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관리를 위해선 내 몸에 맞는 식품을 찾아내는 일도 중요하다.
- 인삼 열매로 재생불량성 빈혈을 극복한 50대 남성, 복분자로 부신피질 기능저하증을 다스리는 50대 여성이 말하는 ‘나만의 생생 건강법.’
인삼 열매
“마을 사람 모두 제가 죽을 줄 알았대요. 병원에서도 살 확률이 30~40%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2008년 어느 날, 일상생활에 무기력함을 느끼기 시작한 민병무(57) 씨. 이렇다 할 통증은 없었지만, 일하는 데 힘을 쓸 수 없고 걷기조차 힘든 날이 계속됐다.
“일하다가도 밭고랑에 앉아 자꾸 쉬고, 계속 졸리며 배가 고프다더군요. 이상해서 병원 가서 주사나 맞아보라고 했죠. 나중엔 더 심해져 걷기조차 힘들어지니 그제야 병원에 갔어요.”(아내 남광현(56) 씨)
일주일에 두 번 수혈
검사 후 민씨 부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은 것.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하는 병이다.
“병명을 외우는 데만 한 달은 걸린 것 같아요. 정상인은 새로운 피가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하지만, 재생불량성 빈혈은 말 그대로 피가 생기지 않고 사라지는 병이에요. 다른 사람에게서 수혈받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워낙 생소한 병이라 아내 남씨는 의사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담당 의사가 6개월밖에 못 버틸 거라 했는데 당황해서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어요.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니 6개월밖에 못 산다는 뜻이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죠.”(아내 남씨)
그로부터 1년 반 동안 민씨는 아주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정기적으로 남의 피를 받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게 된 것. 더 불행한 일은 민씨의 혈액형이 RH- AB형이란 사실이었다.
“흔한 혈액형이 아니어서 더 고생했어요. 1만 명당 한 명 정도 지닌 혈액형이라더군요. 피가 없어 수혈받지 못할 때면 사경을 헤맸어요. 그럴 때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적게는 일주일에 두 번, 심할 땐 이틀에 한 번씩 수혈을 받았다. 피가 온다고 해서 수혈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그 피가 오지 않아 다음 날이 돼서야 수혈받은 경우도 허다했다. 그렇게 허탕 치고 돌아올 때면 착잡하고 암담한 마음뿐이었다는 부부. 수혈을 제때 받지 못하면 걷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씹을 힘이 없어 먹질 못하니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화기를 들 힘조차 없고, 주변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야말로 누워서 숨만 쉬는 존재가 됐다.
두 달가량 무균실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게 된 민씨. 그는 이것이 마지막 병원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한다.
“옆 침대가 비면 또 한 분이 가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차례는 언제쯤일까 싶었어요. 괴로운 시간이었다기보다 되레 마음이 편했어요.”
민씨는 면역 기능이 약해지다 보니 사람과 접촉하는 것도 싫었다고 한다. 자신에게선 나지 않는 사람 냄새가 역하게 느껴진 것. 남들이 자신을 보고 ‘죽을 때가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을 할까봐 점차 사람 만나는 게 꺼려졌다. 병문안 오는 이들이 그의 상태를 보고 주변 정리를 권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병원에선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이식받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골수 이식 후 회복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삶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 민씨는 고민 끝에 골수 이식을 포기했다. 사는 대로만 살자는 덤덤한 마음이었다.
골수 이식 포기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려워지자 퇴원한 민씨. 생계를 위해 아내가 밭에 나가고, 집에 혼자 누워 천장을 바라볼 때면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단받은 지 1년 반이 지났고, 그동안 골수 이식을 제외하곤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본 상황. 2010년 봄은 민씨에게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고, 혼자서는 걸어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평소 간수치도 높고 갑상샘 기능도 안 좋아 복합적인 약을 복용하던 민씨는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자 먹던 약을 모두 중단했다.
“병원 약이 최고인 줄 알고 장기 복용했는데,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먹어서 그런지 몸이 점점 힘들어지는 게 느껴졌어요. 동네 아는 분이 농사짓고 남은 인삼 열매를 좀 먹어보라고 갖다줘서 한번 먹어나 보자고 했죠.”
