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호

“민심 거스른 김한길·안철수 재보선 결과 떠나 사퇴해야”

허동준 새정치민주연합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입력2014-07-22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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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동민 전략공천 속내는 안철수의 박원순 견제
    • 기동민, 당 지도부 협박에 불출마 결심 바꿔
    • 권은희 광주 공천, 터무니없는 결정
    “민심 거스른 김한길·안철수 재보선 결과 떠나 사퇴해야”
    7·30재보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꺼내 든 기동민 동작을 전략공천 카드는 1991년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변인을 번갈아 맡으며 23년간 ‘동지’로 지내온 기동민-허동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다. ‘기동민 전략공천’이라는 당 지도부 결정에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반발하며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재보선 출마 기자회견장에 들이닥쳤고, 기 전 부시장은 쫓기듯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7월 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23년 된 ‘동지’는 온데간데없고, 전략공천이 일으킨 거센 후폭풍만이 불었다. 이틀 뒤인 7월 10일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가 예정된 이날 오전 그는 ‘7·30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 당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던데,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명분도 실리도 잃은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의 ‘패륜공천’에 똑같이 대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내가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회 균등’ ‘공정한 절차’와 같은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내세운 슬로건 중에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는 슬로건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문구다. 그런데 우리 당의 이번 재보선 공천 과정이 어땠나. 기회는 평등했나. 아니면 과정은 공정했나.”

    ▼ 기동민 전략공천 카드를 왜 꺼내 들었다고 보나.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대권을 노리는 안철수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기동민 선배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당선하면 박 시장이 광주에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 같다.”



    ▼ 애초 금태섭 대변인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여론조사 등에서) 금 대변인이 동작을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니까, 수원 영통으로 돌리고, 대신 박 시장을 견제할 요량으로 동작을에 기동민 카드를 꺼낸 것이다.”

    서울 동작을 출마를 준비했던 금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동작을에 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수원 영통 전략공천설이 나왔다. 그러나 금 대변인은 동작을 전략공천 파동이 한창이던 7월 8일 저녁 갑자기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평등·불공정한 전략공천

    ▼ 동작을 전략공천에 대한 당내 여론이 좋지 않다. 하지만 허 위원장이 대표실까지 점거하고 항의농성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주민과 당원의 뜻도 묻지 않고, 원칙과 상식을 무시하면서까지 자신들(김한길, 안철수)의 권력관계에 집착한 공천 결과를 순순히 인정할 순 없었다. 대표실을 점거하고 항의농성한 것은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달라는 정당한 요구였다.”

    ▼ 항의농성까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기동민 후보의 출마 회견까지 막고 나선 것은….

    “난 동민이 형이 동작을 출마 기자회견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꿈에서도 의심하지 않았다. 23년 동안 유지해온 관계가 있는데….”

    허 전 위원장은 기동민 전 부시장에 대해 선배, 형이란 호칭을 섞어 썼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기 전 부시장은 85학번이고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허 전 위원장은 87학번이다.

    ▼ 기동민 출마 기자회견장엔 왜 내려갔나.

    “대표실에서 농성하는데, 기 선배가 출마 회견한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나는 ‘그럴 리가’ 하면서 당원들에게 내려가 보라고 했다. TV를 켰더니 진짜 ‘수락한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 기자회견장에서 당직자를 밀쳐내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회견장에 내려갔더니 김근태 의장을 함께 수행했던 한 후배가 내 두 손목을 꽉 잡았다. 그 친구에게 잡은 손을 놓으라며 뿌리치는 과정에 그렇게 됐다.”

    7월 8일 인터넷에는 기동민과 허동준 두 사람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 상단에 올랐고, 허 전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 들이닥친 장면이 담긴 사진은 그다음 날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486세대 ‘동지의 난’이 크게 부각되면서 7·30 재보선 여론은 야권에 부정적으로 흘렀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다’고 표현하는가싶다.

    ▼ 기자회견장에 내려가서 기동민 후보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나.

    “동민이 형에게 호소하려 했다. 출마하면 다 죽는다고. 명분도 실리도 잃은 무원칙한 공천에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기동민과의 새벽 회동

    “민심 거스른 김한길·안철수 재보선 결과 떠나 사퇴해야”

    7월 3일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한다고 발표한 후 거세게 항의하는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

    ▼ 당에서 동작을에 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3일) 이후 그를 만났나.

    “일요일(6일) 새벽에 만났다. 종로구 인사동에서 새벽 2시 30분쯤. 광주에서 올라오는 길인 것 같았다.”

