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기’와 ‘엿보기’를 구분하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작업에 골몰하고 있는 이는 에스원 기술연구소 문경섭(42) 개발팀장이다. 3월말 이 회사가 출시한 ‘세콤브이’가 침입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사용자만 감시화면을 볼 수 있을 뿐 관제센터에서는 엿볼 수 없도록 설계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덧붙여 개발팀은 기존의 영상감지 시스템에 경고조명과 양방향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해 침입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도 관제센터에서 직접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온도 변화와 영상 변화를 동시에 교차 확인하는 시스템 알고리즘으로 오작동을 최대한 줄였다는 것도 특징이다.
“적외선 센서의 경우 한여름에는 사람과 주변의 온도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상신호를 자동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함께 적용한 것이죠. 화면에 새로운 물체가 등장하면 그 크기와 경계선, 동작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영상을 자동으로 검색, 식별해내는 기술은 동영상 콘텐츠가 폭증하는 요즘 트렌드와 맞물려 주목받는 분야다. 에스원 기술연구소도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식별기술을 인터넷 동영상 검색에 응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정도. 웹카메라와 DVR(Digital Video Recording)이 전문분야인 문 팀장이 무인경비 시스템 개발의 핵심을 맡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세상에 많은 IT 기기가 있지만 무인경비 시스템만큼 신뢰성이 중요한 경우도 드뭅니다. 작은 오작동도 사용자의 재산과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뛰어난 영상식별 기술이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