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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의 투자법

피터 린치 46세에 은퇴하게 한 생활밀착형 고성장주 투자전략

  •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피터 린치 46세에 은퇴하게 한 생활밀착형 고성장주 투자전략

  • ● 유명 투자자 추천 ‘투자 바이블’ 쓴 피터 린치
    ● 성장률 적용한 PER 고안, 1 이하 기업 매수
    ● 저평가 고성장주 발굴 지표, PEG
    ● 소형 고성장주 투자 시 14년 만에 원금 348배
    ● 성장 양호하고 저평가된 20개 한국 기업


[Gettyimage]

[Gettyimage]

최근 30년간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주식 책은 무엇일까. 아마도 1995년 출간된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국일증권연구소)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2021년까지 4차례에 걸쳐 개정판이 나왔을 만큼 주식투자자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저자인 피터 린치는 누구일까. 194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뉴턴에서 태어난 그는 역대 최고의 공모펀드 매니저로 꼽힌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피델리티 마젤란(Fidelity Magellan) 펀드를 운용하면서 복리 29.2%(!)라는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계의 괴물이다. 참고로 13년간 29.2% 연복리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원금 1달러가 13년 만에 28달러가 된다는 얘기다. 당시 린치의 명성과 높은 수익률이 알려지면서 많은 고객이 몰려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가 운용하던 자금도 1977년 1800만 달러에서 1990년 140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보스턴대에서 역사, 심리, 철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 투자 및 금융과 전혀 관계없는 공부를 한 것이 훗날 더 큰 그림을 보는 통찰력을 갖게 한 원동력이 된 게 아닐까 싶다.

더 놀라운 점은 린치가 1990년 46세 나이에 은퇴했다는 점이다. 위대한 투자자가 최정점에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임’을 그만두고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다. 내가 아는 전설적 투자자 중 이런 결정을 한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워런 버핏은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계속 투자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혹자는 린치가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그 가운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읽어보지 않거나, 본인의 투자에 린치가 설명한 기법을 포함하지 않은 투자자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참고로 내가 2004년 처음 읽은 주식 책도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다.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 찾아라

이 책은 어떻게 오랜 시간 인기를 끌어왔을까. 주식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며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적게는 몇 배, 많게는 수십 배 이상 오를 주식을 발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어떤 친구와 애플 주식에 대해 논쟁한 적이 있다. 나는 애플 주식이 너무 고평가됐다고 주장했고, 친구는 애플의 아이폰이 세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이고 애플 주가가 몇 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참고로 2005년 당시에도 애플은 신생 기업이 아니었고,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며 애플과 아이폰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브랜드 가치가 있었다.

결론은 우리 둘 다 틀렸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애플 주식은 몇 배가 아니라 100배(배당을 재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상승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일상생활에서 훌륭한 주식을 발견한 좋은 사례가 아닐까.

이 같은 주식이 미국에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요즘 주가가 많이 떨어져 욕을 먹는 삼성전자 주식도 1992년부터 거의 300배 올랐다(1992년에 삼성전자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늘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네이버 주식도 상장 후 100배 이상 올랐으며, 화장품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LG생활건강 같은 100배 수익을 벌어준 주식을 발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린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훌륭한 기업을 발굴하면 꼭 ‘상장기업인가’라는 질문을 하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이디어만으론 투자할 수 없다

[국일증권경제연구소]

[국일증권경제연구소]

물론 린치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적 주식투자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았으면 그 기업에 대해 이것저것 조사해야 하는데, 기업마다 조사할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린치에 따르면 주식은 여섯개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저성장주 △대형 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 등이다. 린치는 여섯 분야 모두에 투자했으나, ‘고성장주’ 투자로 가장 알려져 있다. 펀드매니저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중소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후 이 기업의 이익이 미래에 폭발하면 수십, 수백 배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고성장주의 순이익은 매년 20% 넘게 증가한다. 애플 주식에 2005년 투자했다면 100배 수익을 낼 수 있었으나, 애플이 상장한 1980년에 주식을 샀더라면 150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고성장주 투자는 고위험·고수익 투자다. 내가 산 기업이 실제로 애플처럼 성장해 수십 배 수익을 벌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기업이 성장을 멈춘다. 기대에 부풀었던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 주가가 결국 곤두박질하는 사례도 매우 많다.