    ▼ 기 전 부시장이 만나서 뭐라고 하던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는 ‘마음을 (불출마 쪽으로) 상당히 정리하고 왔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데 얘기 끝에 스스로 미련이라도 없게 하려고 그랬는지 ‘나라도 출마하면 안 되겠느냐’는 뉘앙스로 묻더라. 그래서 내가 단호하게 얘기했다. ‘형, 당 지도부 한두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된 불공정한 공천을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그러면 우리 둘 다 죽습니다. 형과 나 사이의 23년 개인적 인연은 차치하더라도,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사람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렸습니다. 제발 잘 판단해주세요.’ 동민이 형은 나와 만난 뒤 고민 끝에 당 지도부에 ‘불출마 통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자 동민이 형에게 온갖 압박을 가하고 갖은 얘기로 협박했다고 들었다.”

    ▼ 어떻게 압박하고 무슨 말로 협박을 했다는 건가.

    “그건…. 나보다는 기동민 선배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 당에서 결정한 전략공천을 기 전 부시장이 거부했어야 한다고 보나.

    “기 선배가 애초 출마를 선언한 ‘광주를 지키겠다’는 초심을 지켰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동민이 형의 출마를 막고 나선 것이 아니다. 당 지도부의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한 공천에 항의하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달라고, 다시 논의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루만 보류해달라

    ▼ 8일 재보선 출마 선언 이후 기 전 부시장에게서 연락이 왔나.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 만났나.

    “‘나중에 보자’고 했다. 이번 일로 상처받은 지역 주민과 당원, 가족을 만나는 게 먼저다. 14년 동안 지역에서 동고동락한 당원과 주민에게 현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동민이 형을 잘 아는 가족도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당 지도부가 무능한 것은 알겠는데, 동민이 형마저 왜 그래’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 주말(12~13일)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뵈려고 한다.”

    ▼ 전략공천 결정을 전후로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로부터 연락은 없었나.

    “연락은 무슨…. 당 대표실에서 농성할 때조차 한 번도 안 온 분들이다.”

    ▼ 전략공천 결정에 앞서 사전에 별다른 언질은 없었나.

    “최고위원회의에서 기 선배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 선배와 얘기해볼 테니, 하루만 결정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도 그냥 발표를 밀어붙이더라.”

    ▼ 당에선 기동민을 전략공천한 이유로 ‘경쟁력’을 꼽았다.

    “기가 찰 노릇이다. 어떻게 경쟁력을 조사하더라도 내가 앞설 자신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당 지도부에 보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당시 여당에서 거론되던 김문수, 김황식 등 어떤 후보가 나와도 내가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당 지도부의 무모한 결정에 동의해주다니…. 지금도 왜 기 선배가 독박을 뒤집어썼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 공천권을 가진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결정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번 전략공천은) 철저하게 민심을 거스른 결정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뿐더러, 당원의 뜻도 거스른 결정이다. 당권을 쥐고 있다고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당원이나 국민이 그 같은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나. 정당은 국민 세금과 당원의 당비로 운영된다. 그런 정당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최소한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묻는 것이 원칙과 상식에 맞는 일이다. 대표실에서 농성한 이유가 ‘허동준에게 공천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민주적 절차를 지켜달라,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달라는 호소였다. 대화를 단절하고는 자신들이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정권 방식 아닌가. 7·30 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안철수, 김한길 두 대표는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저버린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 당 지도부가 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하던 기 전 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더니 이번에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했다.

    “점입가경이란 이런 경우에 쓰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국정원 댓글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 ‘외압’을 폭로한 당사자를 재보선에 공천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권 전 과장은 양심과 소신을 갖고 외압을 폭로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대한민국 양심의 표상과도 같은 분을 여야가 대립하는 정쟁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것이 옳은 일일까. (권 전 과장이)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의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겠나. 왜 자꾸 이런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리는지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은희 전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뒤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사건 외압 폭로의 대가로 권 전 과장을 공천한 것’이라며 ‘정치적 사후뇌물죄’까지 거론하며 정치 공세를 폈다. 7·30 재보선은 여권에 악재가 많아 야권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정운영의 총체적 난맥상과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그리고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부적절한 인선 책임론 등이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에서였다. 그러나 동작을 전략공천 파동에 권은희 전략공천에 대한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재보선 판세는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가 많다.

    14년간 벽보 한 장 못 붙여

    “민심 거스른 김한길·안철수 재보선 결과 떠나 사퇴해야”

    7월 8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이 국회 기자실에서 동작을 출마를 선언하자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기 전 부시장을 막아섰다.

    ▼ 타의에 의해 출마의 뜻을 접게 된 것이 이번이 네 번째인가.

