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호

권말부록

선도적 의료서비스로 암 극복 최선봉

PART 2 가천대 길병원 -걸어온 길 & 진료역량

  • 기획·취재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입력2016-12-06 13:51:56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1958년 개원한 ‘이길여산부인과’가 효시
    • 국내 최초 인공지능 암병원 설립
    • 진료과별 특화 센터 운영
    • 응급의료센터, 14년 연속 ‘최우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이근)은 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서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문을 연 ‘이길여산부인과’로 시작해 반세기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과 열정, ‘박애, 봉사, 애국’의 DNA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길여산부인과는 성장을 거듭해 1987년 동인천길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같은 해 현재의 자리에 가천대 길병원(이하 길병원)이 문을 열었다. 길병원은 혁신을 거듭하면서 지금은 대다수 병원이 도입한 처방정보전달시스템(OCS)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원격영상진료시스템도 1995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구축해 백령도 주민을 원격 진료하는 등 상용화했다.

    2006년엔 세계 최대 뇌연구기관인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을 개원했다. 세계 최고 자장(磁場)의 7T(Tesla,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쓰이는 자석의 자장 세기) MRI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고, 최근엔 세계에서 두 번째로 11.7T MRI 개발을 시작했다. 현대인의 고질병 극복을 위해 이길여암·당뇨연구원과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도 설립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로 길병원은 2013년 보건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이 됐고, 이듬해엔 연구중심병원 톱(top) 3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역 암센터 기능 수행

    길병원의 혁신은 국내 최초로 IBM사(社)의 의료용 인공지능(AI) 왓슨(Watson)을 최초 도입한 데서도 드러난다. 왓슨 도입은 기존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 조치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는다.



    이 회장의 리더십과 열정은 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끼쳤다. 교육에 큰 뜻을 품고 1997년 의과대학 설립인가를 받아 가천의과대학을 탄생시켰으며, 2004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6년부터는 종합대를 추진해 국내에서 전무후무하게 가천길대학, 가천의과학대, 경원대, 경원전문대 등 4개 대학을 통합해 2012년 현재의 가천대를 출범시켰다. 가천대는 ACE(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학부교육선도대학, 일명 ‘잘 가르치는 대학’)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통합 출범 후 극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기관이 역량을 쏟아 붓는 질병 분야는 암이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의료기관 대다수가 암센터를 갖췄거나 암센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보건 분야 최대 난제인 암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의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암은 고령화, 산업화, 환경오염, 생활습관 변화로 매년 환자가 증가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암은 발병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연령 표준화발생률에서 인구 10만 명당 암환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0.3명이다. 미국은 318명, 호주는 323명으로 주요 선진국에서도 암 발병률은 높다.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높은 285.7명을 기록하고 있다.

    암은 높은 발병률뿐 아니라 상당수 암종의 발생 원인을 여전히 명확히 알 수 없는 데다, 효과가 확실한 백신과 예방법도 없다. 여타 질환에 비해 극명하게 높은 사망률도 암 퇴치에 투자가 집중되는 이유다.

    의학과 기술, 지식의 확산과 조기 발견 등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높아지지만, 암은 여전히 난치병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경우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6~2000년 44%에서 2001~2005년 53.8%, 2008~2013년엔 69.4%로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도 10명 중 3명이 사망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국제적으로도 비슷하다.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미국의 경우 66.5%(2005~2011년), 캐나다는 63%(2006~2008년), 일본은 58.6%(2003~2005년)다.

    길병원은 암환자에게 최상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화된 암센터를 운영 중이다. 길병원 암센터는 효율적인 다학제(多學際) 개인 맞춤형 치료, 전문 코디네이터를 통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사선 암치료기 ‘노발리스티엑스’와 ‘클리낙 아이엑스’ 등 최첨단 의료기기도 구비했다.


    IBM 인공지능 ‘왓슨’ 도입

    길병원 암센터는 위암, 대장암, 간암, 췌담도암, 폐암, 혈액암, 소아혈액 및 종양, 두경부암, 유방암, 갑상선암, 부인암, 비뇨기암, 심신클리닉 등 세부 클리닉으로 구성돼 있다. 각 세부 클리닉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 길병원의 연구 자원을 토대로 특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암환자의 퇴원 후 관리에도 집중한다. 매달 암환자와 가족을 위해 항암제 부작용 교육, 유방암 환자 관리와 림프 부종 예방법, 방사선 치료 후 관리, 웃음요법, 피로 관리, 요리·요가·춤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길병원 암센터는 2011년 국가지정 인천지역 암센터로도 선정돼 지역 암환자들이 편리하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길병원 암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폐암 치료 1등급, 유방암 치료 1등급, 대장암 치료 1등급, 간암 치료 1등급 등 주요 암종에서 모두 1등급 판정을 받았다.

