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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IoT 권위자가 文 정부에 던진 고언

新산업 억압으로 혁신성장 역주행 말라

  •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klee@khu.ac.kr

AI, IoT 권위자가 文 정부에 던진 고언

  • ● 뚜렷한 정책 기조 없이 임기 절반 허송세월
    ● 文, 금융실명제 YS 과단성·전자정부 DJ 비전과 대조
    ● 주무부처 장관(박영선)조차 수축·축소 지향 세계관
    ● 정부 無대책에 ‘타다’ 같은 꼼수 비즈니스 창궐
    ● 국책은행 개혁하고 모태펀드 ‘갑질’ 타파해야
    ● 공무원 인센티브 줄이고, 민관 사이 낀 기관 해체해야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분야 권위자다. 그는 세계적 위상의 미국인공지능학회(AAAI)가 수여하는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전문기업 ㈜벤플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일가견(一家見)이 있는 이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비판적으로 되짚는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1일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1일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혁신(革新)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가죽을 벗겨내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성장’에는 늘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아래에서의 사회문제는 단순한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선언, 또는 무책임한 수수방관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너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고 경로의존적인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뚜렷한 정책 기조를 세우고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정교한 정책 메커니즘 설계와 구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말 혁신성장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었다면 정책 기조를 확실히 표명하고 관련 기관에 힘을 실어주며 용의주도하게 실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 임기의 절반을 이미 허송세월했다.


전자정부특위와 4차산업위 사이의 강

1993년 8월, 김영삼(YS)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기습 공표했다. 우리 사회는 금융실명제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다소 부작용이 예상됐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비밀리에 준비해온 정책을 지지했다. 재산을 차명으로 은닉하고 관리하던 사람들에게 금융실명제는 타격을 줬겠지만, 정부는 약간의 유예 기간을 두며 차명을 실명으로 유도했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DJ) 정부는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전자정부를 꾸린다는 비전을 품고 전자정부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안문석 고려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안 교수는 위원장으로서 각 부처를 설득하고 대통령으로부터 자원을 확보했으며 좋은 실무기관을 갖고 있었다. 또 임기 중 전자정부법을 제정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전자정부특위에 큰 신임을 보내면서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대한민국 전자정부는 2010년, 2012년, 2014년에 유엔 전자정부 개발지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늘 TOP 10 순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산업위)와 김대중 정부의 전자정부특별위원회 간 차이는 너무 크다. 4차산업위는 부처 장악 및 조정 능력의 한계, 실무 기관 지원 부족 등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 정작 청와대는 위원회를 사실상 방치했다.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자고 선언하고, 실행하고, 힘 실어주기를 기대했건만 청와대는 그러지 않았다. 몇 년 후 세계의 4차산업혁명 추진 지표에서 한국이 1위를 하길 바라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희망을 갖기 힘들다. 

혁신성장 정책을 집행하려면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추진할 때처럼 과단성 있고 주도면밀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전자정부를 발전시켰듯 비전과 능력을 갖추고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는 과단성도 주도면밀성도, 비전도 능력도 보이지 않는다.


성장 의지 없어 보이는 중기벤처부 장관

정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그리고 새로운 기업 및 사회 주체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 1990년대 한국은 “산업화(2차산업혁명)는 늦었지만 정보화(3차산업혁명)에는 앞서가자”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사이 세계 10대 기업 목록에 삼성전자를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YS 정부는 정보통신부 설치 및 초고속정보통신망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DJ 정부는 백만 PC 보급 운동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보급 정책, 이동통신 경쟁 제고 정책 등으로 3차산업혁명(디지털 혁명)에 대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즉 두 정부 공히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는 정책 기조를 통해 민간 기업과 국민을 선도했다. 

유·무선인터넷이 모두 빠르게 발전한 한국에서 휴대전화 소액결제 비즈니스 모델이 최초로 기지개를 켰다. 새로운 결제의 발전으로 온라인 게임 등 새로운 산업이 웅비했다. 세계 최초로 시장에서 본격 성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가 탄생했다. 2004년 9월 미국 경제지 ‘포천’은 한국의 이상적인 IT 인프라를 두고 브로드밴드 원더랜드(Broadband Wonderland)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같은 해 네이버는 중국의 게임포털 1위 아워게임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싸이월드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에 진출했다. 

