정상부가 훼손돼 7월 31일까지 정상부 출입을 통제한다. 대신 둘레길을 이용해 가벼운 트레킹을 즐겨보자. 해 질 녘 길을 나서면 별이 떠오를 때까지 수려한 삼림에서 차분히 휴식을 만끽할 수 있고, 어둠이 내리면 길을 걸으며 별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6월쯤 밤에 송악산 둘레길을 걸으면 그 주변으로 피어난 하늘빛, 분홍빛 수국과 보랏빛 산수국이 마치 숲 속에 떠 있는 별들처럼 숲을 비춘다. 그 위로 흩뿌려진 별빛은 꽃밭에 은은한 빛을 더한다. 다만 ‘나홀로 야간 트레킹’은 위험할 수 있으니 친구나 가족과 동행하기를 권한다. 어두운 밤길을 환하게 밝혀줄 랜턴은 필수품. 헤드랜턴으로는 발밑을, 손전등으론 조금 먼 곳을 비추면서 등산로를 찾아 걸으면 안전하게 야간 트레킹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군산오름 
저녁 노을 바라보며 별빛 감상

군산오름.

군산오름.

사방이 트여 있는 군산오름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별 구경 명당이다. 운무와 빛 공해가 없고 지대가 높아 별을 관측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발 334m. 제주 오름 중 가장 높다. 정상까지 30분 남짓 걸린다. 자동차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오름 정상부 근처부턴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게 좋다. 이 부근에서만 봐도 송악산과 산방산 일대, 그리고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무엇보다 군산오름은 가히 전망 명소로 꼽을 만큼 한라산을 원거리에서 조망하기 제격이다. 동쪽 해안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과 서쪽 산방산 뒤로 서서히 지는 일몰 풍광도 아름답지만, 별이 쏟아지는 밤 풍경도 환상적이다. 굳이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별을 바라보며 낭만을 즐겨도 좋다.

1100고지 
한라산 위로 총총히 뜨는 별과 은하수

1100고지.

1100고지.

은하수를 보기 위해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어야 한다. 미세먼지가 없고 습도도 낮으면 금상첨화. 달이 밝아도 은하수를 볼 수 없다. 음력 월초와 월말이 은하수를 볼 수 있는 타이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천문우주지식정보나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미리 달의 위상과 월몰(月沒)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1년 중 은하수 보기 최적인 계절은 4~8월 사이. 제주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은하수 관측 명당은 1100고지다.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긴 만큼 높은 산’의 뜻을 가진 한라산 정상을 동쪽에 끼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도로다. 1100고지 휴게소 주차장엔 백록상이 있는데,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떠 있는 수많은 별과 그 사이를 흘러가는 은하수, 백록상 실루엣을 보고 있노라면 우주 장관에 마음을 뺏기고 만다. 기와지붕을 얹은 1100고지 휴게소 건물 2층엔 전망대가 있다. 주차장에서 보는 각도와 또 다른 한라산과 은하수, 별천지를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제주별빛누리공원 
국내 최고 별자리·야경 관광명소

제주별빛누리공원.

제주별빛누리공원.

1월 28일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했다. 천체투영실에 새롭게 들어선 반구 모양의 돔 영상시스템은 국내 최고 수준의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관객이 스크린을 통해 현실감 있게 사계절 별자리와 우주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주 공간에 온 듯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천체망원경도 2대 추가로 배치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왔다.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3층 주관측실. 구름 없는 맑은 밤에는 600㎜ 카세그레인(Cassegrain)식 반사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보석상자라 불리는 성단(星團), 우주의 구름인 성운(星雲)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별들을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으며 관측할 수 있다. 단, 일몰시간에 따라 관측실 운영시간이 달라지므로 자세한 운영 시간표는 홈페이지 참고. 별빛누리공원에서 놓쳐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전망대다. 제주 시내와 제주시 앞바다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간 관광명소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4D영상관, 천체투영실, 천체관측실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통합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어린이 2000원. 운영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후 2~9시까지(하절기는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국내 유일 노인성 관측지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무병장수의 상징인 노인성(老人星)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제주, 그중 남쪽이 트인 서귀포시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다. 카노푸스(Canopus) 혹은 남극성이라고도 하는 노인성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령스러운 별로 불린다. 노인성을 한 번 보면 무병장수하고, 세 번 보면 백수를 누린다는 속설도 있다. 서귀포천문과학관은 별을 보기 가장 좋은 중산간에 위치한 데다 해발 400m 높이에 있어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 등을 이용해 노인성을 비롯해 성운, 성단, 은하수의 장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지름 7m의 원형돔에 회전과 개폐가 가능한 천장이 있는 주관측실을 비롯한 총 5개의 관측실에서도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9월엔 과학공연, 천체사진 전시회, 과학퀴즈, 로켓시범발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서귀포과학문화축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성인과 청소년은 각각 2000원, 1000원.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후 2~10시.

도두봉 
해변에 드넓게 펼쳐진 빛의 바다

동두봉.

동두봉.

도두봉은 높이 65m, 둘레 1092m의 아담한 원추형 오름이다. 경사가 완만하며 오르기 쉽다. 남쪽엔 풀밭이, 북쪽엔 삼나무와 낙엽수 등이 어우러져 숲을 이룬다. 도두봉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에는 더욱 그렇다. 사위가 어두워지는 시간에 도두봉에 오르면 눈이 먼저 반응한다. 제주국제공항 바로 옆에 있어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바다 전망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단연 돋보이는 건 도두봉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해변에 드넓게 펼쳐진 빛의 바다. 어두운 해변에 일렁이는 장관에 “와!”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직장인 정유미(32) 씨는 “제주도에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도두봉의 노을빛에 숲과 바닷가 그리고 공항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정말 황홀하다”며 “지치거나 울적할 때 오면 좋다. 오름을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되고 비행기 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설렌다”며 웃었다.

탑동 
광장과 밤바다 수놓는 역동적인 야경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넓은 광장인 탑동에는 역동적인 밤이 있다. 해안 산책로와 공연장, 광장이 있는 탑동 주위엔 호텔, 음식점, 놀이시설이 많아 제주도민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좋다. 밤이 되고 가로등이 광장을 밝히기 시작하면 밤바다 위로 반짝이를 뿌린 듯 빨강, 초록, 보라색 불빛이 환상적인 축제를 벌인다. 야경을 배경 삼은 탑동광장과 산책로로 사람들이 산책과 운동, 공연을 하러 모여든다. 대학생 이재성(22) 씨는 “탑동의 역동적인 매력은 여름에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잔을 즐기는 사람들과 버스킹 등 작은 공연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별&야경 명당
1 알뜨르비행장(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2 송악산 둘레길(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산 2)
3 군산오름(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산 3-1)
4 1100고지 휴게소(서귀포시 1100로 1555)
5 제주별빛누리공원(제주시 선돌목동길 60)
6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서귀포시 1100로 506-1)
7 도두봉(제주시 도두동 산 1)
8 탑동(제주시 중앙로 2)



신동아 2020년 6월호

김건희 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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