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곳에 진보정당의 띠를 두르고 도전하는 김도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김 후보는 1965년 속초에서 태어나 속초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입학, 1988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대북정책총괄담당, 국방부 북한정책과 과장을 거쳐 2016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으로 일했다. 2018년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9·19 남북 군사합의를 이끌어내는 공을 세웠다. 2020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35대 사령관으로 2년간 근무 후 퇴직, 이듬해 9월 민주당에 입당해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수석 부위원장과 국방 대변인을 맡았다.
“2년간 모든 분야 퇴행, 위기감 느껴 출마 결심”
22대 총선에서 속초·인제·고성·양양에 출마한 계기는.“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퇴행을 거듭해 왔다. 정치·경제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교 및 안보 분야의 퇴행으로 큰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은 어떤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됐다. 이런 상황은 지켜보기 힘들어 출마했다. 또한 설악권 지역은 남북 접경지역이고 6·25전쟁 수복지구다. 지역 주민들이 정전협정 이후 70년간 각종 군사적 규제로 인해 기본권 제약을 받아왔다. 어려운 시간 보내온 설악권 주민을 위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저를 현실 정치에 발을 들이게 했다.”
35년간 군 생활을 했는데, 대북정책 전문가로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한다면.
“국방부 정책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담당한 일이 대북관계 업무, 국가 위기관리 업무였다. 그러다보니 항상 전쟁과 평화를 함께 들여다봐야 했다. 대북정책과 군사협상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 상태를 만드는 데 구실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접경지역 일대에서 군사적 안정성 유지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때 9·19 군사합의에 깊이 관여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9·19 군사합의 폐기를 검토하고, 합의 내용을 폄하했는데 그런 것들은 전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접경지역 적대행위가 9·19 군사합의 이후 줄었는데 지금은 5년 전 긴장 상황으로 돌아가 버려서 안타깝다.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적대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은 좀 더 균형감 있게 바뀌어야 하고, 국민들이 전쟁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남북 간 최소한의 소통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남북 소통 채널이 완전히 차단된 사례는 없었다. 전쟁 중에도 협상을 한다.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해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기본 덕목이다.”
2023년 9월 민주당에 입당한 이유는.
“현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 미국 중심의 일방 외교 방식은 대한민국의 환경적 요소를 고려할 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문제, 2022년 연말 무인기가 서울을 배회한 사건,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 절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주와도 같은 호주 대사 부임 등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이 균형있는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민주당에 입당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겸 국방 대변인으로 일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출마했지만 지금도 직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당의 입장은 한반도를 평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6·25전쟁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명제다. 현재 동아시아는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 러시아 등 인근 국가의 군사 갈등이 지속되고,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 또다시 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내외적으로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의견을 제시하려 한다.”
2018년 10월 26일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오른쪽)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사 규제로 침해된 주민 기본권 되살릴 것”
김 후보는 3월 13일 속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권 메가시티’ 5대 공약을 밝혔다. 그는 “속초·인제·고성·양양과 협력해 ‘평화·관광 메가시티 육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설악권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속초항 수출입 전용 항만, 인제 산림특화단지 추진, 고성 평화경제특구, 양양 북방물류단지 조성을 제시하고, 동서고속화철도 속초역사 지하화와 고성 직결노선 반영, 동해북부선 정거장 변경, 제진역 국제정거장 추진, 고속도로 접근망 개선 등 교통망의 획기적 개선과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약속했다. 이 밖에 접경지역에 대한 속초 편입, 민통선 출입 간소화, 관광자원 활성화와 군사시설 규제 완화 및 피해 지역 보상 강화,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설악∼금강평화지대 조성 등 여러 공약을 제시했다.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
“당선되면 국방·안보·대북 전문가로서 국방위원회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평화가 경제다’라는 슬로건 아래 접경지인 설악권 지역의 민생경제도 긍정적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접경지라는 환경 때문에 군사적 규제가 많았는데, 이런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해 지역 주민들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이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이양수 후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양수 후보는 지역사회 후배지만 정치 선배다. 현실 정치 감각이 있고, 다년간 방송 활동으로 언변이 능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경쟁자다. 우리 지역은 20년 이상 보수 후보들의 텃밭이었다. 그간 유명무실한 슬로건만 난무했고, 지역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설악권 지역의 변곡점이 필요한 때고,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변화와 혁신을 제가 앞장서서 일으켜 지역 주민들 염원을 이루려 한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한 말씀.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고 지켜줘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전 분야의 퇴행을 지켜보면서 나라가 쪼개지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정치는 더는 안 된다. 선거 때만 되면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남발하는 그런 정치 말고, 설악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실질적 책임정치를 보여드리겠다.”
신동아 4월호 표지.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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