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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배달의민족 용기 수거에 용기 낼까?

친환경 배달용기 도입…배달용기 수거는 고민 중!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제로웨이스트] 배달의민족 용기 수거에 용기 낼까?

  • ● 배달의민족, 친환경 배달용기 판매
    ● 친환경이라도 수집 안 되면 무용지물
    ● 환경단체 배달업계에 다회용기 사용 권고
    ● 배달업계는 직접 용기 수거까지 생각 중
서울 돈암동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다. [뉴스1]

서울 돈암동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다. [뉴스1]

‘배달의민족’이 음식용 배달용기 처리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하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용기사용 절감운동과 동시에 친환경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자사 가맹 음식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음식 소비가 늘자 플라스틱 배달용기 과용 문제가 불거졌다. 통계청의 3월 2일 집계에 따르면 배달음식 주문 거래액은 2019년 9조7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17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6% 늘었다. 재활용업계에서는 그만큼 재활용 폐기물이 늘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재활용업계 관계자는 “배달 음식용 용기만 따로 모아 통계를 내 보지는 않았으나 코로나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배달용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업계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한다. 플라스틱에 묻은 오염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재활용 원료로 가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설사 오염된 플라스틱으로 재활용 원료를 만든다고 해도 그렇지 않은 플라스틱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물론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을 깔끔하게 세척해 수거한다면 재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현재 재활용업계의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재활용업계 관계자는 “배달용기가 아니더라도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처치 곤란일 정도로 많다. 오염된 플라스틱을 일일이 세척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착색된 플라스틱은 물이나 세제로는 세척이 되지도 않는다. 물과 세제에 수 시간 불려야 겨우 재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세척이 된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환경에 막중한 책임감 느껴”

지난해 5월 환경부가 배달업계에 플라스틱 용기 배출 감량을 요청한 것도 그런 사정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29일 배달 및 플라스틱 포장재 업계와 함께 ‘포장 배달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을 열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므로 배달 음식 수요를 줄이기는 어려우니 관련업계에서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배달업계의 대표 격으로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 및 1회용품 사용을 20% 가량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매일 100만 건이 넘는 배달 주문을 받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환경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플랫폼업계를 대표해 배달용기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러 나선 것은 이들이 업계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사용자 기준 배달의민족의 배달 플랫폼 시장점유율은 59.1%에 달했다. 요기요(30.0%), 쿠팡이츠(6.8%), 위메프오(2.28%)는 배달의민족 점유율의 절반에 못 미쳤다. 거래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면 배달의민족의 시장점유율은 더 높게 집계된다. 현대차증권이 1월 발표한 ‘2019년 기준 배달 플랫폼 시장의 총거래액’에 따르면 2019년 배달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 금액은 약 7조 원이다. 이 중 배달의민족에서 거래된 금액이 전체의 78%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4월부터 1회용 식기 줄이기 운동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 앱의 음식 주문 과정에 ‘일회용 식기 받지 않기’ 선택 버튼을 추가했다. 우아한형제들 측 집계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일회용 식기사용이 전년 대비 7000만 개 줄었다.

친환경 포장재 판매 나섰으나

‘배민상회’의 친환경 플라스틱 1회용 음식 포장용기. [배민상회 제공]

‘배민상회’의 친환경 플라스틱 1회용 음식 포장용기. [배민상회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뒤이어 친환경 플라스틱 배달용 포장재 판매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 가맹점에 배달용품과 식자재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배민상회’는 2020년 9월 친환경 플라스틱 배달용 포장용기 2종을 내놨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와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이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식물에서 전분을 추출해 만든 플라스틱이다. 기존 플라스틱과는 달리 58℃ 이상의 환경에서 2주 만에 썩기 시작해 180일이 지나면 완전히 분해된다. 

이 같은 플라스틱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 한다. PLA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열에 약하다. 배민상회는 이 제품을 샌드위치 용기, 초밥 용기 등 뜨겁지 않은 음식을 담는 용도로 팔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초 밥, 국 등의 배달음식에도 사용 가능한 PLA 제품도 (배민상회에서) 취급할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플라스틱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았다. 가격 때문에 선뜻 쓰겠다고 나서는 점주들이 없었다”고 밝혔다. 친환경 플라스틱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열을 버틸 수 있는 PLA의 경우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2~3배 가량 비싸다. 3월 10일 기준 배민상회의 배달용 초밥용기 가격은 일반 플라스틱이 개당 160~180원이었다. 한편 PLA 초밥용기는 개당 380~400원으로 2배 이상 비쌌다. 