인삼 열매를 먹고 난 후 입맛이 달라졌다는 민씨. 맡기 싫던 밥 냄새가 구수하게 느껴지고, 밥맛을 점점 되찾기 시작했다. 이전엔 숟가락 들 힘조차 없었지만, 밥맛이 좋아지니 일어나는 데 한 달도 채 안 걸렸다. 조금씩 기운을 차리면서 집 앞을 걷기도 하고, 바깥바람을 쐬기도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좋아졌다. 말린 인삼 열매를 차로 끓여 마신 지 1년 정도 지나자 혈액 수치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좋아지니 병원에 갈 때 수치가 올라가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2008년 헤모글로빈 수치가 4.6g/dL이었는데, 2013년에 검사했을 땐 14.2g/dL로 정상 범위에 들었어요.”
2013년 이후 다시 병원을 찾은 일이 없다는 민씨. 요즘은 농사일은 물론이고 중장비 운전에다 60kg이 넘는 타이어도 맨손으로 갈아 끼울 만큼 건강이 회복됐다.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란다는 아내 남씨. 꿈처럼 제2의 인생을 사는 민씨의 마음은 어떨까.
“제가 힘들 때 많은 분이 헌혈증을 모아 보내주셨어요. 그때 아직 희망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게 헌혈증을 보내주고 수혈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삼 열매의 효능
인삼 열매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항암 효과는 물론 혈관의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해 혈액 순환을 돕는다. 또한 인삼 열매에 함유된 구리 성분은 뼈나 헤모글로빈, 적혈구 등을 형성하는 등 면역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민병무 씨의 인삼 열매 건강밥상
인삼 열매는 채집 기간이 짧으므로 쪄서 말린 후 냉동 보관한다. 인삼 열매를 넣고 물을 끓일 경우 사포닌 성분 때문에 물이 넘치게 되므로 반드시 물을 먼저 끓인 후 말린 인삼 열매를 넣고 우려내서 마시는 게 좋다.
■ 인삼 열매 김치
인삼 열매를 우려낸 물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배추 10포기 기준으로 인삼 열매 차 한 컵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무채 등을 넣고 김칫소를 만들어 버무린다. 이때 철분이 풍부한 생굴을 곁들이면 더욱 좋은 영양식이 된다.
■ 인삼 열매 수육
인삼 열매는 특유의 쌉싸름한 향으로 음식의 잡냄새를 제거한다. 김장김치와 짝꿍인 돼지고기를 삶을 때 말린 인삼 열매를 함께 넣으면 고기의 냄새를 잡아주고 육질도 부드러워져 맛이 더욱 좋다.
복분자
“처음 신장결석을 발견한 건 1993년이었어요. 양쪽 옆구리가 마구 뒤틀리고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겠고, 소화도 안 돼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구토 증세까지 있었어요.”
20여 년간 신장결석
석 달 동안 말도 못할 만큼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하씨. 병원을 찾은 그는 예상치 못한 신장결석 진단을 받았다. 한 달 동안 입원하면서 수시로 결석을 깨뜨리는 쇄석술을 받았지만, 증상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결석을 깨면 소변으로 바로 배출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요로 결석이면 배출이 쉬웠을 텐데, 신장 안쪽에 들어 있어 깨뜨려도 달라지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하씨는 퇴원 후에도 한두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쇄석술을 받았다. 한번 병원을 다녀오면 일주일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음식은 아예 입에도 못 대고 냄새도 맡지 못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조금 걷다 앉아서 쉬고…. 그땐 얼굴도 형편없었어요. 집 안을 기어 다니고, 머리를 구석구석에 박고. 지금 이렇게 지내는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죠.”(남편 추영래(60) 씨)
저혈당·호르몬 장애
돌이 한 번 움직이면 아기 낳는 고통은 저리 가라였다는 하씨. 극심한 통증에 울며 뒹구는 날이 많았고, 한 달에 한 번은 응급실로 뛰어가야 했다. 날이 갈수록 고통이 심해지자 하씨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신장 이식수술을 권했다. 폐암 진단 후 항암치료를 받던 하씨의 아버지조차 딸 걱정에 암 치료를 중단할 정도였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에 익숙해질 때쯤, 하씨에겐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다. 밭에다 모를 심고 난 후, 앞으로 걸어가려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뒤로 고꾸라진 것. 일어서서 걸으려면 계속 넘어지고 어지럽고 구토하는 증상이 반복됐다.
