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행복한 곳인가’라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권 본부장은 그 원인을 과도한 정보량에서 찾는다. 그는 “간판 같은 옥외 광고물이 너무 많고 너무 크고 너무 강하기 때문에 서울 시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이 때문에 공격적 성향이 발달하고 감성적으로 거칠어져 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8월까지 옥외광고물 규제의 초안을 만들고, 연말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고궁이나 문화재가 있는 지역과 상권이 발달한 지역을 나눠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 그렇다고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환경을 바꾸는 것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당근을 제시할 방침이다.
간판만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다면, 고작 거리의 깨진 창문을 교체했더니 뉴욕의 범죄율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사례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권 본부장의 2년치 계획에는 도시를 인간화하려는 풍부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살기 좋은 곳뿐 아니라 죽기에도 좋은 곳을 만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