    “그렇다. 2000년 총선부터 2004년과 2008년 총선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세 번의 전략공천, 그리고 한 번의 경선 패배로 지난 14년 동안 단 한 번도 출마 기회를 잡지 못한 허 전 위원장에 대해 당내에는 ‘벽보 한번 못 붙여본 안쓰러운 정치 신인’이란 동정 여론이 널리 퍼져 있다. 7·30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서울 동작을 주민 1만5000여 명이 ‘허동준 단독공천’을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한 것이나, 현역 국회의원 31명이 ‘허동준 단독 공천’을 요구한 것도 번번이 전략공천에 발목이 잡힌 그에 대한 부채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당 지도부가 서울 동작을을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결정하자 김부겸 전 의원 등 서울과 대구, 경북지역 지역위원장들까지 나서 한목소리로 ‘허동준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젊은 피를 수혈하겠다’며 당시 386세대(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정치 신인을 대거 발탁했다.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젊은 피’ 가운데 하나였던 허 전 위원장은 1987년 대학 입학 이후 줄곧 살아온 서울 동작을 출마를 준비했다. 그러나 새천년민주당 창당 과정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합류한 유용태 전 의원을 배려한 전략공천 탓에 출마의 뜻을 접어야 했다. 이후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허 위원장은 개혁당 대변인으로 유시민 대표와 함께 ‘노무현 후보 지키기’에 앞장섰다. 그는 개혁당이 열린우리당과 합당한 이후 치러진 2004년 총선에 다시 출마를 준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창당 때 재계 몫으로 합류한 이계안 전 현대카드 회장이 공천을 받았고, 그의 두 번째 도전 역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거물급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 깨끗하게 자리를 비워드렸다. 나중에 그분들이 지역을 떠나면 다시 지역위원장을 맡아 당원, 지역주민과 동고동락했다. 그렇게 해온 지 벌써 14년째다. 동작에 터를 잡고 산 지 28년이 다 돼간다. 아내가 경기도 안산에서 근무하는데, 동작에서 정치하려는 나를 위해 매일같이 출퇴근을 한다. 이번에 또다시 출마조차 못하게 돼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계안 전 의원이 탈당과 함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08년 총선 때 동작을은 전국적으로 가장 뜨거운 선거구로 급부상했다. 정몽준 의원이 울산 지역구를 떠나 서울 동작을로 옮겼고, 그에 맞서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후보가 상대로 나선 것. 대선주자급 후보들의 맞대결 구도가 짜이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그는 또다시 출마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12년 총선 때는 이계안 전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었다. 경선 과정에 당원 명부 앞뒤가 뒤섞여 일부 당원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명백한 불공정 경선 의혹이 일었지만 허 위원장은 근소한 표차의 패배를 인정했고, 결국 총선 출마 기회는 좌절됐다.

    恒初心, 放下心, 順天命

    허 전 위원장은 이번 재보선을 준비하면서 ‘진정 동작을 지킨 사람이 누구입니까’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그는 ‘지역주민과 꾸준히 소통하고, 지역발전을 함께 고민해온 사람, 지역주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을 이번 재보선에서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기동민 전략공천’에 가로막혀 또다시 좌절되고 말았다.

    ▼ 이번에도 출마가 무산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어쩌겠나. 하늘의 뜻에 따르는 수밖에.”

    허 전 위원장은 “정치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마음속에 아홉 글자를 늘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얘기한 아홉 글자는 恒初心(항초심), 放下心(방하심), 順天命(순천명)이다. 처음 가졌던 마음을 항상 유지하고, 마음을 아래로 내려놓아 욕심과 집착을 없애며, 하늘의 뜻에 따른다는 내용이다.

    아홉 글자는 최근 동작을 전략공천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설명해주는 듯했다. 기 전 부시장이 ‘광주 광산을 출마’라는 초심을 유지했더라면. 허 전 위원장이 ‘재보선 출마’라는 욕심과 집착을 일찌감치 내려놓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물론 기동민과 허동준 두 사람에게 이번 재보선 전략공천 논란의 책임을 모두 지울 수는 없다. 논란의 불씨를 당긴 사람은 따로 있고, 두 사람은 전략공천 결정에 운명이 갈린 당사자란 점에서다. 기 전 부시장은 ‘동지’를 밟고 공천권을 거머쥐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허 전 위원장은 또다시 ‘불출마’라는 원치 않는 멍에를 짊어지고 한발 떨어져 ‘동지’의 출마를 바라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7월 30일 재보선 선거일에 투표는 할 건가.

    “당연하다.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를 안 할 이유가 없다.”

    ▼ 누구를 뽑을 건가.

    “그것은….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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