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親文 굴욕적 민주당 잔류, 총선 뒤 진검승부 채비

이재명 수성이냐, 조국 반전이냐, 임종석 역습이냐

  •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skzero@edaily.co.kr

    입력2024-03-1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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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명횡사’ 후폭풍… 찐명 약진·反明 부각

    • 공천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 창당 작업

    • 임종석 컷오프 후폭풍, 차기 구심점 제거

    • “1당도 어렵다” vs “통합선대위로 반전”

    • ‘反윤석열 非이재명’ 조국혁신당 등장

    • “계양을 무너지면 수도권서 野 지는 것”

    3월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이훈구 동아일보 기자]

    3월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이훈구 동아일보 기자]

    [영상] 여의도 고수



    200석 대망론을 꿈꾸던 더불어민주당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몰락했다. 22대 총선 공천 파동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합의한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원칙은 공천 과정에서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을 놓고 양측 갈등은 폭발했다. 민주당 공천은 ‘친명횡재 비명학살’로 마무리됐다. 문 전 대통령과의 결별마저 감수한 이 대표의 정치적 홀로서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친명계는 완벽하게 당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민주당이 다급해졌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일까. 총선 전망이 불투명하다. 과반 승리는커녕 제1당을 국민의힘에 헌납할 수 있다는 혹평도 쏟아진다. 당 일각에서 100석도 위태롭다는 극단적 비관론마저 나온다. 민주당 공천 파동의 본질은 차기 대선과 묘한 함수관계다. ‘정권교체의 유일한 카드는 이재명’이라는 친명계와 ‘새로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친문계와의 격돌이다. 양측의 주도권 다툼은 총선 이후 제2라운드가 예정돼 있다. 그야말로 친명과 친문의 차기 진검승부다.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다.”(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이재명 민주당 대표)

    임종석은 컷오프, 이언주는 복당 후 공천

    허망한 약속이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설 연휴 직전인 2월 초에 만났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친명 vs 친문’ 분열 프레임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연초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탈당으로 분당 위기마저 고조된 시점이었다. 이후 상황은 알려진 대로다. 민주당 공천 파열음은 확대 재생산됐다. 오죽하면 야권 원로인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마저 “민주당 공천은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을 정도다.



