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63세 모나미, MZ에게도 사랑받다

[책 속으로] 모나미153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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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09-2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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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240쪽, 1만7000원

    신동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240쪽, 1만7000원

    ‘모나미’를 하얀 몸통에 까만 뚜껑의 볼펜으로 기억하는 당신은 아마 나이가 지긋한 중년일 가능성이 높다. MZ로 대표되는 요즘 젊은이들은 ‘모나미’를 더는 300원짜리 값싼 필기도구로 여기지 않는다. 쓰는 것보다 색칠하는 도구로, 저렴한 볼펜뿐 아니라 선물하거나 소장하고픈 프리미엄 제품으로 여긴다. 모나미스토어에서는 보습학원 등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MZ뿐 아니라 더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친숙한 브랜드가 된 것이다. 63년 된 국민 볼펜 모나미는 이제 학생과 청년, 중장년층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브랜드로 변모한 것이다.

    책 ‘모나미153브랜딩’은 2008년 모나미에 디자이너로 입사한 저자가 모나미의 오리지널러티를 유지하면서도 디자인 싱킹을 접목한 브랜딩 전략으로 63년 된 모나미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기록이다.

    저자는 책에서 디자인 싱킹의 세 가지 조건으로 인간중심적 사고, 다른 생각이 아닌 확장된 사고, 그리고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는 관찰하기를 꼽는다. 모나미의 경우 고객에 대한 관찰을 통해 불편함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는 제품 개발을 지속해 왔다고 한다. 개성 넘치는 소비자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모나미153 볼펜을 만들 수 있도록 한 ‘153 DIY 존’과 14가지 잉크로 수천, 수만 가지 새로운 잉크를 조합해 낼 수 있는 잉크랩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눈에 띄고 화려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브랜딩 방식을 흉내 내기보다는 기존 브랜드 맥락과 부합하는 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회사는 이런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외쳐봐야 브랜드 맥락이 없다면 눈 높은 고객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저자는 트렌드에 맞게 기업을 변화시켜 계속 성장하려면 울타리 바깥 고객 설득에 앞서 우선 내부 고객, 사내 직원들과의 인터널 협업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마케팅팀과 이커머스팀을 맡고 있는 저자가 월례회의에서 임직원에게 마케팅과 브랜딩, 마케팅 전략을 설명한 자료를 토대로 쓰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63년 전통에도 중장년은 물론 MZ세대에게도 사랑받는 지금의 모나미에게 딱 들어맞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모호한 상실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작가정신, 308쪽, 1만6000원

    치매나 알코올의존증같이 ‘육체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심리적으로 부재’한 경우나, 자연재해나 참사로 인해 실종되는 것과 같이 ‘육체적으로 부재하지만 심리적으로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명백한 죽음 같은 완전한 상실은 단념하기 쉽지만 ‘모호한 상실’은 말 그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실’로 인해 더 오랫동안 상실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는 것. 책 ‘모호한 상실’의 저자 폴린 보스 박사는 “상실을 겪는 과정을 단계별로 분류하고 세밀하게 분석해 우리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모호한 상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독일은 어떻게 1등 국가가 되었나
    김종인 지음, 오늘산책, 348쪽, 1만8000원

    3·9 대선 이후 대화와 타협을 기본 원리로 하는 대의민주주의가 사실상 실종됐다. 극한 대결의 정치는 불가피한 것일까. 독일 뮌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일 전문가 김종인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이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나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로 ‘정치’를 꼽는다. 반성과 성찰, 혁신과 조화, 그리고 타협과 포용을 바탕으로 한 독일 정치 시스템이 지금의 독일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독일이 해낸 타협과 포용의 정치를 우리라고 못 할 이유는 없다. 저자는 “극단의 시대를 넘어서려면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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