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섭(65)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가 최근 ‘세계 전통시장, 어디로 가고 있는가?’(형설Life)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1981년부터 36년 동안 53개국 120여 개 전통시장을 발품 팔며 방문 조사한 자료 중 핵심 내용을 집대성한 역작(力作)으로, 올해 2월 정년퇴임을 앞둔 장 교수로선 39년간의 교수생활을 마무리하는 저서이기도 하다.
장 교수가 전통시장에 천착하게 된 건 그의 삶 자체가 전통시장과 떼려야 떼기 힘들어서다. 부모님이 경북 칠곡군 왜관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했기에 유년기의 장 교수에게 시장은 곧 놀이터였고, 가족의 생계가 걸린 치열한 삶의 터전이었다. 어렵게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며, 틈틈이 시장에서 일손을 도와야 했던 그가 마케팅을 전공으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전통시장 연구는 학계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지만,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장 교수의 노력은 적잖은 열매를 맺었다. 2005년 경북대 경제경영연구소 내에 ‘지역시장연구센터’를 만들었고, 2007년 국내 최초 시장전문연구소(법정연구소)인 경북대 지역시장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산파역을 맡았다. 이후 7200여 명의 상인에게 경영기법 등 각종 강의도 해왔다. 2016년 1월 출범한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의 초대 원장도 맡고 있다.
“‘장돌뱅이’ 노릇요? 우리 전통시장들이 사람 냄새 풀풀 뿜어낼 때까지 계속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