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전 개헌 현실적으로 불가능
- “개헌 너머에 낙원 있는 것 아니다”
- 도로 새누리당? 상상도 못할 일
▼ 반 전 총장이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를 엮는 구상을 하는데요.
“국정운영 방향이나 노선, 정책이 다른 정치 세력이 개헌만을 고리로 연대하거나 후보 단일화를 하는 데는 회의적입니다. 개헌이 정치적 연대의 원칙이 될 수 있나요?”
“내각제가 좋은 제도인가요?”
▼그렇지만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개헌을 매개로 다른 정치 세력과 연대하자는 견해인데요.“개헌을 연결고리로 삼든 삼지 않든 바른정당이 외연을 확대하거나 연대할 때, 원칙이 있는 연대가 돼야 한다고 보는 거죠. 신당을 하는 이유, 개혁보수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안보는 어떻게 하느냐, 경제는 어떻게 하느냐, 이런 부분에서 예컨대 안보는 우리가 전통 보수, 새누리당보다 더 확실한 전통 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결정하면 아무리 개헌에 찬성해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못 받는 거죠. 연대를 못하는 거죠. 이게 제가 말하는 ‘원칙 있는 연대’라는 겁니다.”
▼ 개헌 자체에 부정적인 건가요.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여섯 번째 아닙니까. 여섯 분의 대통령이 물론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 같은 실패를 앞선 다섯 분이 모두 한 것은 아니죠. 5년 단임제의 폐해, 이런 표현을 쓰니까 5년 단임제는 굉장히 잘못된 정치제도이고,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는 굉장히 괜찮은, 거기에 무슨 파라다이스(낙원)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또 내각제를 상상해보면, 국회의원에게 총리와 장관을 다 맡기는 건데, 그럼 국회가 행정부를 지배하는 겁니다. 우리 국민께서 그렇게 신뢰를 안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총리, 장관 다 맡기는 내각제가 좋은 정치 제도일까요. 개헌에 대해 그런 근본적 의문이 있기에 개헌을 매개로 연대를 한다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개헌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 반 전 총장은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개헌도 생각하고 있다는데요.
“그것도 마찬가지죠. 대체 어떤 개헌을 가지고 임기를 줄이자는 건지, 내각제를 하면 임기를 줄일 필요가 없는 거고, 분권형 대통령제니까 임기를 줄이자는 말이 나오는 거죠.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일을 맞추자는 건데, 임기를 못 맞추는 게 우리 헌법의 대단한 문제여서 그러는 걸까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대답하시는 분을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어요. 그분(반기문)이 4년 중임제, 분권형, 내각제 중 뭘 선호하시는지조차 저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그런 걸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임기를 줄인다고 하면 국민이 얼마나 혼란스럽겠어요. 저는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정치 교체’에는 원론적 동의”
▼ 반 전 총장이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를 강조한 건 개헌도 염두에 둔 발언 아닐까요.“‘정치 교체’에 대해선 원론적으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정치 교체란 게 결국은 앞으로 이제까지의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는 거죠.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단순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는 정권 교체에만 초점을 두는데,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로 나아가자는 정치 교체라면 그 말에 동감합니다. 다만 ‘정치 교체’와 ‘개헌’은 다른 문제죠.”
▼ ‘친정’인 새누리당에서 서청원·최경환 의원 같은 친박 핵심들이 탈당하는 인적 청산이 이뤄지면 바른정당과 재결합할 수 있다고 보나요.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새누리당이 바뀌려면 당연히 인적 청산이 돼야죠. 그렇지만 사람 두세 명 쫓아냈다고 쇄신이 되는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새누리당의 정치라는 게 너무 낡은 보수에 집착했어요. 당청 관계만 해도 제대로 된 정당, 국회의 역할을 못했죠. 따라서 인적 청산 이후 새로운 정치, 새로운 보수의 길을 지향하는 결단이 있어야 바른정당과 함께할 수 있는 거죠.”
▼ 인적 청산과 더불어 노선의 변화도 있어야 합칠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 시대, 또 그 이전의 낡은 보수에 대한 반성이 먼저 있어야죠. 새로운 보수는 우리 바른정당의 역할인데, 새누리당이 새로운 보수를 위한 좌표를 설정해 변화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정책, 노선이 옳다고 고집하면 같이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 새누리당의 구체적 변화가 있어야 함께하는 게 가능하겠군요.
“사실, 바른정당이 성공해서 낡은 보수에 있던 사람들이 대거 이쪽으로 넘어오는 걸 우리는 원하죠. 특히 민생과 관련해서 새누리당이 그동안 너무 재벌이나 기득권의 편을 들고 중산층과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못했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로 새누리당과 다시 합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사당(私黨)이 됐고, 친박 핵심들이 개혁에 대해 격렬히 저항했고, 그래서 그 안에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나온 건데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건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도전 피한 적 없어”
▼ 유 의원도 한때는 ‘원조친박’으로 불렸는데, 탄핵 정국의 불씨가 된 최순실 씨의 존재는 언제부터 알았나요.“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엔 몰랐어요.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탈당했다가 복당한 그 무렵에 제가 최순실이 최태민의 딸이고 정윤회가 남편이라는 걸 알았고,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그렇게 한 건 2016년 10월 23일(최순실의 태블릿PC가 처음 공개된 날) 처음 알았습니다.(웃음)”
▼ 아직은 지지율이 낮은데,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각오인가요.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지율 말씀들을 하시는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있던 2002년 봄에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도 3% 안팎에 불과했지요. 국민에게 비전과 포부를 알리기 시작하면 저도 충분히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길 만하면 나가고, 질 것 같으면 안 나가고, 이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국회에 처음 입성한 후 비례대표 의원을 1년 만에 그만두고 대구동을 보궐선거에 나갈 때도 민주당 이강철 후보에게 15~20%포인트나 뒤지는 걸로 나왔었죠. 당시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사무총장이 대구동을 선거에 나가라고 했을 때 고민도 안 하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직 사표를 내고 나갔고, 다 진다는 선거에서 겨우 이겼고, 그 이후에도 원내대표 경선하거나 최고위원 경선하거나 국방위원장 선거하거나 저는 한 번도 제가 도전해야겠다고 판단했을 때 피한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끝까지 갈 겁니다.”