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의 적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가상현실은 온라인 게임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컴퓨터 그래픽인 허상(virtual)이다. 반면 증강현실은 ‘증강(수, 양을 늘려 강하게 함)’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현실에 부가적인 정보나 의미를 보강하는 것을 뜻한다. 미래의 배낭족이 전혀 모르는 곳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이유는 특수 안경을 끼면 지리정보, 여행정보와 같은 부가 정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은 차세대 IT 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국의 유력 IT 조사기업 가트너가 10대 미래 기술 중 하나로 증강현실을 꼽았다. 최근엔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 증강현실 응용 프로그램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증강현실의 적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일본 소프트웨어 회사가 개발한 ‘세카이 카메라(SeKai Camera)’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물체를 인식하고 사전에 저장된 정보를 제공해준다.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제작사인 소니는 증강현실을 적용해 애완동물 키우는 게임을 내놓았다. 마치 홀로그램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애완동물은 주위 사물과 사람, 즉 현실과 반응하며 소리도 따라 하고 그림도 그린다. 쇼핑할 때도 편리하다. 번거롭게 탈의실에 들락날락하지 않고도 가상으로 여러 벌의 옷을 갈아입어볼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의 광고에 웹 카메라를 대면 3차원 동영상 광고로 바뀔 수도 있다.
증강현실이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로 학습 분야다. 백과사전을 넘길 때마다 실사 화면과 컴퓨터그래픽이 혼재돼 나타난다고 생각해보라. 어렵고 복잡한 화학 분자 구조도 입체적인 애니메이션 덕분에 쉽게 이해될 것이다. 실제로 교육학계에선 일명 ‘매직 북’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복잡한 전선을 조립하거나 자동차 엔진을 수리하는 일도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훨씬 쉽다. 해당 순서에 맞는 조립품과 끼워 넣어야 할 위치를 가상으로 보여주면 초보자도 숙련된 엔지니어만큼 수월하게 일을 해치울 수 있다.
기술의 진화로 인류의 학습 속도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 덕분에 정보를 손쉽게 찾고 증강현실 기술 덕분에 학습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왜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과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학습 속도가 빨라진 만큼 기술의 진화에도 더 큰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