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양극화가 더 확산됐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입니까.
“통계적으로 그렇습니다. 여러 지수가 빈부격차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양극화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습니까. 노 대통령은 양극화를 더 심화했습니다.”
-대통령은 앞으로 더 관심을 기울여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게 아닐까요.
“더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를 제기해 심리적 양극화를 더욱 더 심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극화 이슈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행동이 잘못됐다는 거예요.”
-정부 정책 중 경기도와 관련된 것 두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다음 정부에서 이러한 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봅니까.
“나는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동의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민통합을 위해 그 정도는 감당할 여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경우 획일적 분배 방식이라면 효율성이 의심스럽습니다. 지방에 환심을 사고 표를 얻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장래가 극히 불투명하다고 봐요.”
서울·경기 분할에 반대
-서울과 경기도를 여러 개의 개별도시로 나누는 행정구역 개편에 찬성합니까.
“사실 내가 국회에 있을 땐 지금 논의되는 행정구역 개편안을 앞장 서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도지사로서 세계화 속의 지방화를 경험해보니 중요한 것은 지방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행정단위의 광역화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여권이 추진 중인 행정구역 개편은 이런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현재의 광역 행정단위가 주는 이점이라면.
“만약 경기도가 10개로 쪼개진 상태였다면 우리 경기도는 LG필립스 LCD단지를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일산에 킨텍스를 저 정도 규모로 건설하는 것도 어려웠을 겁니다. 킨텍스 입구에 인터체인지 하나를 만드는 데도 800억원이 들었습니다. 그 돈을 경기도가 전부 댔습니다. 수원에 첨단 나노단지가 설립되는데, 정부는 500억원만 지원했고 경기도가 1000억원을 부담했습니다. 경기도가 분할되면 엄두도 못 내는 일입니다. 지방은 작게 잘라져선 국제 경쟁력을 갖지 못합니다. 서울 분할도 같은 이유에서 반대합니다.”
최근 감사원은 기초자치단체의 각종 비리를 적발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경기도 일부 기초단체도 포함돼 있다. 경기도측은 “각 기초단체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총괄적으로 봤을 때 도정은 투명하고, 유능하게 운영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정부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경기도의 도정 운영 스타일에 차이점이 있다면.
“현 정부보다는 경기도가 더 신뢰를 받을 만하다고 자부합니다. 이 정부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가 문을 닫아 놓고는 안에서 다투게 하고 있어요. 이념적 편가르기와 내부 분열 조장이 여권을 대변하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국제관계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남북간의 자주적 협상을 외치지만 그것이 주변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간단한 원리를 모르는 겁니다. 경기도는 경제적 번영을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내가 표방하는 것은 세계 속의 경기도이며 미래를 지향하는 리더십입니다.”
파주에서 평택까지…
-그렇다면 경기도의 미래 구상은 무엇입니까.
“북쪽의 파주에서 남쪽의 평택까지 경기도 전역을 세계 최고 경쟁력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만드는 일입니다. 파주 LCD단지에서 10만명의 고용이 창출됩니다. 이어 고양, 서울의 상암 DMC와 양재동 기업군을 거쳐 판교, 분당, 용인, 수원, 동탄, 오산, 화성, 평택의 첨단 산업단지로 이어지게 됩니다. 인근의 과천, 안양, 의왕도 변화될 것입니다. 이 라인은 충남 당진, 아산, 천안까지 연결됩니다. 국제적 기준으로 봤을 때 단일 산업지역으로서 넓은 면적도 아닙니다. 한편으로 질 높은 교육,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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