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푸른 바다 하얀 비둘기의 날개처럼, 우리들은 가리라 콜럼버스처럼. 아픈 시련, 고통 있지만 괜찮아, 그 실패 속에 배움이 있다. 이 시련, 이 고통이 추억이 되고, 나를 더 발전하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그들은 학생들과 어머니들을 위해 노래한다. 학생들에게 그들의 길을 가라고, 어머니들에게는 그 길을 믿어주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성공하길 바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 점수의 노예가 되지 말고, 나 자신의 이름을 믿고 세상에 내 발자국을 찍으면서 간다. 세상에 내 이름을 알린다.”
공연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열기가 더해진다. “돈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 하지만 우리들은 의미에 미쳐.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주는 아토르와 아툼라가 되리라. 브레이커 Z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지,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지. 네 자신을 믿어라. 브레이커 Z.”
아툼라 켄트김(40)과 아토르 송기환(19)으로 구성된 브레이커 Z는 10대 청소년들의 꿈과 삶, 그리고 제도권 교육과 자살 문제에 관해 노래한다. 그들은 힘들었던 과거가 있었기에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문제 청소년’이었다. 지금은 어려웠던 시절을 잘 극복하고, 전국의 학교를 돌며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강연과 공연을 하고 있다.
나는 ‘자살 실패자’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토르 송기환의 웃음은 밝았다. 항상 긍정적이고 싶다는 그는 사실 ‘자살 실패자’다. 서울의 한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극단적인 결심을 할 정도로 그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한다. 무엇이 그를 6층 높이의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게 했을까?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일곱 살이 되던 해, 그의 부모님은 이혼했다. 여느 이혼가정과 같이 불화 때문이었다. 평소 그의 아버지는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술을 마시면 난폭하게 변했다. 손찌검도 잦았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늦게 오는 날 어머니는 그와 함께 근처 여관방으로 가 잠을 잤다. 그의 어머니는 이런 날이 반복되자 더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결심했고 이혼 후 사라졌다.
그가 불행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껴주는 할머니가 있었다. 아버지도 마음을 다잡고 술을 끊었다. 중학교 때는 우등생이었다. 그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아버지는 공부를 시켰다.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 헤맸지만 곧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그는 어느덧 반에서 5등, 1등을 거쳐 전교에서도 1등을 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만족하지 않았다. 1등을 하고 오면 만점을 요구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았다. 99점을 맞아오면 나머지 1점이 문제가 됐다. 그는 지쳐만 갔다.
중학교 3년이 지나고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던 그는 모 국제고에 대해 알게 됐다. 특수목적고등학교였다. 일반 고등학교보다 일류 대학을 가는 데 유리할 것 같았다. 기숙사 학교여서 공부를 강요하는 아버지를 피해 달아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탈출하고 싶었다. 가정 형편은 좋지 않았지만 그는 할머니를 졸라 국제고에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