아워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계속 성장했다면 지금의 세계 10대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의 자리가 한국 기업 아워게임의 몫이 될 터였다. 싸이월드가 세계화에 성공했더라면 지금의 세계 5대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자리는 싸이월드의 차지였을 것이었다. 휴대전화소액결제 사업자인 다날과 모빌리언스가 국제 특허를 취득하고 세계화에 성공했더라면 지금 비자나 마스터카드사가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자의 지위에 올라설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아쉽지만, YS-DJ-노무현으로 이어진 혁신성장 정책의 성공은 한국 사람들이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기업을 탄생시킨 토양이 됐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오지, 삼디” 발언 등 관련 기술에 대한 상식적 이해도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는 모빌리티 정책 방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분야 등에서 전향적 정책 기조 역시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차별 금지 선언 등을 담은 인터넷 헌장 또는 4차 산업혁명 헌장 등을 발표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천명해야 할 때인데, 이런 점에 대해 현 정부는 대책이 전혀 없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후 ‘수축사회’라는 비과학적 책을 읽어보라고 직원에게 권하는 등 수축·축소 지향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중기벤처부 장관부터 성장의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셈이다. 노무현 정부에는 4년 이상 직을 유지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리더십이 있었다. 또 IT389 전략이 집권 초기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는 그런 정책 기조조차 없다. 

모바일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삼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에서의 모빌리티 변혁에 기본 바탕이 되므로 미리 준비해야 할 분야다. 그러나 정부의 무대책으로 ‘타다’와 같은 우회적 비즈니스 모델이 창궐하고 있다. 타다는 렌터카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 꼼수다. 그러나 이러한 꼼수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과 택시 기사 분신 자살의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소비자 효용만을 강조하는 잔인한 일반인의 의견이나 기존 산업의 피해만을 강조하는 현상유지 정책안을 모두 넘어서는 구체적 정책 수단이 필요한 때다. 물론 이는 시장경제 메커니즘에 기반을 둬야 한다. 정작 문재인 정부는 우왕좌왕 아무런 답을 못 내놓고 있다.


꼼수 비즈니스·택시기사 분신 책임 정부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행 금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왼쪽). 10월 29일 서울 시내에서 VCNC가 운영하는 타다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뉴스1]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행 금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왼쪽). 10월 29일 서울 시내에서 VCNC가 운영하는 타다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뉴스1]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신산업 규제가 첨단 인력의 이동성과 기존 기업의 ‘혁신 니즈’를 떨어뜨린다. 이에 기존 산업구조와 고용 구조가 고착화되고 임금은 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창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는 DJ와 노무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완전히 다르다. 같은 민주당에서 나온 정부인데도 정반대 방향을 향하는 셈이다. 정부가 반성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달, 유시민 작가는 TV 토론에 나와 블록체인을 건축술, 비트코인을 집에 비유하며 “집을 지어놓고 보니 도박장이 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의 혁신성장 관련 발언을 두고 “정부 역할만 기대하는 것은 혁신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은 이들의 발언에서 현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기조를 알아챘고 절망했다. 

원격의료와 개인정보 활용에 획기적인 전환이 있어야 관련 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뷰노와 같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이 분투하고 있지만, 의료 부문에는 여전히 많은 창업 기업이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교육 분야에서는 뤼이드라는 획기적인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탄생했다. 만약 한국에서 여러 규제가 해제된다면 그 해제를 통해 훌륭한 AI 기업이 탄생할 것이다. 

김수용 영화감독은 최근 이처럼 일갈했다. “검열이 없었다면 한국 영화는 30~50년은 앞서갔을 것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50년 전에 나왔을 거예요.” 혁신성장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규제를 세심하고도 과감하게 해제해나간다면 20년 후 세계 10대 기업 목록에 한국 기업이 서너 개 이상 들어갈 수 있다. BTS(방탄소년단)가 음악계를 뒤흔들고 한국 영화가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며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고 있지 않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는 현실에 대비해 온·오프 간 차별적 규제와 법률도 없애야 한다. 국민의 사유 및 공유재산권 활용을 극대화하는 공유경제와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의 번영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정비해야 하는데, 지난 3년을 허송세월했다. 

오프라인으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 온라인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온·오프라인 간 차별 금지 대원칙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기본법을 입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에서 구매·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살 수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 공간을 필수 기반으로 하지 않는 온라인 사업자에게는 오프라인 사업 시설에 대한 규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신산업·스타트업 중심 금융개혁

11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뉴스1]

11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뉴스1]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부의 과제는 민간 투자 역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도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도했다. 국내 벤처캐피털은 투자 규모는 커졌지만 여전히 위험 투자에 소극적이다. 

기존 산업 중심의 금융을 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신산업·스타트업 중심으로 강하게 개혁해야 한다. 벤처캐피털의 위험 투자를 제약하는 인센티브 체계와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모태펀드와 벤처캐피털 간 위계적 ‘갑질’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벤처캐피털 산업의 경쟁 산업인 크라우드펀딩 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투자 한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을 크라우드펀딩이 가장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모태펀드 운용에서도 관치화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선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펀드 운용에 정부와 지자체 입김이 어느 정부 때보다 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효과적·효율적 투자가 이어지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 자금 투자의 공정성도 의심받는 상황이다. 기술혁신 창업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만 있을 뿐 그들과 같이 성장하고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전문가 자본이 없다. 소위 엔젤과 벤처캐피털은 모두 돈 빌려주고 돈 따먹기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 시장은 좁기 때문에 혁신기업의 기술이 신속히 상용화되고 해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페셔널한 자본금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럴 때라야 탄탄한 중소기업 성장풀이 마련되고, 이들이 한계에 접어든 대기업 성장엔진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결과가 논문 초고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시대다. 이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위계적이고 낡은 연구개발과제 관리 방식을 혁파해야 한다. AI 투자는 늘고 있으나 현장 중심의 투명한 AI 연구 개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 없는 사람들이 비현실적인 AI RFP(연구제안)를 내고, 현장감 없는 AI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형태가 지속된다. 