가격도 문제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처치가 어렵다. 썩는 플라스틱이니 일반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외관이 일반 플라스틱과 크게 다르지 않아 두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여 배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PLA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재활용 폐품 선별과정에서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버려진다. 

PLA는 58℃ 이상의 환경에서만 빠르게 분해가 되는 제품이다.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려져 매립될 경우 외려 환경오염의 위험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5년 11월 “생분해 플라스틱 이용이 늘어도 환경오염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기온이 50℃가 넘어야 분해되는데 자연환경에서는 기온 50℃를 넘는 상황이 드물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배달업계 다회용기 사용 촉구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분리수거장. 여기저기 플라스틱 배달음식 용기가 보인다.  [뉴스1]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분리수거장. 여기저기 플라스틱 배달음식 용기가 보인다. [뉴스1]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생분해 플라스틱처럼 썩는 플라스틱은 아니다. 일반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는다. 그럼에도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기존 플라스틱과는 다르게 코코넛 껍질 미네랄 등 천연 자연물질을 섞어 만들기 때문이다. 석유를 가공해 만드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다.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 대신 일반 플라스틱에 뒤지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탕이나 국 등 온도가 높은 음식을 담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 가격도 PLA에 비해서는 저렴하다.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으로 만든 탕류 용기는 개당 303원. 일반 플라스틱은 285원으로 가격 차이가 비교적 적다. 

배민상회는 지난해 9월 9일~22일 2주간 친환경 포장용기를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제품은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고, 품질도 좋아 할인 행사가 끝난 지금도 찾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 민족을 통해 주문한 배달음식의 용기를 수거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수의 재활용 업체 및 재활용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부터 배달용기 수거 방식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용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는 “식품 배달에 주로 쓰이는 PP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재활용업계에서 이를 받을 여력이 없는 게 문제다. 같은 재질의 제품을 모아두면 재활용이 더 쉬워진다. 이 같은 이유로 우아한형제들이 직접 배달용기를 수거해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가맹점이 사용한 배달용기를 (우아한형제들이) 직접 수거하는 방식 등 배달용기 감축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다회용기 사용을 피하기 위해 배달용기 수거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배달업체가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이하 녹색연합)은 2020년 9월 17일~10월 6일까지 배달용 일회용기 사용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설문결과 응답자 750명 중 40%(300명)이 ‘배달 일회용기 처리 대책’으로 ‘다회용기 사용 확대 시스템 마련’을 꼽았다. 녹색연합은 2020년 10월 13일 해당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배달업계의 다회용기 사용을 촉구했다.

비용·위생 문제로 다회용기 사용은 어려워

전문가들도 다회용기 사용이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보다 나은 방안이라 보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은 “친환경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과 섞이면 외려 재활용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 1회용 플라스틱 과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배달업계도 다회용기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을 필두로 한 배달 플랫폼 업계는 다회용기 도입을 꺼리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다회용기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다시 배달료가 발생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도입 전에는 다회용기 사용이 가능했다. 배달 전문 음식점이 배달원을 직접 고용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각 배달마다 라이더(배달원)에게 배달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빈 그릇을 음식점으로 다시 배달하는 데에도 배달료가 든다”고 설명했다.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다회용기를 꺼리는 소비자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근교에서 배달 전문 요식업체 3곳을 5년간 운영해온 김모(52)씨는 “애초에 1회용기를 사용한 이유는 소비자가 원해서였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다회용기보다 1회용기가 비교적 위생적이라고 여기는 소비자가 많았다. 지금도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다회용기 사용을 환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도 많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작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다회용기 도입 보다는 1회용기 수거 등 다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장 다회용기 도입 계획은 없다. 재활용 업계 및 관련 단체와 협력을 통해 현실적인 1회용품 감축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 밝혔다.



신동아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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