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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성공 스피치 따라 배우기&오바마 대선후보 수락연설 전문 영한대역

오바마 성공 스피치 따라 배우기&오바마 대선후보 수락연설 전문 영한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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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라

오바마는 현재 연령, 인종, 성별, 계급을 뛰어넘는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바마와 마니아의 합성어인 ‘오바마니아(Obamania)’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그는 33세에 첫 자서전을 발간할 만큼 굴곡 있는 인생을 살아왔고, 여기서 미국인들은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찾는 것 같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오바마의 스피치는 이성적이고 냉철하지만, 동시에 인간적이고 감동적이다. 이날 수락 스피치에서도 오바마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부각하고, 미국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스피치를 여러 번 시도했다. 특히 그는 어휘 선택과 표현 방식에 있어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한 아주 좋은 예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어록에는 늘 인간적인 겸손함과 헌신적인 마음이 배어 있으며,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감싸 안는 배려심도 엿보인다.

또한 오바마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도 소홀함이 없다. 매케인이, 미국인들이 점점 ‘불평꾼’이 되어간다고 말한 것에 대해, “불평꾼들의 나라라고요? 공장이 곧 문을 닫을 것을 알면서도 자기들이 만드는 브레이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매일 출근해서 예전처럼 열심히 일한 미시간 주의 자랑스러운 자동차산업 근로자들에게 그렇게 말해보십시오. 사랑하는 자기 자식이 세 번째,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 파병을 떠나는 걸 보면서도 조용히 그 짐들을 짊어져온 군인 가족들에게 그렇게 말해보십시오. 이들은 불평꾼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고, 받은 것을 되돌려주며, 불평 없이 계속 해나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제가 알고 있는 미국인입니다”라는 표현으로 일침을 가하고 감동을 연출했다.

주제와 주제를 매끄럽게 연결하라

오바마의 스피치 키워드는 변화, 희망, 꿈, 통합이다. 그리고 “Yes, we can! (우린 할 수 있습니다!)”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스피치 내용은 경제 재건에서 복지 개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총리나 장관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국가의 대통령다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세계의 지도자로서 화합과 평화, 인류애에 대한 원대한 비전도 언급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와 평화의 민주사회에 대한 열망도 포함돼 있다.



45분에 걸친 스피치에서 오바마는 후보 수락 선언에서부터 함께 세상을 돌보자는 메시지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환경, 국방을 총 망라하는 무려 27가지 주제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소주제가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연결돼 오바마 캠프가 주장하는 ‘변화 (Change)’라는 하나의 커다란 주제를 구성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커뮤니케이션 용어로 주제의 전환, 국면의 전환이란 의미로 ‘트랜지션(Transition)’이라고 한다. 길고 복잡한 주제를 포함하는 오바마의 스피치가 하나의 스토리처럼 들리는 이유는 그가 이런 트랜지션에 능숙하기 때문이다. 트랜지션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면 스피치는 여러 가지 항목을 그저 늘어놓은 것이 되어버린다. 각 항목이 마치 흩어진 모래알처럼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체 스피치가 하나의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반면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트랜지션이 가미된 스피치는 복잡하고 다양한 주제 속에서 청중이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타고난 집필자이자 연설가인 오바마는 간결하지만 품위 있고 힘 있는 언어로 스피치 원고를 작성한다. 그리고 그것을 강력하지만 즐겁고 친근한 분위기로 전달한다. 그는 스피치를 준비할 때 우선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사람들의 관심사와 수준을 고려한다. 어떤 어휘를 선택할지,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 어떤 순서로 전개할지 등이 모두 이런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말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명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반복하는 테크닉을 사용한다.

오바마의 몸속에는 흑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하버드 법대의 학술지 편집장을 맡았을 만큼 탁월한 어휘력과 문장 구사력에 흑인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져 더 잘 들리고, 더 잘 전달되고, 더 잘 기억되는 스피치를 하고 있다. 그의 스피치를 듣고 있으면 문장 하나하나가 운율을 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마치 시 낭송을 듣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리듬감에 목소리 크기의 강약, 목소리 톤의 높낮이, 목소리에 실린 감정의 조절 등이 더해지고, 청중을 빨아들이는 시선 처리와 춤추듯 자연스러운 제스처가 합해진다. 이를 통해 청중의 눈과 귀를 동시에 공략하는 ‘이중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두 가지 감각기관에 동시에 소구하여 침투력을 높이고,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정치 연설을 흥미롭고 즐거운 공연처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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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C&A Expert 대표 kevin@cnaexpe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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