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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崔·朴의 그림자

“朴 대통령 퇴임하면 박사모 해체”

정광용 ‘대한민국 박사모’ 전국중앙회장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朴 대통령 퇴임하면 박사모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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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회장은 이렇게 기억을 잘하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거나 특별검사팀에 소환되는 인물의 상당수가 왜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할까.

“이런 식으로 물어볼까봐 인터뷰 안 하려 했다. 김 기자는 일주일 전 일을 기억하나.”

▼ 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있다.

“나도 그렇다. 기억의 휘발성은 강해서 웬만한 사람은 일주일 혹은 한 달 전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걸 잘못이라 할 수 있나. 누구나 첫사랑은 기억하겠지. 그럼 3번째 사랑은?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인데도 모조리 기억하진 못할 거다. 그래서 이런 시(詩)가 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박인환, ‘세월이 가면’) 신(神)도 아닌 인간이 어떻게 모든 걸 기억하겠나.”

▼ ‘질문시답(質問詩答)’ 쯤으로 받아들이겠다. 근데 현재 보수세력이 궤멸된 상태라고 보나.



“지금 좀 살아났지. 촛불집회에 100만 명 모였다고 큰소리 뻥뻥 칠 때 보수단체 집회엔 100명도 채 안 모였다. 그런 상황에서 최초로 1만 명 단위를 넘긴 게 박사모의 서울역광장 집회다. 당시는 탄기국 결성 전이다. 탄기국 공동주최단체가 52개인데, 실제론 140개가량이 집회에 참가한다.”

▼ 탄기국 집회를 주도하는 까닭은.

“예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박사모 개설 당시 이런 약속을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 만일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난 박사모 활동을 사실상 멈추고 권력 주변엔 얼씬도 하지 않으며, 박사모를 해체하거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생업에 전념하겠다’고. 그런데 결국 2012년 말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약속을 지켜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회원 76%가 해체에 반대했다. 그럴 즈음 어딘가로부터 연락도 왔었다.”



‘컴백’의 이유 

▼ 청와대? 권력 핵심부?

“이른바 실세는 아니고…주변부라고 하자.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묻더라.”

▼ 자리 제안을 받은 거네?

“그때 내가 뭐랬는지 아나. 2004년 당시 약속을 했으니 난 그 자리로 갈 수 없다. 내 힘으로 벌어먹을 수 있으니 또한 갈 이유가 없다. 내가 거기 가면 박 대통령한테 누가 되니 역시 갈 수 없다. 그러곤 박 대통령이 만일 위기에 빠진다면 돌아오겠다는 내용의 글을 카페에 공지한 후 박사모를 떠났다. 그게 4년 전이다. 근데 위기에 안 빠질 줄 알았는데 최순실 사태로 위기에 빠져버렸잖아. 그러니 난 또 약속을 지켜야 하겠지. 그래서 이번에 다시 나타난 거다.”

▼ 박사모의 정체성은 뭔가.

“사랑, 봉사, 평화, 정의 4가지가 회칙에 규정돼 있다. 공식적 정체성이다. 또한 우린 박 대통령을 포함한 그 어떤 정치인이나 외부 단체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오로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 사랑과 예속은 물론 다르지. 하지만 다른 정치인들이 박사모 조직을 활용하려 기웃거리기도 했을 텐데.

“많았지만, 일절 눈 안 돌렸다.”

▼ 촛불집회를 어떻게 생각하나.

“망국(亡國) 집회.”

▼ 왜 그렇게 보나.

“한번 따져보자. 지금까지 드러난 박 대통령의 죄가 있나.”

▼ 현재 특검이 수사 중이지 않나.

“수사 중인 사안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나.”

▼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것 아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그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심리 중이고.

“국회의원들? 만일 그들의 양심이 잘못됐다면? 명확한 법률적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탄핵소추를 가결했다. 그런데도 증거물이 없다. 언론보도가 전부 아닌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단돈 1원도 먹지 않은 대통령을 무슨 죄목으로 탄핵?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거다. 증오가 생겨나는 국면을 일부러 조성한 거다.”

▼ 누가 왜 그런 국면을 만들었다고 보나.

“어둠의 세력.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 검찰, 정치권이 다 짠 거지. 이번 사태에서 맨 먼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몰아내라고 박 대통령에게 압력 넣은 주체가 조선일보 아닌가. 박 대통령이 그를 안 쫓아내니 그다음에 왕창 붙은 거지.”



‘피바다’ 공연

“朴 대통령 퇴임하면 박사모 해체”

‘박사모’의 서울역광장 집회 경비 명세. [지호영 기자]

▼ 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했다고 여기나.

“물론.”

▼ 어떤 측면에서?

“자, 봐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얼마를 퍼줬나. 그걸로 북한이 핵무기 만들었지 않나. 그건 팩트(fact)다. 박 대통령이 제일 잘한 건 대통령으로 당선된 그 자체다. 개성공단 폐쇄, 통일진보당 해산 및 이석기 전 의원 구속도 잘했고. 무엇보다 그걸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웠다. ‘창조경제’를 들고 나온 것도 잘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이 전 지구적 이슈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야당이 협조했나. 시시콜콜 발목 잡고 국정을 이끌지 못하게 하지 않았나. 그게 되레 잘못이다.”

▼ 그리 국정 운영을 잘했다면, 왜 이번 사태가 터졌을까.

“그러니 대통령을 잡을 게 아니라 어둠의 세력이 왜 그랬는지 밝혀야 하는 거다. 왜 검찰과 경찰, 특검은 거기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나. 내가 촛불집회를 망국 집회라고 한 건 정확한 표현이다. 초등학생이 ‘박근혜 죽여라’고 해도 되나. 살아 있는 대통령의 인형 목을 쳐서 장대에 꽂는 게 말이 되나. 그게 집회냐, ‘피바다’ 공연이지.”

▼ 박 대통령의 잘못은 전혀 없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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