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개성 만월대 발굴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 트겠다”

정통 학자 출신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조성식 기자│mairso2@donga.com

“개성 만월대 발굴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 트겠다”

1/5
  • ● 파리 한국문화원 시설 개선하겠다
  • ● 한류 콘텐츠, 제작보다 활용이 더 중요해
  • ●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적극 대응해야
  • ● 영화산업, 대기업 의존도 너무 높다
  • ● TV 드라마 ‘선덕여왕’, 역사 왜곡 심했다
“개성 만월대 발굴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 트겠다”
최광식(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학자로 30년 가까이 교수생활을 해왔다.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효성여대 교수를 거쳐 1995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백발에 숯덩이 같은 눈썹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그의 구릿빛 얼굴엔 한국 고대사의 숨결이 서려 있다. 고려대박물관장, 한국역사민속학회장, 한국고대사학회장, 고구려연구재단 이사, 한국사연구회장 등을 지내며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냈다. 관운도 좋아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엔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을 지냈다.

인터뷰 자리엔 대변인과 정책보좌관, 각 국실 실무 책임자들이 배석했다. 배석자가 많으면 실무적 차원에선 도움이 되겠지만 장관이 소신발언을 하거나 자유롭고 편한 대화를 하는 데는 방해가 될 수 있다. 경험에 비춰 속 깊은 얘기를 나누기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한다. 그간 장관급 고위직을 여러 차례 인터뷰해봤는데 배석자를 단 한 명도 두지 않았던 사람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뿐이었다.

“장관이 되니 뭐가 좋으냐”는 첫 질문에 최 장관은 그야말로 실무적인 답변을 했다.

“고려대박물관장 시절 몇 가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못했어요. 그걸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돼서 해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을 하면서도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게 아쉬웠는데 장관이 된 후 다시 추진하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게 북한 개성에 있는 만월대를 발굴하는 일입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 힘이 커졌다는 뜻인가요?



“예산이나 조직이 크고 직위가 높아졌으니 영향력이 커지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내가 그간 해온 일이 한국문화의 대중화, 정보화, 국제화입니다. 관장 할 때나 청장 할 때나 장관이 돼서나 마찬가지예요. 다만 영역이 좀 더 넓어진 거죠.”

▼ 일부에선 대통령과의 인연 덕분에 장관이 됐다거나 ‘낙하산 장관’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글쎄 뭐 대통령과 인연 있는 분이 저뿐이겠어요? 인연 있다고 다 장관 하는 건 아닐 것 같고요. 그리고 낙하산은 위에서 내려오는 건데, 저는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을 거쳐 장관이 됐으니 밑에서 위로 올라온 거지요.”

이명박 시장의 전화

▼ 모처럼 실력을 갖춘 정통 학자가 문화부 장관에 부임한 것 같습니다. 그간 정치인이나 언론인, 대중 예술인이 많았지요.

“인문학자 출신으로는 이어령 전 장관(노태우 정부) 이후 제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분은 문학 전공이고.”

▼ 교수직은 휴직 상태인가요?

“예.”

▼ 몇 년째인가요?

“4년입니다.”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부임한 이래 죽 휴직 중이라는 얘기다. 그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 약간 얼굴이 상기되긴 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다.

“제가 고대사 전공인데요. 다행히 (고려대 사학과에) 고대사 전문 교수가 둘 있어요. 국립박물관장 할 때만 해도 가끔 주말에 학생들을 만나 세미나를 열곤 했어요. 그런데 (문화재)청장 하면서는 쉽지 않더라고요. 대전에 사무실이 있으니 (서울) 왔다갔다 하는 게 힘들죠. 장관은 워낙 일이 많고.”

그는 2007년 고려대박물관장 시절 ‘문화예술최고위과정’을 개설했다. 각계 저명인사가 많이 수강했는데 그중엔 이명박 대통령 부부도 끼여 있었다. 당시 최 장관은 이명박대선캠프 정책자문위원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장관 청문회 때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대통령의 은사로서 장관직을 받은 보은·낙하산 인사의 종결자”라고 비판했다.

최 장관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9년 전이다.

“2003년에 제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어요. 그때 한 일간지와 인터뷰하면서 몇 가지 방안을 얘기했습니다. 첫째, 국제심포지엄을 해야 한다. 둘째, 북한 유물을 포함해 고구려 유물 전시회를 열어야 한다. 셋째, 고구려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 날 이 인터뷰 기사를 보고 처음 전화한 분이 코리아파운데이션 권이혁 이사장이었습니다. 국제심포지엄을 도와주겠다면서. 두 번째로 전화한 분이 이명박 서울시장이었어요. 서울시 차원에서 심포지엄 예산과 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알고 지내게 된 겁니다. 그분의 요청으로 서울시 시정자문위원도 맡았죠. 실제로 서울시에서 많이 지원해줬습니다.”

1/5
조성식 기자│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개성 만월대 발굴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 트겠다”

댓글 창 닫기

2023/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