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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버린 천재 음악가 정추 外

북한이 버린 천재 음악가 정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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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그들이 본 임진왜란 _ 김시덕 지음, 학고재, 240쪽, 1만5000원


북한이 버린 천재 음악가 정추 外
동상이몽(同床異夢). 함께 행동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통신사 파견을 대하는 조선과 일본의 태도를 동상이몽의 대표적인 사례로 생각한다. 조선은 군사력만 강한 야만적인 섬나라 오랑캐를 주자학으로 감화시키려 했다. 반면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굴복시켰다는 기본 전제 하에 통신사는 조선이 일본의 무위(武威)에 복속됐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조선 관리들과 직접 교섭을 하던 학자이자 외교관 아메노모리 호슈처럼, 통신사에 대한 조선의 생각을 잘 아는 이도 있었다. 호슈는 세계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적 전통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국가 간 분쟁을 억제하고 일본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711년 통신사 방일 당시 호슈와 대립한 막부 관료 아라이 하쿠세키는 조선을 침략한 히데요시를 ‘제거해주고’ 조선과 국교를 ‘맺어줌으로써’ 조선에 평화를 ‘가져다준’ 도쿠가와 막부의 ‘재조지은(再造之恩)’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 조선은 신뢰할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이후 일본 역사에서 위인으로 칭송받은 것은 하쿠세키였으며, 호슈의 존재는 오랫동안 잊혔다.

조선의 통신사 파견과 같은 외교적인 노력이 무의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호슈 같은 사람과는 우호적으로 교섭하고 하쿠세키 같은 사람과는 냉철하게 외교전을 벌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필자는 통신사들이 남긴 문헌을 읽으며 ‘호슈 유’는 소인배로 얕보고 ‘하쿠세키 유’에 대해서는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당대 관원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조선 역사 속에서는 일본에 대한 냉철한 대응과 조선에 대한 냉정한 성찰을 보여준 사례도 여럿 발견된다. 조선 전기 관료였던 신숙주는 왜구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진력하면서, 일본의 인문지리를 상세하게 분석하고 일본 교섭의 근거 자료를 꼼꼼하게 정리한 ‘해동제국기’를 남겼다. 그의 유언은 “원컨대 일본과의 화의를 잃지 마소서”였다. 임진왜란 당시 국정을 담당한 류성룡은 신숙주의 이 같은 유언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일본과의 외교에 실패했다는 자기반성을 ‘징비록’ 첫머리에 적고 있다. 그리고 침략에 이르는 당대 일본의 역사를 개괄하고 조선의 방위상 실패점을 차분하게 기록한다. 류성룡은 ‘징비록’에서 일본을 ‘왜’가 아닌 정식 국호 ‘일본’으로 호칭한다. 임진왜란을 왜구가 일으킨 한때의 난리가 아니라 일본이라는 국가가 일으킨 장기간의 국제전쟁으로 인식한 것이다.

상대에 대한 무지와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에서 오는 전략의 결여가 초래하는 비극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무수하게 발견된다.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전근대 일본인들의 생각을 아는 것은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실용적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들을 용기가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김시덕│일본문헌학자│

멀티 유니버스 _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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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우주는 유일한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인기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서술을 통해 우주의 비밀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창한 천동설부터 현대 천문학자 허블이 밝힌 빅뱅이론까지, 수천 년에 걸쳐 이뤄진 우주론의 역사를 개괄한 뒤 현대 우주론의 역사를 끌어가고 있는 9가지 다중우주 가설(누벼 이은 다중우주,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브레인 다중우주, 주기적 다중우주, 랜드 스케이프 다중우주, 양자 다중우주, 홀로그램 다중우주, 시뮬레이션 다중우주, 궁극의 다중우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이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초끈이론 등도 과학 문외한의 눈높이에서 풀어준다. 김영사, 575쪽, 2만5000원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 _ 다치바나 다카시·NHK 스페셜 취재팀 지음, 이규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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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저명 언론인인 저자는 2007년 방광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 및 치료 등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다양한 취재를 바탕으로 ‘암과 생명에 관한 지적 탐구’를 시작했다. 그가 2008년부터 일본 ‘문예춘추’에 게재한 수기와 2009년 11월 NHK에서 방송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내용을 함께 엮은 책.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1)방광암 선고 (2)주치의와의 대화 (3)암 수술 (4)방광암의 정체 등으로 나눠, 처음 혈뇨를 발견했을 때부터 PET검사, 생체 검사, 수술과 수술 전후의 치료 과정 등까지 생생한 내레이션 형식으로 서술했다. 또 암유전자 RAS를 최초로 발견한 로버트 와인버거 교수, 암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 1인자 마이클 클라크 교수 등 암 분야 권위자들의 견해와 최첨단 자료를 수집, 암의 발생기전과 현재 의학의 한계까지 다뤘다. 청어람미디어, 328쪽, 1만8000원

프로이트와 이별하다 _ 스티븐슨 본드 지음, 최규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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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깊은 잠을 깨우는 융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카를 융은 스승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다진 인물이다. 또 ‘개인 무의식’을 밝혀낸 프로이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류가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 이른바 ‘200만 살 된 남자’를 밝히려 했다. 융에 따르면 인류는 원형 무의식을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그는 이것을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지혜의 보고이자 영감의 원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미지의 힘이라고 여겼다. 융에 따르면 신화는 집단 무의식이 발현된 결과이며, 해몽 역시 인류가 유사한 꿈의 패턴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 등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삶과 신화적 상상력의 균형을 이뤄낼 것인지 고찰한다. 예문, 412쪽,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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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송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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