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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하한가 공포에 질리지 말고 상한가 탐욕에 눈멀지 말라

‘주식농부’ 박영옥의 ±30% 시대 주식 투자 전략

  • 박영옥 | 스마트인컴 대표 pyok@hanmail.net

하한가 공포에 질리지 말고 상한가 탐욕에 눈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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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시간과의 싸움’

하한가 공포에 질리지 말고 상한가 탐욕에 눈멀지 말라
많은 투자자는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가격제한폭 확대는 그 자체로 주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보기 어렵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리스크가 커진 만큼, 효율적 가격 발견을 위한 건전한 변동성은 확대되고 비합리적 변동성은 억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적,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를 도입했기 때문에 장중 가격 급변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하루에 최대 30%까지 가격이 변동하면 사흘 연속 상한가 혹은 하한가를 칠 경우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날 수도,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은 좀 더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이후 그 영향이 대형주나 보통주보다 다소 소외됐던 중소형주 및 우선주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때문에 대안 투자처를 찾고 있던 투자심리와 맞아떨어져 나타난 현상인 듯하다. 미국 등 증시 선진국에선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 차이가 20~30%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50% 이상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를 계기로, 합리적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이 우선주를 제대로 대접해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대로 변동성 완화장치를 함께 도입해 가격 급변 위험성이 낮아졌고, 시장 차원에서는 서킷 브레이커스 제도가 개선돼 각종 불공정거래 발생 여지도 줄었다. 가격제한폭 ±15% 땐 주가가 상하한가에 근접하면 아예 제한가격까지 추종매매를 유도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상·하한가 굳히기’ 등 불공정거래가 종종 발생했지만, 이번에 상·하한가가 종전 대비 2배로 확대되면서 이러한 불공정거래를 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또한 가격제한폭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해 시장효율성을 키우고 거래도 활성화할 것이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98년 12월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로 넓어진 시기를 전후해 6개월간 코스피 시장 일 평균 거래량은 1억70만 주에서 2억4000만 주로 2배 이상 늘었다. 코스닥 시장도 2005년 3월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로 늘어난 이후 일 평균 거래량이 6개월간 3억6000만 주에서 5억7000만 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단기 리스크 확대 우려와 달리 거래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하겠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박 심리’가 증폭될까봐 걱정이다. 가격변동폭이 종전보다 2배나 커졌으니 잘만 하면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욕심이 환상을 부른다.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15% 변동폭도 대단히 큰 것이다. 하루 상한가 15%는 연이율로 따지면 무려 3675%에 해당한다.

가격변동의 진폭을 즐기려 해선 안 된다. 투자 성공의 요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루 진폭의 한계가 없는 미국은 어떨까. 주가 그래프를 길게 늘여보면 답은 자명하다. 주가가 아무리 널뛰기를 하더라도 주식의 본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선 시간만이 답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변동폭이 커진 만큼 시장은 더욱 합리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진폭을 노린 투기세력은 늘 존재한다. 이런 투기세력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기업 공부’를 많이 해 좋은 기업, 알찬 기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그다음은 장기 투자다. 어쩌면 투기세력보다 시간과의 싸움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확신이 필요한데, 이는 스스로의 투자 목적과 좋은 기업을 고르는 안목에서 비롯된다.

당초 가격제한폭 확대 초기에는 관망 심리로 인해 거래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주일 후부터는 거래가 오히려 늘었다. 고객예탁금이 무려 20조 원에 달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시장은 매우 활기에 차 있다. 이런 시기에 가격제한폭을 확대했기에 관성의 법칙에 따라 시장에선 현재의 활황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목에서 명심할 것은, 관성의 법칙이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스 사태도 버텨냈는데…

한국거래소가 5월 발표한 2014년 실적기준 증권시장 PER(주가수익비율) 및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비교해보자. 코스피200의 PER은 지난해 11.5배에서 올해 14.1배로, PBR도 같은 기간 1.14배에서 1.19배로 증가했지만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과 비교해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 평균 PER는 19.7배, 신흥국 평균 PER는 16배로 한국보다 각각 5.6배, 1.9배나 높다. 펀더멘털로 보면 우리 주식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당분간 사상 최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은 매우 양호해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튼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우리 주식시장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다만 6월 29일과 30일의 경우 그리스 디폴트 위기와 중국 증시 폭락에도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거나 복원력이 강했다.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저평가 메리트’가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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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 스마트인컴 대표 py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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