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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고 싶다고? 인성人性 죽이고 신성神性 받아라

명리계 고수 청원도사

운명을 바꾸고 싶다고? 인성人性 죽이고 신성神性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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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원 선생은 운명 예측 분야에서 첫손에 꼽히는 고수다. 사주팔자를 보면 그림이 나타난다. 물상명리학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신입사원 뽑을 때 운명을 보게 한 제산 박재현의 제자다. 명리학 고전을 섭렵한 후 도교 경전 옥추경의 구령주를 외우면서 영발(靈發)을 얻었다.
운명을 바꾸고 싶다고? 인성人性 죽이고 신성神性 받아라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가능할까? 예측에도 여러 차원이 있다. 우선 밤과 낮이다. 밤이 오면 그 다음에는 낮이 온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다. 반복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다. 사계절의 순환도 그렇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온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다. 사시(四時)가 순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일식(日蝕)과 월식(月蝕)도 예측할 수 있다. 이건 계산이 좀 복잡한 영역이다. 일반인은 예측할 수 없지만, 수학적인 계산과 행성의 궤도를 아는 천문학자는 미리 알 수 있다. 일식과 월식을 예측한다는 것은 고대 사회에서 대단한 권력에 속했다. 일식, 월식보다 더 복잡한 예측이 바로 주식 시세다. 주가 예측 이거 쉽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그래프가 있다. 분석가들은 수십 개의 그래프를 놓고 보면서 나름대로 예단(豫斷)한다. 예측의 적중도는 돈과 비례한다. 예측이 바로 돈이 되는 세계가 주식시장이다.

운명을 예측할 수 있나?

주가 예측이 3차원의 예측 영역이라면 인간의 운명은 4차원의 예측 영역에 속한다. 과연 인간의 운명을 미리 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인류는 불가능한 이 영역에 계속해서 도전했다. 이 도전그룹이 바로 도사(道士)들이다. 내로라하는 도사들이 오랫동안 고생해서 만들어낸 그래프가 바로 사주팔자(四柱八字) 시스템이다. 사주팔자는 문자 그대로 4개의 기둥(柱)과 8개의 글자다. 그 사람의 태어난 연, 월, 일, 시가 바로 4개의 기둥이고, 1개의 기둥에 2개의 글자가 붙어 있으므로 합하면 여덟 글자가 된다. 예를 들어 2012년 7월 4일(양력) 정오에 태어났다고 한다면 임진(壬辰)년, 병오(丙午)월, 병인(丙寅)일, 갑오(甲午)시가 된다. 이게 4개의 기둥과 8개의 글자다. 어머니 배 속에서 나와 탯줄을 자른 그 시간에 찍힌 바코드라고 보면 된다. 배 속에서 나와 탯줄이 잘리는 순간에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데, 이때 말하는 우주의 기운이라는 것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의 기운을 의미한다. 그 순간에 천체에 어떤 별들이 어떤 각도로 떠 있었는지를 간단하게 도표로 정리한 것이 바로 ‘사주팔자’다. 우선 해와 달이 어떤 각도에서 비추고 있었는가. 그다음에는 수성 화성 목성 금성 토성이다. 태양계 내에서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별이 이 일곱 개다. 육안으로 보이니까 영향력이 그만큼 강하다. 이외에도 무수한 별이 있지만, 너무 복잡하니까 계산에서 제외했다. 제대로 하자면 이 무수한 별자리의 영향력도 계산에 넣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도표를 만들 수 없다. 도표는 간단할수록 효용가치가 높은 법이다. 가장 간단한 도표가 바로 육십갑자(六十甲子)로 생년월일시를 표시한 것이다. 육십갑자로 생년월일시를 표시한 것은 탯줄 끊는 순간 하늘의 별들로부터 체내로 들어온 기운을 도표로 알기 쉽게 표시한 것이다. 이걸 보고 운명의 전개 과정을 추론해보는 것이다. 사주팔자는 운명이라는 범인을 추적하는 데 있어, 최소한도의 단서라고 보면 된다. 이 단서 몇 가지를 보고 종적을 감춘 범인을 쫓아가서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무나 탐정 하는가? 실제로 해보니까 100% 맞는 것도 아니다. 부분만 들어맞는다. 이거라도 어디인가?

그런데 막상 사주팔자에 들어가면 이 도표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도식적인 결론만 나올 수 있다. 도표를 보는 데는 영발(靈發)과 직관(直觀)이 플러스알파로 가미돼야 한다. 같은 도표라도 이 도표를 보고 운명을 풀어내는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즉 직관이 발달한 도사가 풀어내는 것과 필자와 같은 책상물림이 원론적인 내용만 풀어내는 수준은 차이가 크다는 말이다. 사주를 제대로 보려면 이론과 영발이 모두 필요하다. 쌍권총을 차야 한다는 말이다. 한쪽으로 명리학의 고전을 섭렵하고 그 다음에는 영발을 키워야 한다. 책상물림의 단점은 영발이 약하다는 점이다. 학교 다닐 때 시험공부하던 식으로 명리서(命理書)를 달달 외울 수는 있지만, 영발이 없으니까 원론적 수준에서 해석이 맴돌고 만다. 차트를 깊이 있게 읽어내지 못한다고나 할까. 이론만 가지고는 절대로 족집게 도사가 배출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신인합발(神人合發)’이다. ‘신과 인간이 협력해서 발동을 건다’는 뜻이다. 신과 인간의 협력. 이거 간단치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력(神力)을 끌어다 쓸 것인지가 문제다. 영발을 과연 어떻게 키울 것인가? 그리고 과연 영발의 세계가 있는 것인가?

영발(靈發)을 키우는 방법



이 문제와 관련해 청원(淸遠) 김용백(金容伯·57) 선생을 만났다. 필자가 볼 때 청원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명리계(命理界)의 고수. 서울 청담동에 사무실이 있기는 하지만, 한 달에 10일만 서울에 머무른다. 나머지 시간엔 전국의 명산과 대찰(大刹)을 돌아다니며 유유자적하면서 쉬기도 하고 기운이 나면 기도를 한다. 전국의 명산을 1년 열두 달 순례하기에 만나기가 쉽지 않다. 10여 년 전부터 인연이 있어서 교류해온 관계인데, 필자가 2003년 출간한 ‘사주명리학 이야기’의 어떤 챕터는 청원이 알려준 정보를 참고해서 쓴 것이다. 이번에는 마침 덕숭산(德崇山) 수덕사(修德寺)에 잠시 머물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 수덕사 종무소 옆에 새로 지은 다실(茶室)에서 만났다. 이 다실은 홍송으로 지었기 때문에 품위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문을 여는 순간에 실내에 배어 있던 소나무 향이 코를 찌른다. 소나무 냄새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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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동양학자, 칼럼니스트 goat1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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