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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친박+반기문 대망론? 나라에 몹쓸 짓”

김병준 前 대통령정책실장의 쓴소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친박+반기문 대망론? 나라에 몹쓸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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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칼이 들어온 듯

“친박+반기문 대망론? 나라에 몹쓸 짓”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얼마나 더 많은 대통령이 만신창이가 돼야 하느냐”고 답답해 했다. [홍중식 기자]

“전두환, 노태우부터 성한 사람이 없습니다. 감옥 가고, 탈당하고, 뛰어내리고, 욕 먹고…. 대통령들이 얼마나 더 망가져야 정신 차릴 겁니까. 대통령 교체, 세력 교체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동력장치, 브레이크, 기어장치가 모두 고장 났습니다. 세종대왕, 이순신이 와도 안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하는 건 아니다’ ‘마음의 아픔이 상당히 많다’고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고 했고요. 두 분 말씀을 굉장히 무겁게 들어야 해요. 야당은 ‘저런 국회를 갖고 뭘 하겠느냐’는 박 대통령을 향해 비아냥거려선 안 됩니다. 심장에 칼이 들어오는 심정으로 들어야 합니다.

국가 운영체계가 고장 났습니다. 다음 대통령도 4, 5년차 때 똑같이 얘기할 겁니다. 대통령이 뭘 하자고 하면 더 안 되는 게 현실이에요. 누가 청와대에 들어가도 똑같을 만큼 나라가 고장 나 있습니다. 반기문 대망론이니 하는 얘기를 할 여유가 없어요. 고장 난 차를 고치는 게 먼저예요.

4년 전, 8년 전에도 이번 총선 때보다 괜찮은 분들이 국회에 들어갔습니다. 물갈이했더니 바뀌는 게 있던가요.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이 할 일을 국회의원이 상임위원회에서 10분, 20분씩 떠듭니다. 파출소장, 구청장이 할 일을 국회의원이 챙겨요. 되지도 않은 곳 가서 축사나 하는 게 일이고요.

지방 분권과 국회 권능 분산이 시급해요. 지방자치를 이 따위로 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썩어 뭉개지는 자치를 합니다. 시민 참여 기제를 통해 분권을 이룩해야 해요. 거듭 강조하건대 누가 대통령이 돼도 똑같아요. 3, 4년 지나면 레임덕이 시작돼 도처에서 물어뜯습니다. 차기도 누가 당선되든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겁니다.”





쪼가리 권력

그는 “한국 정치는 정당이 집권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집권하는 구조”라면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짜기는커녕 같은 정당이 집권해도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정부에서 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평균 35개월 걸립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목숨 걸고 해야 한두 개 정책을 제대로 할까 말까 해요. 정당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 ‘혁신’이라는 낱말을 사용했대서 이명박 정부에서 그 말이 사라졌습니다. 대통령이 지시했다기보다는 관료들이 알아서 안 쓴 거죠.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라는 말은 또 어떻게 됐습니까. 내후년에는 ‘창조경제’가 그런 운명에 처하겠죠.

몸에 병이 나면 의사가 조상 대대로 원수진 집안의 자식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주는 약을 먹습니다. 나라가 병들었는데 남의 것이라고 약을 안 씁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나라 생각은 안 하고 제 패거리만 챙기는 겁니다. 내 몸이 아니니 방관자처럼 내버려두는 거죠.   

한국에서는 정당이 집권하는 데 큰 역할을 못합니다. 대통령 개인의 역량으로 집권하는 형태예요. 결국 정책 결정 과정은 관료들이 다 장악하죠. 민정이나 정무, 홍보 쪽이 실세라고 떠드는데 헛소리예요. 국가 운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틀을 짜는 데도 아무런 기여도 못하고요.

권력이 해칠까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게나 ‘쪼가리 권력’을 쥔 이들이 무섭죠. 공사에 감사를 보내는데, 누가 개입했고 이러면서 쪼가리 중에서도 쪼가리 권력을 갖고 힘주고 다니는 겁니다. 경찰서장 누구 시키고, 검사장 누가 맡고 하는 것은 국가의 대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금산분리를 어떻게 한다, 행정수도를 세운다, 공기업을 지방으로 내려보낸다 같은 것과 성격이 다르죠.



메이지 하급 무사들처럼…

국민의 삶에는 별다른 영향도 못 미치고 나라에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쪼가리 권력을 쥔 사람들이 실세인 양 설치는 틀 자체가 바뀌어야 해요. 관료들이야 인사 문제가 걸려 있으니 쪼가리 권력 앞에서 굽신굽신하는 척하지만 돌아서면 뭐랍니까. ‘저런 친구들 때문에 나라가 망해’ 이러는 거죠.”

그는 여소야대의 현 상황에서 협력 정치가 구현될 가능성도 낮게 봤다.

“협치를 하려면 각 당의 의견이 분명해야 합니다. 내 의견은 뭐고, 네 의견이 뭔지 명확해야 하는데 그게 분명치 않아요. 뭘 주고받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내 생각도 정리가 안 돼 있는데 테이블에 앉아 협의를 어떻게 합니까.

더불어민주당 보세요. 구조조정을 얘기하면서 안(案)도 못 만듭니다. ‘우린 능력이 안 되니 정부가 만들어오면 비판해주마’가 야당의 현주소예요. 물고 늘어지면서 반대만 하는 거죠. 각 당이 안을 내놓고 주고받으면서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여당도 권위주의 시대에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던 때에 머물러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국가가 할 일을 수사(修辭)적 차원에서는 의제로 다 내놓았습니다. 창조경제, 문화융성, 통일 준비, 규제완화, 노동개혁…. 그런데 말만 해놓고 길을 뚫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말만 하면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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