    공천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 창당 작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과거 새누리당 몰락의 신호탄이었던 20대 총선 당시 진박공천에 빗대어 ‘찐명공천’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4년 전인 21대 총선 공천과도 비교됐다.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혜영)로 불린 쓴소리 4인방 중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컷오프(공천 배제)당한 이들은 없었다. 친명계는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통한 시스템 공천”이라 자평했다. 컷오프된 친문의 생각은 다르다. 이 대표를 향한 저주에 가까운 비난 끝에 탈당한 의원이 속출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불출마 선언과 대표직 사퇴 등 이 대표의 정치적 결단이 없던 게 아쉬운 대목이다. 게다가 친명 측근을 모두 살렸다”며 “읍참마속을 통한 친명의 희생과 헌신이 없는데 시스템 혁신 공천이라는 건 공허한 메아리다. 민주당 공천은 C학점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친명·친문의 공천 갈등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임종석 전 실장의 컷오프다. 이는 민주당의 권력 이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1대 총선 친문 정당에서 22대 총선 친명 정당으로 대전환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이라는 불명예 끝에 컷오프됐다. 대선 패배 이후 2년 만에 또 책임 논쟁이었다. 가장 큰 책임은 후보에게 있다는 친문계의 주장과, 사실상의 경선 불복과 문재인 정부의 방임과 비협조로 졌다는 친명계의 반박이 이어졌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는 과거 친문 패권주의를 맹비난하며 탈당했다가 보수정당을 거쳐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사례와 비교해 봐도 어색한 일이다. 친문 중진인 홍영표 의원이 “당권 혹은 대권의 잠재적인 경쟁자의 싹을 잘라버리겠다. 이게 지금 이번 공천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은 예고된 드라마였다. 역설적으로 지난 총선에서 너무 크게 이겼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그야말로 싹쓸이했다. 180석 대승은 오히려 독이 됐다. 현역의원이 생존하면 친문 공천이다. 반대로 대규모 물갈이에 나서면 친명 공천이 되는 구조적 아이러니였다. 타협보다는 정면 승부였다. 결과는 친명의 승리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민주당 공천은 전반적으로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볼 수 있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은 민주다. 공천 과정에서 훼손된 민주적 가치와 당내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방 장수’ 이재명 민주당 대주주 등극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친노·친문 순혈 정당이 됐다. 안철수 의원과 호남 비주류가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탈당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열린우리당 백팔번뇌’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내부 금기와 학습효과, 2017년 대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고공행진 여파로 주류 대항마로서의 비주류는 완벽하게 실종됐다.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면에 등장한 친명계는 대선 석패 이후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약진을 거듭하며 22대 총선 공천 이후 민주당의 새 주인이 됐다. 한때 압도적 다수이던 친문계는 권불십년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의 시작은 미미했다. 중앙 정계의 주목을 받은 건 변방의 장수이던 성남시장 시절이다. 2016년 국정농단 국면에서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외치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정치적 상한가를 이어갔다. 기초단체장의 한계에도 대선 지지율 15%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상황은 우여곡절의 연속이다. 친문과의 불화가 대표적이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에도 과도한 네거티브로 친문 지지층의 미움에 시달렸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경선에서는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친문과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반전의 계기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승리였다.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의 박빙 패배 이후 찾아온 위기에는 정면 돌파로 맞섰다. 인천 계양을에서 금배지를 달고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도 장악했다. 그래도 불안하고 위태로운 대표 자리였다. 친명 지지층은 한때 문 전 대통령까지 ‘수박’으로 규정하고 공격할 정도로 친문에 적대적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친노(親盧)·친이(親李)·친박(親朴)·친문(親文)·친윤(親尹)과 마찬가지로 친명(親明)이라는 좀 더 확실하고 강력한 정치 계파의 수장으로 떠올랐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민주당의 대주주다. 22대 총선 이후 본인의 사법 리스크 방어는 물론 차기 대선 재도전의 발판도 마련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민주당 공천은 이재명 대표의 친위부대를 더욱 확실하고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하면서 “150석을 얻더라도 50석의 비주류 때문에 골치 아픈 것보다는 100석을 얻더라도 확실한 내 편을 갖는 게 당권, 대권, 사법 리스크 방어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설적인 건 공천 파동의 나비효과다. 실망한 친문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답하는 비율은 15%를 웃돈다.(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3월 7~8일 실시한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투표 정당 지지율은 1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비례대표 투표지에서 ‘반(反)윤석열 비(非)이재명’이라는 선택지가 추가된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10석도 가능하다.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조국혁신당의 선전에 따라 조국 대표 역시 야권 차기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다.

    “이재명 차기 대통령” vs “이회창 시즌2 막아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월 4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월 4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친명 vs 친문 대립은 차기 대권 쟁취를 둘러싼 근본 전략 차이에서 비롯한다. 다시 말해 2027년 대선에서 이 대표를 차기 주자로 재신임할 수 있느냐다. 친명과 친문의 태도는 극명히 엇갈린다.

    친명은 이 대표만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문 전 대통령 역시 2012년 대선 실패 이후 2017년 대선 재수로 집권한 사례를 예로 든다. 대장동으로 상징되는 사법 리스크 또한 이른바 검찰 정권의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친문은 이 대표 독주 체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보수 진영이 차기 국면에서 40대 이준석, 50대 한동훈, 60대 오세훈·안철수·나경원·유승민, 70대 홍준표로 상징되는 다양한 후보군을 보유한 것과 비교할 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대선 재수에 나서도 ‘이회창 시즌2’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다. 1997년·2002년 대선에 나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한국 보수 진영이 배출한 최고의 카드였지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석패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임 전 실장 컷오프는 친명계가 차기 당권·대권주자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친문은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뚜렷한 정치적 구심점이 없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낙마 이후 마땅한 차기 주자가 부재하다. 임 전 실장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할 경우 야권의 권력 지형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3선 중진의 무게감에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대표 주자라는 상징성, 문 전 대통령과의 특수관계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 독주의 차기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친명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다.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차기 라이벌의 등장을 원천 봉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친명계는 억울해한다. “차기 라이벌 제거”는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는 것이다. 친명계는 임 전 실장의 출마 자체가 22대 총선 구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86세대 운동권 청산론’이 먹혀들 경우 민주당이 내세울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무력화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86세대 대표주자인 임 전 실장이 출마한다면 여당의 프레임 전략에 말려든다는 지적이다.

