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지금, 대전 민심 “총선유? 때 되면 알겄쥬, 근디 서울서는 어떻게들 봐유?”

[22대 총선_승부 결정짓는 최전선 42곳, 지금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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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4-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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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겄어유, 잘들 하겄지유

    • 박범계 씨가 인물은 인물이쥬…

    • 올해는 투표를 잘히야 혀!

    • 온천특구 살릴 사람 뽑을 거유

    • R&D 예산 삭감해 놓고는…

    • 방탄권력 방탄정치 OUT

    • 새로운 미래에서 만나유

    역대 총선에서 대전은 고도의 균형감을 발휘하며 균형추 역할을 했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19대 총선에는 6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 3석, 통합민주당 3석으로 균형을 이뤘다.

    유성구가 갑·을로 나눠져 7개 선거구로 치러진 20대 총선에는 더불어민주당 4석,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3석으로 민주당이 한 석 더 얻었다. 공교롭게도 20대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123석을 얻은 민주당이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을 제치고 원내 제1당에 올랐다. 대전에서 1석 앞선 결과가 전국적으로 1당이 되는 데 보탬이 된 것이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조영철 기자]

    국민의힘 대전시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조영철 기자]

    여야 균형추 구실을 하던 대전은 21대 총선에는 선거구 7석 모두를 민주당에 안기며 당시 여당 대승에 일조했다. 21대 총선에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도적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 ‘대전 싹쓸이’가 톡톡히 한몫한 셈이다.

    21대 총선에 ‘민주당 쏠림’을 보인 대전 민심은 21대 총선이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요동쳤다.

    2022년 3·9 대선에 윤석열 후보가 49.55%를 득표하며 46.44% 득표에 그친 이재명 후보를 앞선 것. 더욱이 6·1 지방선거에서는 대전 5개 구청장 가운데 유성구 한 곳을 제외한 4개 구청장 모두를 국민의힘 후보가 차지하며 21대 총선 결과와는 반대로 ‘국민의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22명을 선출한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18대 4로 국민의힘이 크게 앞섰다. 다만 63명을 선출한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32, 민주당 31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3·9 대선 2년 뒤, 21대 총선 4년 만에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대전 표심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19대, 20대 총선 때처럼 다시 ‘균형추’ 구실을 할까, 아니면 21대 총선처럼 특정 정당에 힘을 실어줄까.

    대전역 앞 중앙시장. [조영철 기자]

    대전역 앞 중앙시장. [조영철 기자]

    코레일 본사가 자리 잡은 KTX 대전역은 대전 동구 원도심 지역에 위치해 있다. 중앙시장이 자리한 대전역 사거리 쪽은 번화하지만 과거 이미지가 여전했고, 반대편 호국철도광장 쪽은 코레일 본사 등 웅장한 2개 건물을 제외하고는 아직 휑한 모습이었다. 대전시청사 등이 자리한 서구 둔산동에 비해 대전역 주변 동구는 낙후한 이미지가 강했다. 외지인 눈으로 보더라도 도시 재개발이 시급해 보였다.

    패기의 장철민이냐, 경제통 윤창현이냐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후보(왼쪽)와 윤창현 국민의힘 대전 동구 후보. [조영철 기자]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후보(왼쪽)와 윤창현 국민의힘 대전 동구 후보. [조영철 기자]

    동구는 동구청장 출신으로 19대, 20대 총선에 동구에서 재선한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현 대전시장의 지역구였다. 21대 총선에는 장철민 민주당 후보가 이장우 시장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동구는 21대 총선에 처음 국회에 입성한 장철민 의원이 22대 총선에 재선에 도전한다.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장철민 후보는 “대전은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직격탄을 맞은 도시”라며 “R&D 예산 축소로 일자리가 줄고 연구원들 미래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동구를 발전시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착실히 이행할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대전의료원 건립 확정 △도심융합특구 선정 및 통과 △혁신도시 지정 △대전역세권 복합개발 추진 △5개 공공기관 유치 △철도소음 저감 시범사업지 선정 등을 4년간 자신이 이룩한 치적으로 꼽았다.

