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해야 하고 배워야죠. 그런데 거기에 너무 ‘올인’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리의 자랑이고 무기인 모국어가 ‘울 밑에 선 봉선화’ 신세가 되면 어쩌나 하는 글쟁이로서의 걱정이 듭니다. 또, 자본의 논리가 전부인 양하는 것도 걱정됩니다. 먹고사는 것 이상 중요한 일은 없겠지만 그것도 외곬으로 치닫는다면 문학의 이름으로 뭔가 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만든 첫 공동문예지 ‘통일문학’에 대해 정부가 일부 표현을 문제 삼아 반입 불허 방침을 정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태어나 평생 그런 방식으로 자란 사람들이 쓴 글인데, 우리의 대응이 좀 어른스럽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56년 문예지 ‘현대문학’에 작품 ‘파양’으로 등단한 후 주로 시골사람들이 도시에 와서 겪는 이야기를 토속성과 해학성이 담긴 개성적 필치로 그려냈다. ‘서울사람들’ ‘홰치는 소리’ ‘흐르는 북’ 등의 작품이 있으며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월탄문학상, 한국창작문학상, 인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1년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됐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동아일보 문화부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