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금의환향 ‘연어’ 방문규, 남경필 선거구 탈환 나서다

[2024 총선_판 뒤집기 노리는 사람 15人] 경기 수원병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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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04-0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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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옷을 입고 마치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젠 관료가 아닌 자신이 태어난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로. 방문규(62) 경기 수원병 국민의힘 후보 이야기다. 그는 1962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쭉 이 지역에서 다녔다. 두뇌가 명석했다. 수원 최고 명문 수성고를 나와 서울대 인문대학에 입학했다. 198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사회 초년생 시절 출퇴근도 수원에서 했다. 직이 바뀌며 고향을 떠났고, 경제전문가로 거듭났다.

    서울로 간 수원의 수재는 성공적 커리어를 쌓았다. 보수·진보 정부를 막론하고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 박근혜 정부 때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보건복지부 차관, 문재인 정부 때 한국수출입은행장, 윤석열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경기 수원병은 팔달구 전 지역에 해당한다. 수원에서 유일하게 일반구와 선거구가 일치하는 구역이다. 방 후보가 고향을 떠날 무렵만 해도 이곳은 보수의 ‘텃밭 중 텃밭’이었다. 남평우·남경필 부자(父子)가 도합 7선을 달성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20·21대 총선에서 내리 더불어민주당 후보(김영진 의원)가 승리를 거뒀다. 이젠 보수의 ‘험지’다. 방 후보는 변한 고향을 다시 보수의 땅으로 돌려놔야 한다. 방 후보가 돌아와 바라본 고향 풍경은 ‘지체(遲滯)’다. 그는 “수원병은 원도심에 해당한다. 영통·광교 등 신도시에 비해 상권, 문화, 복지 시설이 너무나 낙후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방 후보는 캐치프레이즈로 ‘천지개벽 팔달’을 내세운다. 작게는 수원병, 크게는 보수의 험지가 된 수원 전역의 판을 뒤집겠다는 포부다. 그가 느끼는 민심 역시 ‘변화’를 바라고 있다.



    “2016·2020년 총선 연속으로 우리 당이 수원 지역구 5곳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8년간 변한 게 없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넘친다. 수원시민은 변화에 목마르다. 특히 수원병 시민은 ‘이곳이 원래 수원의 중심이었는데, 이렇게 쇠락하도록 방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말한다. 이러한 발전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향 발전을 위해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선을 노리는 김영진 의원이다. ‘친명계’로서 당내 입지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치 초년생’ 방 후보로선 쉽지 않은 맞수다. 중앙 관료 출신으로서 지역 정치와 떨어져 있었다는 약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방 후보의 승부수는 ‘전문성’, 그리고 ‘진정성’이다.

    “정치에선 초보지만 정권을 막론하고 경제, 산업, 금융,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이러한 경험이 수원의 발전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믿는다. 또 지역에 대한 ‘진정성’으로 시민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지역 무대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수원은 내 성장 과정 자체다. 수원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사람 가운데 첫 장관이기도 하다. 수원을 살기 좋은, 균형발전 도시로 만들어달라는 시민들의 강한 욕구를 느낀다. 최대한 많은 시민을 만나며 나를 알리고, 변화에 대한 진심을 나눠서 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문화일보가 3월 30~31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경기 수원병 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에게 무선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은 12.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결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4%로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30%)를 앞섰다.





    2024 총선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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