    동구에서 현역 장철민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윤창현 의원이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제전문가로 영입돼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진출한 그는 22대 총선에는 대전 동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윤 후보는 “대전 경제, 동구 발전을 힘 있게 추진할 여당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대전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더딘 동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려면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며 “시민들께서 누가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적임자인지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구는 대전역세권 개발, 철도 지하화, 대청호 규제 완화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이 많은데 정부 여당 협력 없이는 안 되는 일”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의원이 원팀이 돼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도심융합특구 입주 기업, 창업 기업에 제공하는 세제 혜택 등을 담은 ‘조세법’ ‘지방세법’을 대표 발의했다”며 “내가 가진 금융기업 네트워크의 힘을 발휘할 찬스”라고 소개했다. 윤 후보는 “기업이 들어와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많아져야 인재가 모인다”며 “경제통 윤창현이 동구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윤’택한 동구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현’재와 미래의 국회의원’이란 윤·창·현 후보 이름을 딴 삼행시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그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다시 일할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동구 가양동에 산다는 70대 초반 택시기사는 “총선은 잘 모르지만 동구가 너무 발전이 안 됐쥬”라며 “이장우 시장이 여기(동구) 출신인데 이번 기회에 지역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두 명의 현역의원이 맞붙은 동구에서 시민들이 누구를 국회로 보낼지 주목된다.

    구청장 출신 장종태 vs 검사 출신 조수연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갑 후보(위)와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후보. [조영철 기자]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갑 후보(위)와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후보. [조영철 기자]

    대전 동구가 현역의원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다면 서구갑에서는 구청장 출신과 검사 출신이 맞붙는다. 서구갑 선거구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16대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6선을 기록해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두 차례 서구청장을 지낸 장종태 후보가 이용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지혜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균형발전특별위원장과의 3인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했다.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장 후보는 “서구갑은 서구에서도 원도심에 해당하는 지역”이라며 “도마역 주변 복합 재개발 등 지역 현안을 잘 아는 일꾼을 시민들께서 선택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나본 시민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후보는 △도마·변동권 재개발 및 도시개발사업 활성화 △도시철도 역세권 복합개발 추진 △도마사거리∼용문역 구간 트램 지선 연결 △가장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괴정동 국민체육센터 건립 △유등천변 파크골프장 조성 및 생활체육시설 확충 등 재선 구청장 출신답게 지역 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다.

    장 후보에 맞설 국민의힘 후보는 검사 출신 조수연 후보다. 조 후보는 김경석 전 서구의회 부의장, 조성호 전 구의원과 3자 경선을 통해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조 후보는 “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반드시 본선에서 승리해 민주당 입법독재를 중단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월 12일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만난 조 후보는 “시민들의 정당 지지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6·1 지방선거 때 비례대표 정당 투표 결과”라며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당시 표심이 이번 총선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년동 먹자골목에서 만난 50대 초반 자영업자 이모 씨에게 대전 총선 민심 취재차 서울에서 내려온 기자라고 소개하고 “이번 총선에 어느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냐”고 물었다. 그는 “몰라유, 알아서들 하겄지유”라며 속내를 알 수 없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근디 서울서는 어떻게들 봐유?”라고 반문했다. 대전시내 곳곳을 돌며 만난 시민들 반응도 이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 하늘공원에서 만난 이는 “총선유? 모르겄어유. 때 되면 알게 되겄쥬”라고 답했고, 유성온천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인사는 “장사하기 바빠유”라며 총선 민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둔산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인사는 “맞다고 강하게 긍정하는 얘기가 아니라 애매모호한 답변은 ‘부정적 입장’이라고 해석하면 틀림이 없다”며 “충청도 어법은 상대방 입장을 고려해서 거절할 때도 직설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에둘러 표현하는 게 습관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4월 10일 총선 투표 마감 직후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한 대전 표심의 향방을 정확히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서구갑이 박병석 전 의장 불출마로 22대 총선에 새로운 국민대표를 선출한다면, 서구을은 박범계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양홍규 후보가 박범계 후보의 4선 저지에 나선다.

    박범계 둘러싸고 중량감, 피로감 교차

    서구을은 대전시청과 시의회, 법원과 검찰청은 물론 대전정부청사 등 주요 관공서가 밀집해 ‘대전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이른 아침 법원사거리에 서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박범계 후보를 봤다는 회사원 김모 씨는 “장관까지 지낸 이가 시민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을 보니 민주주의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좋은 제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박범계 씨가 인물은 인물이쥬…”라면서도 말끝을 흐렸다.