    길병원의 왓슨 도입과 인공지능  암병원 개원은 현대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 조치로, 국내 의료계에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인공지능 암병원은 본관 1층에 자리 잡을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와 함께 왓슨 진료에 따른 접수, 상담, 입원 등 전 영역을 담당한다. 왓슨 진료는 무료로 제공된다.

    길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IBM사의 왓슨은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 암센터’의 전문지식을 비롯해 약 1500만 쪽에 달하는 임상·의료정보 학습을 마친 AI다. 의사들은 왓슨이 지닌 방대하고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암환자 치료에 도움을 받는다.

    전 세계 의료기관의 최대 관심사인 종양학 분야에선 다수의 연구가 이뤄진다. 지난해에만 4만4000여 건에 달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이런 방대한 자료를 하루에도 1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모두 습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때 의사가 환자 정보를 왓슨에 입력하면 AI에 의한 관련 정보를 소견서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는 세계 최정상 의료진의 치료방법과 최신 치료방법 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손쉽게 찾아 적용함으로써 암 극복에 한결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의 진료서비스

    길병원은 진료영역별로 전문센터를 설립해 높은 수준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현대인의 주요 질환인 심혈관질환, 당뇨내분비질환, 척추질환, 여성질환, 소아질환 등에 특화된 센터가 그것이다.

    길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우수한 의료진과 시스템, 첨단 장비, 팀워크로 ‘골든타임’을 사수한다. 시간이 곧 생명과 직결되는 심혈관질환의 특성상 신속한 치료로 대응한다. ‘전문의 직접보고 시스템’부터 원스톱 진료, 전문의 24시간 대기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심근경색 평가에서 2010년부터 3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길병원은 생활습관 변화, 고령화에 따라 급증하는 대사성질환 극복을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대사성질환 분야에서 전국적 규모를 갖춘 당뇨내분비센터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합병증 예방을 돕는다. 혈관합병증 검사실, 신경병증 검사실, 망막 검사실, 초음파실을 갖춰 당뇨와 관련한 진료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초진 환자를 위한 당뇨병 교실, 재진 환자를 위한 단체교육, 식사 교육 등도 실시한다.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척추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척추센터도 최우수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여러 곳에서 치료를 받다가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대학병원 척추센터의 특성상 고난도 수술에 특화된 진료를 펼친다. 척추와 인대가 딱딱해지면서 수술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후종인대골화증’이 대표적이다. 척추센터는 고해상도의 수술 현미경과 신경유발전이검사 및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운영한다. 또한 최소침습 수술로 정상조직을 보호하면서 병변 부위만 부작용을 최소화해 시술한다.



    국내 최초 닥터헬기 도입

    길병원은 응급의료 분야에서도 혁신적이다. 길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도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평가’에서 상위 40%에 해당하는 ‘최우수’를 받았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평가를 시행한 이래 14년 연속 기록으로, 국내에서 유일하다.

    이런 성과는 우수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라면 기존 틀을 과감히 깨는 길병원의 혁신적 행보 덕에 가능했다. 길병원은 1999년 경인지역 최초로 독립된 응급의료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재 닥터헬기도 가동 중이다. 닥터헬기는 2011년 9월부터 올해 3월 현재까지 600여 차례 운항하며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닥터헬기 도입은 섬이 많은 인천지역 특성상 응급환자를 신속 정확하게 이송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닥터헬기는 중증환자의 신속한 이송으로 사망률(27%) 및 중증 후유증(45%) 감소, 치료비 절감(46.1%)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닥터헬기는 우수한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 전국에서 모두 6대가 운영되고 있다.

    길병원은 2014년 중증외상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권역외상센터도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소했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가 응급실에서 자칫 소홀해지지 않게 별도 공간을 통해 집중적인 맞춤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립됐으며, 이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소아전용 응급실 역시 해당 환자에게 집중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별도 운영된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