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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vs 친박 4월 대란설

“친박 의원에겐 당협위원장 못 준다”(친이)

친이 vs 친박 4월 대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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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친박 “우리보고 나가라는 소리”
  • ● 친이, 정몽준에 “박근혜 상대해달라”
  • ● 친이 vs 친박, ‘재·보선 혈투’ 예고
  • ● 결속 다지는 친이, 분열상 노출 친박
친이 vs 친박 4월 대란설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친박(親朴)’ 정치인들이 지난 2월2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모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 몸담았거나 지난해 4·9 총선 때 박 전 대표 진영에 가담한 이들이다. 박 전 대표의 57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는 지난해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친박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복당한 인사들이 마련했다. 그들은 ‘여의포럼’이란 모임을 만들어 결속을 다지고 있다. 멤버의 수는 20여 명이다.

박 전 대표가 다른 곳에서 친지들의 생일축하를 받고 여의포럼 축하연에 조금 늦게 나타나자 참석자들은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켰다. 그런데 케이크에 꽂힌 초는 달랑 3자루였다. 큰 초가 1자루, 작은 초가 2자루.

박근혜 생일 케이크의 초 3자루

한 참석자는 박 전 대표에게 “큰 초는 10년 단위, 작은 초는 1년 단위”라고 설명했다. 12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쳐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의 뜻”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이날 낮엔 청와대에서 생일 케이크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을 오찬에 초청한 자리에서다. 청와대 측은 “공교롭게도 오늘이 박 전 대표의 생일인 걸 알아서 케이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1979년 27번째 생일 이후 꼭 30년 만인 이날 점심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측이 마련한 생일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자리에선 케이크에 꽂힌 초가 단 두 자루뿐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20살처럼 젊게 사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200살이라는 뜻이죠?”라고 농담을 던졌고, 이 대통령은 “아니, 200살까지 사시라는 이야기”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청와대 오찬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 자리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벌어질 이른바 ‘2차 입법전쟁’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등 지도부에 국정운영에 꼭 필요한 법안들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잡은 날짜는 1월20이었다. 하지만 초청장을 받아든 친박 진영에선 박 전 대표의 참석 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중진급 온건파들은 “지금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참석을 건의했다. 반면 소장 강경파들은 “이 대통령이 ‘속도전’을 독려하는 자리에 굳이 나갈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했다.

그러는 사이 이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뚜렷한 이유 없이 1월말로 연기됐다가 2월2일로 넘어갔다. 청와대가 박 전 대표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인 ‘택일’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생일상을 앞에 놓은 이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확연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중진의원들이 중심이 돼 금년 1년 힘을 잘 모아주면 정부가 열심히 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박희태 대표는 “대통령은 당의 정강과 정책을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한다는 당헌대로만 하면 ‘다난흥방(多難興邦·어려움을 겪고 나면 오히려 나라를 융성하게 할 수 있다)’을 이룰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쟁점 법안에 대해 정부가 보는 관점과 국민들이 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 그런 문제에 대해 시간을 갖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를 충분히 논의하고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일사불란한 속도전보다는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란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결국 청와대는 공을 들여 박 전 대표로부터 ‘협조하겠다’는 한마디를 듣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도록 메워지지 않고 있는 서로의 간극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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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정치부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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