    국회의원 3선에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으니 ‘앞으로도 밀어줘 더 큰 인물로 키우자’는 뜻인지, ‘그만큼 했으면 됐다’는 의미인지 헷갈렸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을 후보(왼쪽).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후보. [뉴스1, 조영철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을 후보(왼쪽).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후보. [뉴스1, 조영철 기자]

    시청사 인근에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박모 씨는 “그만한 인물 키우는 데 10년도 더 걸리지 않느냐”며 “대전에 비중 있는 인물 하나 있는 게 나쁠 것은 없다”고 박 후보를 두둔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이모 씨는 “문재인 정부 때 한자리씩 차지한 사람은 이번에 싹 다 물러나야 한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대선도 지고, 지방선거까지 졌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이게 무슨 책임정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년동 먹자골목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박범계 씨가 TV에는 자주 나오던데 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며 “그 사람은 대전이 아니라 서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22대 총선에 박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양홍규 변호사다. 그는 총선을 30여 일 앞둔 3월 12일 “의뢰인 재판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선거사무실이 아닌 법원 앞 변호사사무실에서 약속을 잡았다. 양 후보는 “시민에게 꼭 필요한 지역 밀착형 공약을 준비했다”며 “뚝심과 양심으로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양 후보는 둔산동 ‘명품어린이 공원’, 월평동 ‘청년 K-스타트업 타운’, 만년동 ‘문화예술 거리’ 조성, 갈마동 ‘도서관’ 건립, 탄방동 ‘남선체육관 재건축’ 추진, 용문동 ‘유등천 명품 수변공원’ 조성 등 지역별 맞춤형 공약 추진 계획을 밝혔다.

    양 후보는 “시민 고충 해소와 숙원사업 해결로 주민을 위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전 서구을 국민의힘 경선에서 ‘이장우의 남자’로 통하는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경선에서 누르는 ‘뚝심’을 발휘해 본선에 진출했다. 그가 본선에서도 다시 한번 뚝심을 발휘해 박범계 후보의 4선 도전을 저지할지 주목된다.

    유성갑에는 20대, 21대 총선에 이 지역에서 재선한 조승래 민주당 후보가 오광영 전 시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전경찰청장을 지낸 윤소식 후보가 진동규 전 구청장을 경선에서 이기고 본선에 진출했다.

    조승래 3선 도전에 ‘토박이’ 윤소식 도전장

    조승래 후보는 “8년간 국민을 수없이 만났지만 요즘처럼 ‘살기 어렵다’고 말씀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그동안 제게 힘이 돼주신 국민께 더 큰 힘이 돼 보답하고자 3선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소멸과 성장 위기를 비롯한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가 민생을 짓누르고 있는데, 무능한 정권은 무대책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고 유능한 정치,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을 내는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3월 13일 ‘더 큰 정치, 내일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광역경제권 시대 개막 △과학기술과 실증도시 △미래 교육 혁신 3대 입법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 △국가 사업의 확실한 이행 등 5대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조 의원은 “안정적 과학기술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 총지출 대비 5% 수준의 R&D 투자를 법제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 측은 “성실한 의정 활동, 검증된 실력과 성과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쌓은 신뢰가 가장 큰 강점”이라며 “3선 고지에 올라 더 큰 정치를 해달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윤소식 후보는 대전경찰청장을 지낸 ‘대전 토박이’이자 ‘유성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역 언론인 충청투데이와 인터뷰하면서 “유성이 고향인 만큼 더 애정을 쏟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에 승리해 시대에 걸맞은 정책과 인프라를 유성에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후보는 “유성구가 가진 산·학·연 인프라와 잠재력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며 “지금이야말로 여당 국회의원의 강한 추진력이 절실한 때”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유성온천 관광특구 부활을 위한 인프라 정비와 온천산업 활성화 계획을 밝혔다.

