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감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공화당은 민주당의 경선 열기에 묻혀 매케인이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치열한 경선전이 민주당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지만, 3월 초순까지는 민주당이 경선흥행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부터 보면 3월 초순까지는 민주당의 클린턴과 오바마 후보 모두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앞서 있는 상황이다. 갤럽을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지지율을 따져보면 오바마:매케인은 47.5%:42.5%로 오바마가 5.0%포인트나 우세하다. 주요 여론조사의 평균을 산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Real Clear Politics)이 2월28일부터 3월6일까지 ‘뉴스위크’ ‘워싱턴포스트’ 등의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클린턴:매케인의 경우도 48%:46%로 클린턴이 2%포인트 앞선다.
민주당 내부 경쟁에서는 오바마가 조금 앞선다. 2월28일부터 3월9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47.5%, 클린턴 43.8%로 오바마가 3.7%포인트 앞섰다. 특히 3월7일부터 9일까지 한 갤럽 조사에서는 오바마 49%, 클린턴 44%로 오바마가 5%포인트 앞서나갔다. 클린턴 의원이 3월4일 오하이오, 텍사스에서 승리하면서 2월5일 슈퍼 화요일 동시경선 이후 11연패의 악몽을 털어내고 “오하이오에서 이긴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후보 꿈을 되살려냈지만, 전국 지지율 평균에서는 오바마에 뒤진 상황이다.
공화당의 걱정처럼 지금 미국 언론의 경선 보도는 민주당에 집중돼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의 경선상황을 ‘숫자에서 우세한 오바마’ 대 ‘기회를 다시 잡은 클린턴’의 대결로 묘사하고 있다. 오바마의 숫자계산(Math) 대 클린턴의 모멘텀(Momentum)이라는 대비다. 미시시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언론의 초점은 오바마가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뉴스에 맞춰졌다.
물 건너간 드림티켓론
오바마 의원은 이날 미시시피 유세에서 클린턴 의원이 자신을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고 비판해온 것을 꼬집으며 “내가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면 미국의 ‘위대한 부통령후보’ 역시 맡을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경선에서 내가 이긴 주의 숫자는 클린턴 의원보다 두 배 많고 표도 더 많이 얻었으며 대의원도 더 많이 확보했다”며 “그런데 2위 후보가 1위 후보에게 부통령 자리를 제안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바마 의원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출마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의원은 “내 이름과 오바마 의원의 이름이 나란히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처음으로 드림티켓론의 운을 띄웠다. 클린턴은 이어 “하지만 오하이오 유권자들은 내가 대통령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해 오바마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측의 신경을 자극할 만했다.
이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시시피 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오바마 후보가 정부통령 후보가 돼서 나간다면 ‘거의 꺾을 수 없는 힘’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경선에서 도시 득표율이 높은 오바마, 농촌지역 득표율이 높은 힐러리는 서로를 보완하는 멋진 조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