린치뿐만 아니라 많은 펀드매니저와 일반인이 급성장하는 기업을 일상생활에서 발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본인이 종사하는 산업, 본인이 주로 소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만약 직업이 의사라면 제약, 의료기기 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IT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보기술 트렌드를 잘 알 것이다. 밥 먹고 컴퓨터 게임만 하는 사람은 ‘무조건 히트 칠 수밖에 없는 게임’을 기관투자자보다 빨리 발굴할 수 있으며, 연예계에 심취한 젊은이는 대세 연예인이 어떤 기획사에 속해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할 수도 있다.

PEG, PE/Growth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주변에서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저평가된 고성장 기업을 계량적으로 찾는 방법도 있다. 린치가 찾아낸 ‘PEG’ 지표를 사용하면 된다.

고성장주에 투자할 때 그 기업이 너무 고평가돼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고평가된 기업은 나중에 성장이 멈추거나, 시장의 기대치만큼 성장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폭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PEG는 PE/Growth를 줄인 말인데, 기업의 PER를 기업의 성장률로 나누면 된다.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PER(시가총액/순이익)는 지난번 버핏 편에서 다뤘듯 기업이 순이익 대비 얼마나 저평가(또는 고평가)됐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그런데 PER가 10인 기업도 다 똑같지는 않다. A, B 두 기업이 올해 순이익 100억 원을 벌었는데 시가총액은 1000억 원이다. 그런데 A의 순이익은 연 2% 증가하고, B의 순이익은 연 20% 증가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PER는 같지만 누가 봐도 B가 더 저평가된 기업이다.

그래서 린치는 ‘성장률을 고안한 PER’인 PEG 지표를 만들어낸 것이다. A 기업의 PEG는 10/2=5이고, B 기업의 PEG는 10/20=0.5다. 그렇다면 PEG가 어느 정도여야 좋은 기업일까. 린치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PEG가 1인 기업의 가격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0.5 정도면 기업이 성장 대비 상당히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PEG가 2 이상인 기업은 가격적인 차원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서술했다.

린치가 책에서 준 힌트를 토대로 만든 ‘고성장주 투자전략’은 아래와 같다.

린치가 말한 20% 이상의 순이익 증가율을 충족한 소형주 중 PEG가 낮은 순서대로 매수하는 전략이다. 이번 분기, 전 분기와 최근 4분기 동안 계속 성장률이 20% 이상 나오는 종목에만 투자한다. 이런 기업에만 투자했다면 최근 14년간 복리 51.9%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즉 린치가 좋다고 한 소형 고성장주에만 열심히 투자했으면 14년 만에 원금이 348배(!)로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표1 참조)

늘 강조하지만 복리 51.9%라고 해서 매년 내 돈이 그만큼 예금처럼 불어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2008년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5개월에 걸쳐 46% 손실이 난 구간도 있었다. 그래도 연별 수익을 보면 대부분 해에 좋은 성과를 낸 것을 볼 수 있다. 연 수익이 100%가 넘어간 해도 두 번 있다.

마지막으로 2022년 2월 22일 기준, ‘피터 린치 전략’을 적용해 도출한 한국 주식시장 종목을 제시한다.

이 같은 소형주에 투자하면 유동성 문제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나도 저런 소형주 위주로 수억 원을 투자해 봤으며, 지인 중 수십억 원을 소형주 10~20개에 투자한 사람도 있다. 만약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 보유 종목을 20개에서 30개, 40개 정도로 늘리면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면서 불안함을 느끼는 투자자도 많을 것이다. 여러분은 수십 명의 기관투자자가 분석하는 대형주에서 크게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소형주에서 ‘숨은 진주’, 즉 성장이 양호한데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린치는 저평가 고성장주 투자 전략과 PEG 지표로 유명하지만 저성장주, 대형 우량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 투자도 상당히 능숙하게 잘했다. 그리고 책에 이런 주식에는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대해 많은 힌트를 남겼다. 그 내용은 다음 편에서 알아보겠다.



신동아 2022년 6월호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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