    친명은 민주당을 장악했지만 아직 2% 부족하다. 확실한 마침표를 찍기 위해 22대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현 정부 견제의 필요충분조건은 과반이다. 물론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200석 이상이면 금상첨화다. 이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실현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실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탈당 이전 국민의힘 100석 참패론을 거론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기대어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외치며 표정 관리에 나섰다.

    최근 상황은 정반대다. 민주당은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에 시달리던 2012년 총선 압승을 장담했다가 새누리당에 과반을 내준 19대 총선 시즌2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는 보수 진영이 공천 갈등을 과장한다고 반박하지만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도 위험수위다.

    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모두 여당의 상승세다. 한국갤럽의 3월 1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율은 39%로 나타났다. 서울은 43%로 전국 평균보다 4%포인트 높았다. 이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당 지지율도 오차범위 이내이지만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각각 나타났다. 양당의 서울 지지율 차이는 도드라진다. 국민의힘은 45%, 민주당은 24%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역시 한동훈 위원장 24%, 이재명 대표 24%로 엇비슷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에 이르렀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의 2배 수준이었다”며 “새누리당은 그 좋은 분위기에도 졌다. 공천 파동 이후 분위기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굉장히 힘들어졌다. 과반은커녕 1당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홍형식 소장은 “민주당 분열을 이야기하지만 더 큰 에너지는 정권심판론이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정권안정론보다 견제론이 우세하다”며 “공천 갈등은 통합선대위 출범과 더불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다. 5대 5 여야 백중세지만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산할 경우 민주당의 박빙 우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차재원 교수는 “민주당의 자책골로 총선 판세는 뒤집어졌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위원장의 차별화 전략도 그 나름대로 성공했고, 윤심의 노골적 검사 공천도 없었다”며 “원내 1당은 국민의힘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결정적 한 방 없이는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2018년 12월 31일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2018년 12월 31일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총선 결과·이재명 당락’ 최대 뇌관

    여의도 정가는 친명·친문 갈등이 총선 이후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남은 건 친명·친문의 진검승부다. 전적으로 총선 성적표에 달린 문제다.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민주당이 과반 승리를 거두는 경우다. 친문 공천 학살 논란을 털면서 ‘역시 이재명’이라는 찬사와 함께 친명 독주 구도가 만들어진다. 친문 세력은 사실상 정치적으로 소멸의 길로 접어든다. 여야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8월 전당대회서 당권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물론 이 대표는 “당대표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최진 원장은 이와 관련 “당 장악력이 확고한 만큼 이 대표의 당권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 여의치 않으면 대리인을 내세울 것”이라며 “친문은 공천을 거치며 끝났다. 문 전 대통령의 영향력도 확실하게 줄었다. 총선 이후 비주류인 친문이 목소리를 낼 공간은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반대로 민주당이 100석 초반 대참패를 기록하는 경우다.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함께 비대위 전환은 예정된 수순이다. 비명 또는 친문이 또다시 전면에 등장해 정국 수습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 8월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당권 장악도 현실화할 수 있다. 차재원 교수는 “이재명 키즈가 대거 여의도에 입성하고 이 대표 역시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원내를 중심으로 거센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이라면서 “일단 총선 이후 원내대표 선거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복잡한 구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135석 안팎 박빙 접전의 성적표를 얻는 경우다. 친명·친문의 제2라운드 혈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친명은 선전을 자평하고 친문은 사실상 패배라며 반격에 나설 수 있다. 민주당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후폭풍에 빠져들게 된다.

    민주당 총선 성적표와 관계없이 이 대표의 계양을 당락 여부도 중대 변수다. 홍형식 소장은 “현 정부 심판 기류도 있지만 이재명 심판 기류도 작동 하고 있다. 계양을이 초박빙 접전이면 이 대표의 낙선도 배제할 수 없다”며 “친문이 탈당하지 않고 굴욕적인 당 잔류를 선택한 것은 총선 이후 헤게모니 싸움을 전제로 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이 친문 진영의 구심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재원 교수는 “계양을이 무너지면 수도권 선거는 민주당이 다 진다고 봐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5% 안팎의 박빙 승리 지역은 거의 다 넘어간다”며 “친명·친문의 주도권 다툼이 문제가 아니라 이 대표의 구속 등 사법처리 리스크가 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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