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들 제치고 중동·중앙亞 약진
- 미니 초슬림 담배 시장 새롭게 창출
지난해 KT&G의 해외 판매량(465억 개비)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406억 개비)을 넘어섰다. KT&G의 실적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억 개비 증가한 324억 개비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해외 판매량도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는 수출 초기 다국적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중동·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타깃으로 제품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초슬림 담배 ‘에쎄(ESSE)’를 앞세워 러시아 등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 것도 효과가 있었다. 제품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2008년 터키를 시작으로 이란과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6위 규모의 담배회사를 인수해 해외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다.
미국, 아프리카, 중남미, 아태지역 등의 신(新)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해외 판매량 465억 개비 중 39.6%인 184억 개비가 이들 신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엔 전체 해외 판매량에서 신시장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15.4%에 불과했으나 최근 5년 사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2010년 62억 개비 대비 3배가량 성장했다.
현지 차별화 전략
KT&G가 해외 신시장에서 고속 성장한 배경은 탄탄한 제품력과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다. 2010년 미국 소비자 입맛에 맞춘 ‘타임(TIME)’을 선보이며 시장 수요를 견인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던 미국 법인을 댈러스로 확대 이전하고 신규 유통망을 확충하는 등 현지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역량 있는 현지 유통상 발굴, 현지에 없던 미니 초슬림 담배 시장 카테고리를 새롭게 창출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인기 브랜드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국에서는 타임,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선 수출 전용 브랜드 ‘파인(PINE)’이 가장 많이 팔렸으며, 시장 규모가 큰 아태 지역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에쎄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아태 지역 중에서도 특히 유행에 민감한 소비 성향을 보이는 대만에서는 시가엽 함유 담배 ‘보헴시가(BOHEM CIGAR)’의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11월 출시 이후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에쎄는 2003년 국내 담배시장 판매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대한민국 대표 담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에쎄는 국내시장에서 타르별, 가격대별로 모두 23종의 폭넓은 제품 라인을 보유해 다양한 소비층의 기호를 충족시킨다. 특히 국내 최초로 대나무 활성숯 이중필터를 적용해 2006년에 출시된 ‘에쎄 수’는 출시 8일 만에 1000만 갑이 판매되며, KT&G 판매 역사상 최단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2007년 선보인 ‘에쎄 골드리프’는 최상급 담뱃잎을 원료로 한 프리미엄 담배다.
세계 1위 초슬림 담배 ‘에쎄’
에쎄의 인기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 세계 초슬림 담배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초슬림 담배로 성장한 것이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로 첫 수출을 개시한 에쎄는 고(高)타르 제품 위주인 이들 시장에서 저(低)타르, 초슬림이란 제품 특성을 내세워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이후 미주,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판로가 확대되며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해외 첫 진출 이후 올해 7월까지 집계된 에쎄의 해외 누적 판매량은 2020억4300만 개비. 2012년 누적 판매량 1000억 개비를 돌파한 지 4년 만의 성과다.
KT&G 관계자는 “앞으로도 철저한 품질관리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해외 지역별 특성에 따른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 에쎄를 비롯한 주요 수출 브랜드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