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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리포트

사드 역풍, 국내 중국인 유학생 일자리 ‘직격탄’

  • 마몽몽|성균관대 신방과 4학년 mandysendme@live.cn

사드 역풍, 국내 중국인 유학생 일자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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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리구매, 관광객 안내, 과외 다 끊겨”
  • ● “중국 관련 정규직도 급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이 취업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본토의 중국인들이 요청한 화장품 등 한국산 상품을 한국에서 세일 기간에 비교적 싸게 구매해 중국에 부쳐주는 ‘대리구매’는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의 쏠쏠한 아르바이트 수단이었다. 그러나 사드 여파로 한국산 상품 구매 요청이 뚝 끊기면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가게에 중국인 손님 없으니…”

연세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왕모(24) 씨는 “한국에서 4년째 유학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리구매를 해왔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사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 대리구매 일이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세관에서 한국 제품에 대해 세금을 많이 물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어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마모(여·19) 양은 지난 2016년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마양은 “평일에는 어학원에서 한국어 4급 과정을 배우고 주말에는 서울시내 한 화장품 가게에서 중국인 손님을 안내하는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할 일이 없어졌다. 그만두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한국 여행 규제, 비자 발급 요건 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중국인의 왕래가 잦던 서울 명동과 경복궁, 제주도에선 중국인 관광객 급감이 쉽게 감지된다. 지난 3월 크루즈 선박을 타고 한국의 한 항구에 온 중국인 관광객 3400여 명은 배에서 내리지 않고 떠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이 국내 중국인 유학생의 일자리를 없애는 양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중국인 대학원생에 따르면,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중국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해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는데, 사드 문제 이후 중국어 과외 자리가 끊기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대학생들도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도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양국 간 경제교류가 위축되면서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구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드 갈등 조속히 풀렸으면”

한국 생활 6년차인 전북대 대학원생 중국인 리모(여·29) 씨는 취업을 위해 서울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를 찾아갔고 한국 내 여러 지역에 있는 중국 관련 일자리들을 알아봤지만 몇 년 전과 달리 정규직 일자리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리씨는 “사람 구하는 곳을 겨우 찾으면 임시 계약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스펙을 쌓고 열심히 노력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게 사드 갈등이 조속히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과 반한(反韓) 움직임으로 한국 업계의 피해가 커지면서 중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역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 대학가의 중국인 유학생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한국인과의 마찰을 사전에 피하기 위해 중국어 사용을 자제하거나 평소 친하지 않은 한국인과의 직접적 만남을 피하거나 번화가  외출을 기피하기도 한다. 한국 유학을 취소하거나 중국 귀국을 서두르는 이들도 있다. 

인천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자오모(여·27) 씨는 “사드 갈등 이후 교내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학생이 만나 사드 문제로 말다툼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오 씨는 “나는 한국인 친구들과 만나면 사드 이야기를 피한다. 언행이 위축되고 조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9월 7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다 올 1월 6만5386명으로 5000명 정도 줄어들었다. 2000년부터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해오다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사드 문제가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생 꼬이는 건 아닐까?’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취직한 장모(여·28) 씨는 “사드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에 나는 한국-중국 간 무역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사드 이후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급격하게 줄었고 내 업무는 동남아시아와의 무역 거래로 바뀌었다. 중국을 담당한 직원들 중 여러 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 대부분은 자신의 젊음과 상당한 액수의 비용을 한국에 투자한 셈이다. 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사드 문제로 인생이 꼬이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한다.

서울시내 K대학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은 중국인들 중에서도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는 ‘지한파(知韓派)’에 속한다. 사드 문제로 중국인 유학생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언론실무교육’ 과목 수강생이 신성호 교수의 지도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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