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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선거공약 재정 추계 발표토록 입법 추진’

취임 1주년 맞이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선관위가 선거공약 재정 추계 발표토록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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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1분기 더 갈 듯

▼ 대비책은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이미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방어벽을 많이 쌓았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일본과 잇따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올해 5월에는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의장국으로서 역내 자금지원제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기금(CMIM) 규모를 12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확대하면서 금융시장 안전망을 2중, 3중으로 마련했습니다. 과거에는 1년 안에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외채가 절반이었는데 지금은 33% 정도로 줄었고, 외환보유고도 3100억 달러 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로존 전체가 경착륙해서 파국이 오지 않는 한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외환위기 등과 같은 위기는 오지 않을 겁니다. 다만 유로존의 상황에 따라 수출과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감내해야 할 겁니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강만수 회장 등이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같은 발언을 했는데요.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저 역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어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 그래서 충격을 흡수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강 회장도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서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 아닐까 합니다.”



▼ 기획재정부에서는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는 낮아도 하반기에는 회복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전망했지만, 여기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6, 7월에 (경제와 관련한) 중요한 이벤트가 많아서 좀 지켜보긴 해야 합니다. 지난 주말 중국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고, 스페인도 제한적 구제금융을 받아들였습니다. 6월에만 해도 그리스 총선, 이란 핵협상과 제재, G20 정상회의,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거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차 양적완화(유동성 공급)를 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처럼 각국의 정책대응도 종합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당초 전망이 약간 지연되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밝히는 내용인데, 국내 경기의 상저하고가 약간 지연돼 ‘상저중저하고(上低中低下高)’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기 회복시점이 1분기 정도 늦춰질 뿐 당초 전망대로 하반기에는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하반기에 회복될 거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그때가 되면 유가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이 가시고 정리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 경제도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 중국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경기부양책을 쓰게 되면 그것이 국내 경제에도 활력을 줄 것으로 봅니다. 유럽이 지금의 유로 위기를 이겨내면 우리도 나아질 거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보면 올림픽 특수니 스마트폰3 출시 등은 작은 일일 겁니다.”

신용등급 A1 자부심 가져야

▼ 상저하고와 상저중저하고의 차이를 국민이 크게 느낄까요?

‘선관위가 선거공약 재정 추계 발표토록 입법 추진’

지난해 10월 파리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박재완 장관 (오른쪽)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그런 전망의 차이를 당장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산업 분야가 있습니다. 두 가지 전망은 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차이입니다.”

▼ 지난해 11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올해 4월에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재정과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렸는데요. 임기 안에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긴 했습니다만.

“지난 1년 동안 A레벨 이상 등급 국가들의 신용등급 변동 내역을 보면, 등급 강등은 40여 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드물게 상향 전망이 나왔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2곳이 상향조정한 것에 대해 온 국민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해요. 피치는 일본을 우리와 같은 A+ 등급이면서도 전망은 더 낮게 평가했습니다.”

▼ 신용평가사들이 그런 평가를 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부의 경우 재정건전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느 나라보다 빨리 회복세를 보인 데다 2011년 광복절에 이명박 대통령이 균형재정을 맞추겠다고 발표한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대개 정치인들이 임기 내 빚을 많이 내서 많이 쓰고 인기를 얻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데, 한국이 지난해부터 긴축기조로 간다고 하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닐까요.

둘째는 대외건전성 지표가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석유 철강 곡물류 등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이므로 대외 충격을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어느 정도 체질 개선을 했고, 완충장치도 갖췄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이 실제 능력보다 과소평가되는 것은 북한과 붙어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입니다. 아마도 북한만 없었다면 우리도 ‘더블에이’(AA) 등급이라는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겁니다. 세계적 경제위기라는 역풍을 맞고 있으면서 지금 같은 평가를 받는 것만 해도 자부심을 가질 만합니다. 물론 순풍이 불 때보다 기록이 못하니 서민들이 힘들어하는 건 당연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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