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총회는 우리 복권산업 수출하는 좋은 기회”
- 복권판매액 40% 이상 공익사업에 사용
- “복권은 도박중독 유병률 낮은 건전 레저”
복권산업은 2004년 복권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한때 27개 기관의 수탁사업자와 재수탁 사업자가 난립하던 것을 구조조정을 거쳐 2013년부터 (주)나눔로또 한곳으로 단일화했다. 외국산에 의존하던 온라인 복권 시스템을 국산화해 국제경쟁력을 높인 기술 자립도 이뤘다. 건전한 복권 문화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복권에 대한 국민 인식이 ‘소액으로 즐기는 건전한 레저문화산업’으로 정착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이런 점에서 아시아태평양복권협회(APLA·Asia Pacific Lottery Association)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APLA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행사를 주관하는 양원돈(59) 나눔로또 대표로부터 이번 행사의 의미와 복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눔로또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리감독 아래 국내 모든 종류의 복권을 운영, 관리하는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세계복권협회로부터 ‘최우수 건전화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 APLA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2000년 창립한 아시아태평양복권협회는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대만, 싱가포르 등 12개국 24개 기관이 가입한 아시아 최고의 복권 관련 국제기구다. 연 1회 총회를 통해 각 국가와 기관별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며 아시아 태평양 복권사업과 복권 문화를 선도한다.”
▼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의미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복권 관련 공식 국제회의다. 또한 민관이 협력해 국제회의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총회는 우리 복권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국내 복권산업 선진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커다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진 복권기관 관계자 및 국내외 기업 대표들이 기조연설과 토론을 통해 최근 복권산업의 발전상을 재조명하고 복권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총회 유치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2013년 기획재정부의 아태복권협회 총회 유치 결정에 따라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가 협력해 2014년 6월 공식 개최 의향서를 전달했고 같은 해 9월, 중국 광저우 아태복권협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APLA로서는 협회 집행위원국이 아닌 국가에서 총회를 치른 전례가 없어 선정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 행사 규모와 참여 인사는.
“공식적으로 회원 12개국 24개 기관을 포함해 전 세계 약 35개 기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부나 공기업으로 각국의 정책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사들이라 이번 총회가 외교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행사지만 미국, 아프리카, 유럽의 주요 인사도 많이 참여한다. 그만큼 한국 복권산업에 대해 해외의 관심이 높다. 우리의 선진화한 복권산업과 성숙한 복권 문화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 각 지역 복권협회 임원 및 회원국, 국제적 시스템 공급자, 체육진흥공단 등 국내 유사사업 기관 등 2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복권은 행운의 부적”
▼ 행사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세계 각국 복권 관계자들이 모여 미래 복권산업이 나눔의 문화로 발전하기 위한 콘텐츠와 영감, 뉴미디어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긴밀한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해나가는 의미 있는 장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
▼ 최근 복권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해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실제는 경제성장률 정도 성장했다. 복권 매출은 매년 3~5%인 경제성장률만큼 성장하고 있다.”
세계복권협회로부터 ‘최우수 건전화 사업자’ 상을 받는 양원돈 (주)나눔로또 대표(오른쪽).
“복권은 경마, 카지노 등 다른 사행산업에 비해 도박중독 유병률이 거의 없는 편이다. 유병률이 높다면 그 많은 선진국에서 복권을 레저산업으로 육성하겠는가. 노르웨이나 핀란드는 인터넷 전자복권게임이 발달해 있다. 이게 불법 사행성 게임(불법 베팅게임 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전자복권을 불법 사행성 게임에 빠지는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안타깝다.”
▼ 복권 당첨자가 패가망신한 경우도 있던데.
“카지노나 주식은 자기 돈을 탕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하지만 복권을 사느라 전 재산을 탕진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일부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탕진했다’ ‘복권이 당첨되고 불행해졌다’고 매스컴에서 다루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는 극히 일부다.
당첨자 대부분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이어간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 당첨금을 받아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는 당첨자들의 소감을 들을 때 복권사업의 목적을 되짚어보게 된다. 복권은 작은 돈으로 일주일을 즐겁게 만드는 행운의 부적 같은 것이다.”
나눔과 행복의 가치 실현
▼ 복권 판매금은 어떻게 쓰이나.
“50%는 당첨금으로 사용되고, 40% 이상이 복권기금으로 조성돼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사업, 주거지원사업 등 소외된 이웃,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공익사업에 사용된다. 그 액수가 매년 약 1조6000억 원 이상 된다. 구체적으로 국민의 복지 증진,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돕는 주거안정지원사업, 장애인·소외청소년·한부모 가족 등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웃들을 돕는 소외계층 지원사업,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기고 지방 곳곳을 찾아가는 문화예술지원사업 등을 통해 공익을 실현하고 있다.”
▼ 복권의 공익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복권이 주는 진정한 의미는 나눔과 행복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복권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어려운 계층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한다. 안타깝게도 과거 복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복권이 지니는 가치인 ‘나눔과 행복’보다는 ‘대박’ ‘인생 역전’과 같은 비판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복권의 발행과 판매체계를 효율화하고, 저소득·소외계층의 복지증진을 위해 복권기금의 배분과 사용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 결과, 이제는 국민 사이에 건전한 오락과 나눔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 건전한 복권문화 조성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건전한 마케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공익활동의 전개로 복권사업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바로잡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갈 계획이다. 복권은 ‘국민행복’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나눔’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시켜 복권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