“어느 날 집에 와보니 아내가 한쪽 구석에 고개를 박고 앉아 있더군요. 처음엔 몰랐는데, 조금 지나서 알게 됐죠. 의식이 없다는 걸.”
남편 추씨는 쓰러진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혈당을 재보니 정상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30mg/dL이란 수치가 나왔다. 의사는 그 자리에서 하씨에게 설탕을 두 컵 먹이고, 소견서를 써줄 테니 바로 큰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다.
병원을 옮겨 온종일 검사를 받고 난 결과는 ‘부신피질 기능저하증’. 신장 위의 부신피질에서 호르몬을 정상적으로 분비하지 못하는 병으로 빈혈, 저혈압, 피부 점막의 색소 침착 등 증상이 동반되는 병이다.
“그땐 주변에서 제 얼굴을 보고 70대 노인 같다고 했어요. 낯빛이 시커멓고 기미가 많이 생겼는데, 부신 기능에 문제가 생겨 그렇다는 걸 알게 됐죠.”
귀농 후 접한 복분자
하씨는 친정어머니가 건강상 이유로 쓰러진 뒤 전북 정읍에서 고창으로 귀농했다. 고창의 특산물, 복분자를 만나게 된 계기였다.
“담당 의사가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을 화통하게 터놓으며, 노래도 부르고 화도 내는 게 건강에 좋다더라고요. 뭘 하면 좋을까 하다 부녀회 봉사에 뛰어들었어요. 제가 몸이 아프다는 말을 들은 동네 어르신들이 이것 먹어봐라, 저것 먹어봐라고 알려주셨죠. 복분자도 그렇게 해서 먹게 됐죠.”
하씨는 복분자를 비롯해 아로니아, 블루베리, 오디 등 4가지 베리를 즙으로 만들어 매일 챙겨 마셨다. 복분자를 즐겨 먹어서일까,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고 남을 도우며 살아서일까. 하씨는 이후로 건강이 점점 회복되는 걸 느꼈다. 20여 년간 하씨를 괴롭힌 신장결석도 5년 전 자연 배출됐고 통증도 사라졌다.
2003년 부신피질 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은 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씨는 약을 복용한다. 그런데 최근 정기검진차 병원을 찾은 하씨는 기분 좋은 얘기를 들었다.
“의사가 이대로 가면 약을 끊어도 될 것 같다고 했어요. 지금 보름가량 약을 안 먹고 있는데 아직은 어지러운 증상이 없어요. 곧 약도 끊고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랜 세월 자신을 괴롭혀온 병을 극복하기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하씨. 앞으로의 포부는 무엇일까.
“남편도 예전에 간경화로 5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지금은 건강해요. 부부 모두 제2의 인생을 선물 받은 만큼, 남은 생은 열심히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복분자의 효능
복분자의 비타민C는 여러 가지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피질의 기능을 활성화해 피로 해소와 체력 보강에 도움을 준다.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도 저하되는데, 복분자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갱년기 여성 건강에 특히 도움이 된다. 또한 안토시아닌 성분은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전을 방지하며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뇌혈관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선자 씨의 복분자 건강밥상
복분자, 아로니아, 블루베리, 오디 등 4가지 베리를 1대 1로 혼합해 30분 동안 중탕한 뒤 짜서 마신다. 베리류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성분이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 복분자 수육
직접 담근 복분자 술은 고추장을 담그거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돼지고기를 삶을 때 정종 대신 복분자 술을 한 컵 넣으면 잡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또한 겉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진다.
■ 복분자 무 초절임
복분자 술을 거르고 난 복분자 찌꺼기도 그냥 버리지 않고 활용한다. 숙성된 복분자 열매를 으깬 물에 식초, 설탕을 넣고 얇게 썬 무를 3~4시간 담가두면 보랏빛으로 곱게 물든 무 초절임이 완성된다.
※이 글은 개인의 체험담으로,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