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호

LED, 빛의 지각변동

  • 류현정 / IT칼럼니스트 dreamshot007@gmail.com

    입력2009-04-30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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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D, 빛의 지각변동

    1월7일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 개막에 앞서 선보인 천장 회전리프트형 LED전광판.

    인류 최초의 조명은 등불이다. 인간은 부싯돌로 불을 만들어 밤하늘을 밝혔다. 산업화 이후 인류는 자연광을 대신할 인공 광원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대목에서 발명가 에디슨이 등장한다. 백열등이라는 빛을 얻은 이래 광원은 부의 원천이었다. 에디슨이 백열등 사업화를 위해 설립한 에디슨전기는 100년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모체가 됐다.

    21세기 인류의 광원은 또 한 번 지각 변동을 한다. ‘빛을 내는 반도체’ LED(Light Emitting Diode)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LED TV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주식시장에선 녹색성장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LED업체가 거론된다. 사무실 조명에서 휴대전화 액정까지 빛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나 LED가 자리를 넘본다.

    LED는 말 그대로 ‘빛을 내는 화합물’이다. 전압이 걸릴 때마다 발광하는 반도체 소자다. LED의 매력은 전력 소모량이다. 일반 전구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정부가 백열전구를 LED로 대체하기 위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관련업체 주가는 과열양상까지 띠었다. 더욱 주목할 것은 LED 기술을 응용하거나 융합할 수 있는 영역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LED는 디지털기기 광원에서 농어업용 조명, 대형빌딩 조명, 가로등, 의료용 조명 등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백열전구 대신 LED 조명으로 딸기와 국화, 들깨 등을 키우는 실험을 진행했다. 전력소모량은 70~80% 줄고, 작물의 생산량과 상품성은 20% 이상 높아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LED 집어등을 개발했다. 고기잡이 배에 설치된 LED 조명이 오징어와 갈치 떼를 유인한다. 역시 전력사용량은 80% 감소했고 어획량은 10% 늘었다.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은 벽면 전체에 6만9000개의 LED 조명을 붙여 거대한 디지털 캔버스를 만들었다. 26개 그래픽 영상이 매일 밤 5시간씩 번갈아 나타난다. 기존에는 막대한 전력비 부담으로 엄두도 못 내던 장관이 연출되는 것이다. 연세대 스마트의류기술연구소는 광섬유와 LED를 결합해 주변 환경이나 분위기에 맞춰 옷의 색채와 무늬가 바뀌는 원피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LED는 전력소모량은 매우 낮지만 단가 자체가 높다. LED TV는 같은 크기의 LCD TV보다 70만~130만원 비싸다. 특히 우리나라는 LED 소자를 만드는 원천 특허가 부족하다. 니치아, 크리, 오스람, 루미레즈, 도요타 고세이 등 빅5가 이미 촘촘한 특허 그물을 쳐놓았다. 백색 LED를 만든 일본 니치아는 국내 LED업체를 상대로 줄기차게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세상의 수많은 조명과 색깔이 LED로 바뀐다고 가정해보라. ‘제2의 반도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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