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그치지 않았다
색색의 아이들이 교문을 나섰다
병아리 몸짓의 인사말조차
들리지 않았다
물살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문구점
간판이 물풀처럼 흔들렸다
자동차가 길게 줄을 서서
수만 년 전 비단잉어의 이동로를 따라
느릿느릿 흘러갔다
물거품으로 떠다니는 꽃향기 속
수심을 유지하는 부레 하나
박제된 듯 정지해 있었다
위이잉, 닫혔던 귀가 열렸다
아이를 기다리던 엄마가 환해지며
비늘 없는 작은 손을 잡았다
꽃무늬 빗물이 찬란한
누구나 헤엄쳐 다니는 봄날이었다
*김유섭 시집 ‘찬란한 봄날’(푸른사상, 201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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