모호한 연구 목표 대신 기업과 사회의 중요 문제를 선정하고 현장이 책임지고 AI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 기술이 필요해 돈을 지불하는 수요기업이 혁신에 따른 수혜자가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AI 연구개발에 성과 중심주의 및 투명한 평가체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AI R&D(연구개발) 평가와 AI 기업 투자 인력의 고도화 및 공정성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국민 세금은 또 한 번 낭비될 것이다. 

한편으로 지정과제를 최소화하면서 선정의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대의 AI 리더십도 요구된다. AI 스타트업과 신세대 육성을 통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단행돼야 한다. 한편 대기업이 정부 R&D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정부 R&D 예산의 차별적 제공이 하나의 수단이 될 것이다.


공무원 편중 현상 완화, 인력 채용 동결

과학기술혁명을 주도할 인적자본 육성을 위해 이공계 대학생에 대한 장학금 확대와 이공계 인력에 대한 병역특례 확대 등의 정책을 더욱 과감히 추진해야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반대 방향의 길을 갔다. 기술 기업의 수익성과 발전을 저해하는 대기업 집단 내부 계열사에 대한 개혁도 하지 못했다. 기술기반 서비스의 내부거래와 불공정 경쟁을 강력히 제재해 대기업이 만든 동물원 생태계를 폐쇄·해체하고 열린 생태계를 만들어야 했지만 아직도 전혀 변화가 없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더글러스 노스에게 배울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고와 창조적 경쟁이 허용되는 문화가 형성될 때만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의 적응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제 성과가 나타난다. 재산권을 보호하고 그 활용을 고양하는 게임의 법칙(제도)을 확립한 나라, 거래비용이 작은 나라,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나라가 번영한다. 물적, 재무적 자본뿐 아니라 지적자본(인적자본, 사회자본, 구조자본, 문화자본, 상징자본, 매력자본)을 개발하고 확충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다. 

신세대 인적자본 개발을 위한 투자와 개혁의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지적자본의 활용을 극대화하려면 인재가 일부 대기업과 공무원에 편중되는 현상부터 완화해야 한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공무원직에 대한 인센티브를 점차 줄이고, 비대해진 공공기관 및 준정부기관의 인력 채용을 동결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정부 공무원이 민간과 직접 교류토록 하고 중간에 낀 각종 기관 등을 해체하고 임시위원회, 정부기관의 정보 공개, 기관 간 정보 공유를 극대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체하고 효율화해야 한다. 

AI, 빅데이터 등 혁신성장 인재 양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이나, 성과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IMF 관리체제하의 DJ 정부 초기에 실시된 실직자 재교육 프로그램은 3차 산업혁명의 씨앗이 됐다. 하지만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은 4차 산업혁명의 씨앗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미래 인적자본을 확충한다는 점에서 저소득 여성과 아동보육 부문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화화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여전히 많은 사람의 공분을 일으키며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핀테크를 공공자산 보호와 사회문제 해결뿐 아니라 민간의 재산권 보호와 거래비용 최소화를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하지만, 여전히 실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퍼빈과 같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창업가·소상공인의 강인한 기개

폭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삐뚤어질 수도 있지만, 더 강인한 기개(Grit)를 가질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시장가격에 과격하게 개입하고(예: 최저임금 급격 인상), 예외 없는 경직된 정책을 모든 산업에 강제하고(예: 주52시간 근무제 모든 산업 강제 적용), 멀쩡한 기존 산업(예: 원전 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지 모르는 신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등 반시장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억압적 상황을 견뎌내고 기존 기업, 창업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실직자 등 각 경제주체들이 더욱 단련된 모습으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해주기를 바랄 따름이다.


AI, IoT 권위자가 文 정부에 던진 고언
이경전
● 1969년 출생
● KAIST 경영과학과(학·석·박사), 서울대 행정대학원(석·박사 수료)
● 미국 카네기멜론대, MIT, UC버클리 초빙과학자 및 초빙교수
● 現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비즈니스 모델 연구소 및 빅데이터연구센터 소장
● 수상 : 미국인공지능학회 수여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 2회 수상(1995, 1997), 전자정부 대통령 표창(2018)
● 저서 : ‘버튼 터치 하트’




신동아 2019년 12월호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klee@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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