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을 계기로 고3 학생들은 새로운 삶의 선택 기로에 선다. 시도는 경험을 만들고, 그 경험이 쌓여 자신이 생각했던 미래로 가는 것이다.
당시 나는 25세(대학교 3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휴학도 많이 해서 보통의 여학생과 달리 꽤나 오랜 기간 학교를 다녔다)였는데, ‘왜 해외까지 나가서 그런 일을 하느냐’ ‘회사에 취직이나 해라’ ‘시집이나 가라’는 주변의 걱정과 비난을 들었다.
그래도 친구와 나는 “우리가 지금 아니면 해외에 가서 살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젊을 때 한번 가보자, 딱 1년만 있어보자” 하는 마음을 먹고 말레이시아에 가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냥, 시작해보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친구는 빚이 늘었고, 나는 한국에 돌아왔으며 빚을 갚기 위해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철없는 그 시절의 그 경험은 이후 내 삶의 밑거름이 됐다. 무슨 일이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가짐을 갖는 습관을 들인 것도 어렵게나마 해외에서 살아보려고 한 경험 때문일 것이다.
늦은 시작이란 없다
경험의 시작은 생각이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경험이 된다. 그런데 어떠한 시도든 항상 두려움과 같이 온다. 그래서 아예 시작을 못하거나 새로운 경험 앞에서 주저하게 된다. 새로운 세상과의 접촉은 언제나 두려운 법이다. 그래도 그러한 시도가 모여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그 경험이 쌓여 내가 생각했던 미래로 가는 것이다.
나도 이 경험 덕에 해외에서 살려면 한국에서 직장이 있어야 하고 돈을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사법시험 공부를 끈기 있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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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위치 때문에 주저하거나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시도조차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실패가 두려워서 하지 못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조차 하지 못하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더 아쉬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된다.
어느 경우든 늦은 시작이란 없는 것 같다. 이제 걱정은 그만하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일단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