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호

“바다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분”

  • 입력2012-06-21 10:1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바다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분”
    고교·대학 시절 류영모 선생님, 김수환 추기경님, 함석헌 선생님, 법정 스님 등을 마음으로 흠모하며 지냈다. 법정 스님은 대학 때 특강에 참석해 멀리서나마 뵐 수 있었지만, 다른 분은 뵐 기회가 없었다. 그분들이 쓴 책을 읽고, 세상에 알려진 삶을 봤을 뿐이다. 직접 뵙지 못해도 존경하는 마음은 더해갔다. 요즘도 뉴스에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나 잘못된 행동 등을 보면 꼭 그분들 생각이 난다. 내가 존경하는 분과 대통령의 행동을 은연중에 비교하는 것이다.

    가끔 제자들이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물을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겠다”거나 “너희가 좀 더 크면 얘기해줄게”라고 말을 돌리며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언젠가 “이런 이유 때문에 대통령께서 그런 일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차기 대통령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그의 행동에 대해 “그래,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대통령이라면 퇴임 후에도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찾아가 어려운 문제를 의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정의 카운슬러가 되지 않을까.

    다음 대통령에게 또 하나 바라는 것은 스승의 말씀을 잘 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내 은사님 중 한 분은 아직도 당신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를 내게 소개해주시고, 직접 만나게도 해주신다. 대통령의 스승은 훨씬 훌륭한 분일 것이다. 대통령이 그분을 존경하고 말씀을 잘 헤아리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의논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더불어 바다산업의 중요성과 비전을 이해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다. 갯벌을 개간해 육지로 만들어온 역사에서 알 수 있듯, 바다보다는 농토를, 수산업보다는 농업을 중시해왔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우리 바다에서 새로운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어족이 풍부한 천혜의 어장이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수산자원에 대한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어선이 계속 서해안을 침범하는 것도, 자국 연안에서는 더 이상 질 좋은 어류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산업적인 면뿐 아니라 환경과 관광·레저의 측면에서도 바다와 갯벌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양식업 면허나 관리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담당하고 그 양식장을 둘러싼 해양환경 관리 업무는 국토해양부가 담당할 정도로 바다 관련 정책이 통일성 있게 관리되지 않는 형편이다. 대통령이 ‘바다’를 사랑하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다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분”

    김덕재<br>1959년생 완도수산고 교사

    국민이 참여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은 이미 선거 과정에서 객관적인 인정을 받은 분이고, 누구나 임기를 시작할 때 남다른 각오를 가질 것이다. 그분이 처음 품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국민에 대한 봉사 정신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정직하고 진솔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 행정관료라면 월급만으로 생활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 옆에 있기를 마지막으로 바란다.

    우리 민족은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기간에 경제적인 성공을 이뤘고, 역시 가장 짧은 기간에 정치적인 안정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한다. 다음엔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정치적으로도 성숙한 나라로 이끌 좋은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기대한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