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돌
경계의 돌
사라지는 발밑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 숨었나
웃는 돌
아픈 돌
고통 받는 돌
입술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당신은 생생한 목소리로 말을 했는데
뜨거운 돌
미워하는 돌
화난 돌
지팡이에 싹이 나고 잎이 번성하고
내일과 모레……
두려운 돌
무서운 돌
죽지 않는 돌
어둠에 발이 걸리고
누구나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얼어붙은 돌
노래하는 돌
돌멩이의 차가운 목소리
이근화
● 1976년 서울 출생
●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시집 ‘칸트의 동물원’ ‘우리들의 진화’ ‘차가운 잠’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등 출간
● 제17회 김준성문학상, 제58회 현대문학상, 제11회 오장환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