    “과거 유성구는 온천관광특구로 전국 관광객에게 명성을 날리던 도시다. 지금의 유성구는 아쉬움이 많다. 역사적 스토리텔링과 수질의 우수성, 지리적 이점을 살려 현재의 침체를 극복하고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한 지역 언론인은 “대덕연구단지라는 이름 때문에 연구단지가 ‘대덕구’에 있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카이스트와 대덕연구단지 모두 유성구에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이자 세계에 소개할 만한 관광특구로 유성을 한 단계 발전시킬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유성을 바꾸는 힘, 국민의힘”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힘쎈 소식’ ‘소신있게, 식씩하게’라며 후보 자신의 이름과 당명을 적극 활용해 강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온천특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누가 됐든 여기 온천특구 살릴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3년 동안 특구 상권이 많이 위축됐다”며 “봉명동 커피골목만 겨우 살아났을 뿐 온천특구는 여전히 장사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유성갑의 경우 인근 유성을 지역구 표심과 유기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특히 민주당 소속이던 이상민 의원이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이 유성을 표심은 물론 유성갑 표심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언론인은 “이상민 의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5선 관록의 이상민 의원이 이번 총선에 6선 고지에 올라서면 유력 국회의장 후보가 된다는 점에서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시민도 상당하지만, 이상민 개인의 영달을 위해 시민들이 당적을 바꾼 이 의원을 계속 지지해 줘야 되느냐는 회의론이 함께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성온천역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40대 여성들도 “평소 이상민 의원 좋게 봤는데, 이번에는 영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문제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올 일이지, 왜 민주당 하다가 반대 정당으로 넘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가 위치한 탓에 유성갑·을 지역에는 연구원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R&D 예산 삭감에 대한 여론이 총선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한 관계자는 “대전 7개 선거구 모두 R&D 예산 삭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연구원이 많은 유성 지역 민심이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며 “대덕 연구원 출신 황정아 후보가 유성을은 물론 유성갑 표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이 위치한 건물 외벽에는 “우덜은 말여, 검찰독재가 엄∼청 싫구만!” “그래서 말인디, 올해는 투표를 잘히야 혀!”라는 플래카드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관계자는 “역대 총선에 대전은 여야 균형을 잡아왔다”며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 치러진 21대 총선이 예외적인 선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유성갑에 출마한 윤소식 후보가 유성의 아들, 대전의 아들로 여겨지면서 총선 표심이 차츰 달라지고 있다”며 “최소 3곳, 최대 5곳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앞에는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대전시당 내부에는 ‘선민후사 2024 총선압승’이란 구호가 걸려 있었다.

    KBS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4월 4일 이후) 이전인 3월 8∼10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유성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정아 민주당 후보 47%,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 2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률은 12.7%,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3%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영순 새로운미래 출마로 치열한 3파전 예고

    대덕구는 21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이 지역에서 당선한 박영순 의원이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로 통보받은 뒤 이에 반발해 탈당하고 새로운미래에 입당하면서 선거구도가 민주당-국민의힘-새로운미래 3자 대결 구도로 바뀌었다.

    민주당에서는 대덕구청장을 지낸 박정현 최고위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총선에 나선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 박경호 변호사가 당내 경선에서 이장우 대전시장 측근으로 통하는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 전 부시장은 당초 유성을 출마를 준비했지만 이상민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대덕으로 지역구를 바꿔 경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공교롭게도 대덕에서 22대 총선에 출마하는 각 당 후보 성씨가 모두 박씨여서 대전에서는 ‘쓰리 박’ 선거로 통한다. ‘쓰리 박’ 3파전으로 치러질 대덕구 총선은 민주당이란 같은 뿌리에서 정치를 시작한 박정현 대 박영순 두 후보 간 치열한 대결 국면이 펼쳐질 경우 야권 분열로 지지층이 분산돼 상대적으로 여당 단일 후보인 박경호 후보가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막판 야권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박정현 민주당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영순 의원이 얘기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제가 얘기하는 정권 심판이 다르지 않다”며 “같은 길을 간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대덕 재창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노후 산단의 첨단융복합 산업단지 재개조와 디지털 물 산업 밸리 추진, 대덕 교육 특구 지정 등 대덕 발전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면서 착실히 표심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박영순 새로운미래 후보는 ‘방탄권력 방탄정치 OUT!’ ‘새로운 미래에서 만나유!’ ‘우리가 바라던 새로운 미래는 박영순이 열겠습니다!’를 내세우며 재선을 향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대덕구뿐 아니라 대전시내 곳곳에 ‘방탄권력 방탄정치 OUT!’이란 플래카드가 여럿 눈에 띄었다. 박영순 후보가 대전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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