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호

‘존엄하게 죽을 권리’는 누가 어떻게 행사해야 하나

[책 속으로 | 책장에 꽂힌 한 권의 책] 우리에게 안락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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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2-12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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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틴 부이선 지음, 김영수 옮김, 인간희극, 160쪽, 1만6800원

    마르틴 부이선 지음, 김영수 옮김, 인간희극, 160쪽, 1만6800원

    ‘9988234’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살다 2~3일 앓다 죽고 싶다(死)는 ‘건강 장수’의 소망을 압축한 표현이다. 그러나 삶의 시작이 ‘태어나고 싶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듯, 삶의 종결 역시 ‘이제 그만 살겠다’는 개인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수명은 오직 신만이 안다”는 ‘인명재천(人命在天)’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어떻게 생을 마감할 것인가’하는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고령자의 경우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심부전과 심한 요통에 시달리는 고령의 노인이 가족과 의료진에게 “더는 고통받고 싶지 않다”며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호소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현행 우리나라 법체계에서는 그 같은 부탁을 결코 들어줘서는 안 된다. ‘자살 방조’ 또는 ‘살인’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나라가 있다. 2002년 4월 1일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안락사’를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면서도 엄격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면책이 가능한 예외적 의료 행위로 ‘비범죄화’했다. 책 ‘우리에게 안락사가 온다’는 네덜란드식 안락사법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회적 이해당사자들의 치열한 논쟁을 담은 책이다. 지구 반대편 네덜란드 사례이지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

    스티븐 G. 맨디스 지음, 김인수 옮김, 세이코리아, 496쪽, 3만5000원



    레알 마드리드는 FIFA가 뽑은 ‘20세기 최고 축구 명문 클럽’이다. 이뿐만 아니라 포브스가 2024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축구 클럽’으로 선정했을 만큼 경영 측면에서도 명성을 쌓아 왔다. 2024년 기준 레알 마드리드의 추산 가치는 한화 9조300억 원에 이른다. 이 책은 레알 마드리드가 축구 명가를 넘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는지를 해부한 책이다. 조직을 하나의 목표로 단결시키고, 일관성 있는 태도로 가치를 추구하며,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문화가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핫플레이스를 만드는 플레이어들

    신지혜 지음, 와이즈맵, 368쪽, 2만5000원

    명동과 강남 등 전통적 번화가 대신, 익선동과 도산공원, 신당동과 연희동 등 작지만 개성 있는 골목길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지역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배경에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골목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낸 ‘플레이어’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 전문가인 저자가 전국 12개 핵심 상권과 500여 개에 이르는 매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핫플레이스’를 만들어낸 플레이어들이 지역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공간과 메뉴, 비주얼과 경험을 어떻게 구현해 왔는지 상권 형성에서부터 확장에 이르기까지 ‘핫플 생태계’ 조성 메커니즘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정재철 지음, 원더박스, 272쪽, 1만7000원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심각한 정보 왜곡에 빠져 ‘음모론’을 추종하는 경우가 있다. 음모론에 빠진 사람의 특징은 ‘자신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몇 가지 단편적 정보만으로 성급하게 결론짓기 좋아하는 사람이 음모론에 쉽게 빠진다. 그렇다면 음모론에 빠진 사람과는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성적 반박은 오히려 관계 악화를 가져오기 쉽다. 저자는 “논쟁보다는 공감, 무시보다 존중”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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